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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다림이 없는 곳은 딱 두 곳 / 신원식 신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18 조회수761 추천수8 반대(0) 신고

12월 17일(일) 카톨릭 회관에서 동정 카르멜회가 주관한 묵상 관상 피정미사에서 강론해 주신 말씀입니다. 

 

기다림이라는 것은 우리 삶의 본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수많은 기다림속에서 살았습니다. 어렸을 때, 소풍가는 날을 기다렸습니다. 스물 여덟 밤 남았고....세면서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요즈음 아이들은 소풍을 안가겠다고 하는 아이들도 있다지만....

 

대림절이 되면 "구세주 빨리 오사 ~~" 노래만 들려도 설레였습니다. 성탄이 되면 시골 성당에서 주는 것이 많았습니다.

 

기다림이 없는 곳은 딱 두 곳입니다. 천국과 지옥입니다. 천국에서는 하느님과 마주하고 있고 더 이상 기다리고 말고 할 것이 없고 기쁨으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지옥은 그 반대입니다.

 

(강론 말씀중에 핸드폰<진동>이 울렸습니다) 우리 수련자들이 순례를 떠났거든요. 순례가 무전 여행입니다. 밤새 눈이 많이 와서 아침에 망설였습니다. 그래도 수련자들이 가겠다고 하여 보냈습니다. 밥 얻어 먹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잠을 재워주는 곳이 흔하지 않아서 문제가 있으면 제가 구출하러 가야 하기에 휴대폰을 열어 놓고 있습니다.

 

지옥은 정반대로 기다림이 없는 곳입니다. 우리 삶에서 돌이켜 봅시다. 여기가 천국이고 이쪽이 지옥이라고 합시다. 어렸을 때는 많은 기다림이 있어서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모르겠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성탄이 별로 기다려지지 않습니다.

 

기다림이란 우리의 생명력을 말해줍니다. 내가 무엇인가 간절히 기다리고 있으면 살아 있는 것입니다. 기다림이 없는 것은, 우리 삶에서 기다림이 없는 것은 삶이 지옥쪽으로 가까이 가고 있는 것입니다.

 

내가 원하는 물질적인 것이 다 주어졌을 때 기다림이 없을 것인가? 모든 것이 다 갖추어져 있으면 그 삶이 생명력이 있는가? 천국쪽에 가까이 가고 있는가? 지옥에 가까이 가고 있는가?

 

때때로 기다림이 우리를 지치게 만듭니다. 때로는 허탈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내가 무엇을 기다리는지 모를 때도 있습니다.

 

우리가 신앙적으로 대림 성탄을 맞으면서 예수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우리가 예수님을 기다리고 있는가? 아니면 예수님이 가져올 그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가?

 

제가 어렸을 때, 삼촌이 서울에서 일년에 한 번씩 오셨습니다. 그 삼촌을 기다렸는데, 사실은 삼촌을 기다린 것이 아니라 삼촌이 가지고 오는 "해태 사브레" 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 때는 어머니가 국수를 만드실 때 "국수 꼬다리" (칼국수를 썰고 양쪽 끝부분에 남는 것)를 연탄 불에 구워 먹는 것이 간식이었습니다.

 

어느 해인가 삼촌이 "해태 사브레" 를 잊어버리고 왔을 때의 절망감이란...기다림속에 절망도 있었지만 사실은 삼촌이 중요한 것입니다. 삼촌으로부터 제가 공부 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은 것을 나중에 안 일이지만 어린 마음에는 그것이 중요하였습니다.

 

우리가 해마다 성탄절을 맞이하면서 이 대림절을 보내고 있는데, 첫 번째는 우리가 예수님을 어느 정도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가? 예수님을 기다리는 것이 아파트 당첨이나 입시 합격, 주식 투자의 성공보다 더 중요한 기다림인가?

 

우리 삶에서 예수님을 기다리는 것이 첫 번째로 가치가 있고 나에게 중요한 기다림이어야 합니다.

 

그 다음에 정말로 예수님을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 해태 사브레를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 우리의 기다림에 대해 정화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세 번째로 어떻게 기다리나? 언젠가 재미 없는 연극을 본적이 있습니다. "고도를 기다리며" 라는 연극이었는데 계속 의미 없는 말들을 주고 받는 진행이 아주 지루하였습니다. 우리의 삶이 그렇습니다. 정말 의미 없는 말을 주고 받기도 하고....

 

오늘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이 요한에게 물었습니다. "저희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것은 우리 자신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 됩니다. 이 물음은 성탄 때 까지만이 아니라 우리가 일생을 통해서 하느님게 물어보고 내 삶을 성찰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내가 예수님께 물어봐야 합니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오늘 복음에서 단순하게 요약하면 "욕심을 버려라", "마음을 비워라" 입니다. 옷 두 벌을 가진 사람은 한 벌을 줄 수 있을지, 100 벌을 가진 사람이 한 벌을 줄 수 있을런지, 99 벌을 가진 사람이 100 벌을 채우려고 할런지 모르겠습니다.

 

내용은 단순 합니다. 우리가 정말로 예수님을 간절히 기다리면 예수님을 기다리면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최소한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옷을 두 벌 가졌는데 한 벌을 줄 수 없다면 빌려 줄 수 있는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작은 것이라도 우리가 예수님을 위해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기도를 한 시간 더 할 수도 있고 아주 작은 일이라도 자원해서 하는 것입니다. "고도를 기다리며" 에서 처럼 그냥 의미 없는 말을 계속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예수님을 위해 그것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신앙은 아주 작은 것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기다림이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기쁨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우리가 정말 기다리는 것은 기쁜 소식이지요. ( 이 때 또 핸드폰 진동음이 울림) 우리 수련자들이 마음을 비우러 떠났습니다. 일주일 동안 돈 한 푼 없이 순례를 하는 것입니다.

 

이 대림절에 예수님을 기다리면서 예수님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해 보고 실천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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