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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믿음만이 기적을!/신앙의 해[180]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5-20 조회수381 추천수1 반대(0) 신고


                                                                       그림 : 함덕 성당 외부 앞면

오늘 예수님께서는 벙어리 영이 들린 한 아이를 치유하신다. 마치 간질 증세처럼 고통
속에 있는 아이를 제자들이 고치지 못하자 그의 아버지가 예수님께 데리고 온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믿음이 약해서 제자들이 그 아이를 고치지 못한 것을 한탄하시며, ‘믿는
이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라고 말씀하신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산에서 내려와 다른 제자들에게 가서 보니, 그들이 군중에게 둘러
싸여 율법 학자들과 논쟁하고 있었다. 마침 군중이 모두 예수님을 보고는 몹시 놀라며
달려와 인사하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저들과 무슨 논쟁을 하느냐?’라고 물으시자
군중 가운데 한 사람이 대답하였다. “스승님, 벙어리 영이 들린 제 아들을 스승님께
데리고 왔습니다. 어디에서건 그 영이 아이를 사로잡기만 하면 거꾸러뜨립니다.
그러면 아이는 거품을 흘리고 이를 갈며 몸이 뻣뻣해집니다. 그래서 스승님의
제자들에게 저 영을 쫓아내 달라고 하였지만, 그들은 쫓아내지 못하였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아, 믿음이 없는 세대야! 내가 언제까지 너희 곁에 있어야 하느냐?
내가 언제까지 너희를 참아 주어야 한다는 말이냐? 아이를 내게 데려오너라.’라고
그들에게 이르셨다. 그래서 사람들이 아이를 예수님께 데려왔다. 그 영은 예수님을
보자 곧바로 아이를 뒤흔들어 댔다. 아이는 땅에 쓰러져 거품을 흘리며 뒹굴었다.
예수님께서 그 아버지에게, ‘아이가 이렇게 된 지 얼마나 되었느냐?’라고 물으시자
그가 대답하였다. “어릴 적부터입니다. 저 영이 자주 아이를 죽이려고 불 속으로도,
물속으로도 내던졌습니다. 이제 하실 수 있으면 저희를 가엾이 여겨 도와주십시오.”
 

예수님께서 그에게, ‘하실 수 있으면’이 무슨 말이냐? 믿는 이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아이 아버지가 곧바로,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십시오.’라고 외쳤다. 예수님께서는 군중이 떼를 지어 달려드는 것을
보시고 더러운 영을 꾸짖으며 말씀하셨다. “벙어리, 귀머거리 영아, 내가 너에게
명령한다. 그 아이에게서 나가라. 그리고 다시는 그에게 들어가지 마라.” 그때에 그
영이 소리를 지르며 아이를 마구 뒤흔들어 놓고 나가니, 아이는 죽은 것처럼 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모두 ‘아이가 죽었구나.’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아이의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아이가 일어났다.
  

그 뒤에 예수님께서 집에 들어가셨을 때에 제자들이 그분께 따로, ‘어째서 저희는 그
영을 쫓아내지 못하였습니까?’라고 물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그러한
것은 기도가 아니면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나가게 할 수 없다.”

이 이야기에서 인상적인 것은 더러운 영이 들린 아이 아버지의 태도이다. 그는 자신의
부족한 믿음을 고백하며 예수님께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십시오.’라고 대답하였단다. 자신은 믿지만, 자신의 힘으로 되지 않는 믿음은
주님께서 채워 주십사 하는 청원이다. 다시 말하면, 자신의 처지를 있는 그대로 주님께
내어 맡긴 것이다. 내어 맡김 그 자체가 이미 믿음의 기도가 되었다.

사실 기도는 ‘우리가 주님을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주님께서 우리에게 당신
뜻을 설득하는 것’이란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설득하시기에, 기도의 응답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게다. 믿음의 기도란, 자신의 생각과 의지를 내려놓고, 주님께서 주시고자
하시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제자들이 더러운 영이 들린 아이를 치유할 수 없었던 것도, 예수님께 온전히 의탁하고 그분을 믿기보다는 자신들이 뭔가를 해 보려고 했기
때문이리라.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는 그저 주님께서 내 안에서 하시고자 하는 계획에
동의하기만 하면 된다. 설령 우리 눈에는 부당해 보여도, 사랑이신 주님께서 우리를
위해 해로운 것을 계획하실 리가 있으랴? 이렇게 예수님이 가르치는 대로 기적은
믿음의 결과이다. 믿는 이에게 주어지는 하느님의 선물이다. 기적을 동반하는
믿음에는 이렇듯 애틋함이 있다. 자신을 희생하는 아픔이다. 병든 아이를 보는
아버지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저 아이를 고칠 수 있다면 무엇이든 못하랴.’라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강한 믿음도 사랑이 없으면 힘을 쓰지 못한다. 사랑과 함께하는
믿음이라야 기적을 모셔 올 게다. 아이 아버지의 애정이 기적의 출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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