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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 가 족 l 김 태헌(요 셉)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18 조회수677 추천수9 반대(0) 신고

          

 
                               
                         한 가 족



   몇 주 전에 제가 잘 아는 어떤 자매님이 찾아오셨습니다.


   미사를 드리고 나서 반가운 마음으로 악수를 하려고 손을 내미는 순간, 자매님은 저를 껴안으시며 제 등을 두드리셨습니다. 본당 신자 분들도 계시고 해서 저는 적잖이 놀랐습니다. 주위에 계신 분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너무 경직되어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 것이지요, 그러나 평소에도 늘 존경했던 분이셨습니다. 그런 분이 저를 안아주신 것은 제 어머니가 저를 안아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는데도, 저는 남을 의식하고 경계하고 부끄러워했던 것입니다.


   그분과 헤어지면서 저는 제안에 남아있는 부끄러움과 죄송함과 마주 해야 했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되는 것을 저의 부족함으로  그 분을 불편하게 해 드렸습니다. 다음에 만나면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본당의 모든 분들도 이런 관점에서 보면, 모두 저에게 어머니나 아버지, 형이나 누나,  동생 또는 조카 등의 관계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제가 저의 어머니나 아버지를 만나듯이 어르신들을 대하고, 형이나 누나, 동생들을 대하듯 학생들이나 청년들을 대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불편하지 않은, 서로 신뢰감이 형성된 상태에서의 만남은 서로에게 더 좋은 관계를 선사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이제 나는 너희를 종이라고 부르지 않고 벗이라 부르겠다.”(요한 15,15)하신 예수님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눈치를 보며 남의 시선을 경계하며 사는 모습에서 자유롭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사회질서를 무시하거나, 무질서한 생활을 한다는 말은 아니고, 사제로서의 품격을 손상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본당 신부가 신자를 만나는데 있어서 제 부모님이나 형제들을 만나듯 그런 정을 가지고 만나고 싶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신앙 안에서 한 형제, 자매입니다. 하나의 신앙을 안고 태어난 동기간들입니다.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따뜻한 정으로 살아가는 공동체 안에서 살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  김 태헌(요 셉)신부 ( 역곡2동 성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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