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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늘 축복 가득한 날 ----- 2006.12.17 대림 제3주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17 조회수630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6.12.17 대림 제3주일                                                

스바3,14-18ㄱ 필리4,4-7 루카3,10-18

                                                      

 

 

 

 

 

 

 

하늘 축복 가득한 날

 

 

 



밤새내린 하얀 눈의 하늘 사랑이 온 땅을 덮었습니다.

마침내 하늘과 땅이 하나가 되었습니다.

 

주님 성탄 날이 가까이 왔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하늘 축복, 하늘 위로 가득한 날에

대림 제3주일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들 참 행복합니다.


흰 눈 덮인 대지를 바라 볼 때 누구나 설레는 마음들을 보면

원래 순수를 갈망하는 사람들이요,

본래의 마음 역시 눈같이 순수한 마음들이란 생각이 듭니다.

 

하느님을 사랑할수록,

주님을 간절히 희망하며 기다릴수록 순수해지는 마음입니다.

순수한 마음에서 샘솟는 기쁨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그러니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십시오.

거듭 말합니다. 기뻐하십시오.

 

기쁨에서 솟아나는 여러분의 너그러운 마음을

모든 사람이 알 수 있게 하십시오.

 

주님 성탄이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주님 안에서 늘’ 이란 말마디가 참 중요합니다.

 

주님 사랑 벗어나선 마음의 순수도 기쁨도 없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기쁨의 샘’이신 주님을 벗어나

헛된 기쁨을 추구하며 살아가는지요.

 

늘 주님 사랑 안에 머물 때 끊임없이 샘솟는 영원한 기쁨입니다.
이런 주님의 기쁨의 선물에 대한 자발적 응답이 회개입니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가?” “어떻게 살아야 되나?” 저절로 자문하게 됩니다.

 

회개란 결코 추상적이지도 막연하지도 않습니다.

하늘은 땅에서부터,

영원은 현재로부터,

영적인 것은 육적인 것에서 시작됩니다.

 

영적일수록 현실적이라 했습니다.
구체적 회개의 행위가 절실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순서로 봐도 회개의 메타노니아(metanonia)에 이어

친교의 코이노니아(koinonia)가 있고

봉사의 디아코니아(diakonia)가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의 회개에 대한 처방은 얼마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지요?


“옷을 두 벌 가진 사람은 못 가진 이에게 나누어 주어라.

  먹을 것을 가진 사람도 그렇게 하여라.”

군중의 물음에 대한 처방입니다.


“정해진 것보다 더 요구하지 마라.”

세리들의 물음에 대한 처방입니다.


“아무도 강탈하거나 갈취하지 말고 너희 봉급으로 만족하여라.”

군사들의 물음에 대한 처방입니다.

 

얼마나 간단한 본질 직시의 간명한 처방들인지요.

하나도 복잡하지 않습니다.

 

광야의 고독과 침묵 속에 단련된 지극히 단순한 삶이였기에

그의 답도 단순할 수뿐이 없습니다.

 

모두가 사람 간에 지켜야할 기본이요 상식이 아닙니까?


영성 이전에 이런 기본적인 사랑과 정의의 실천이 우선입니다.

이런 기본적인 사랑과 정의의 실천에 바탕을 두지 않은 영성생활,

사상누각(砂上樓閣), 모래위의 집짓기입니다.

 

‘삶 따로 영성 따로’ 가 우리를 환상 속에 살게 하여

삶을 허약하게 만듭니다.


바로 제자리를, 제 모습을, 제분수를 알라는 말씀입니다.

제자리에서 제정신으로 제대로 사는 것,

바로 회개가 지향하는 바이자 회개의 열매이기도 합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허영과 교만 중에

제자리를 잊고 정신없이 되는 대로 환상 중에 살아가는지요.

 

겸손은 가장 어려울 수도 있지만 어찌 보면 가장 쉬울 수도 있습니다.

제자리에서 제분수를 지키며 제대로 사는 게 겸손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면에서 세례자 요한은 겸손의 모범입니다.


“그러나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오신다.

  나는 그분의 끈을 풀어드릴 자격조차 없다.”


그의 광야에서의 수행의 진정성을 입증하는 말씀입니다.

요한복음 4장 30절 세례자 요한의 말씀도 생각납니다.

 

“그분은 커지셔야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


진정 영적 삶을 추구하는 겸손한 이들,

세례자 요한처럼 채우기 보다는 비우기를,

높아지기 보다는 낮아지기를,

커지기보다는 작아지기를,

드러나기보다는 숨겨지기를 좋아하여 주님만이 환히 드러나시기만을 바랍니다.


하여 제자리에서 제정신으로 제대로 살아갑니다.

 

이런 이들이 모인 공동체, 얼마나 자연스럽고 자유롭고 아름답겠는지요!

너나 할 것 없이 채우려하고 높아지려하고 커지려하고 드러나려 하기에

여유 없고 시끄럽고 불편 불안한 공동체들입니다.

 

자발적 회개의 열매가 겸손이요,

여기에서 샘솟는 맑고 밝은 기쁨임을 깨닫습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뻐하십시오.

 

믿음, 희망, 사랑의 기쁨으로 빛나는 세 개의 대림초가

기쁘게 살라고 우리 가슴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이 은혜로운 미사를 통해 주님 주시는 기쁨이

모든 어둠의 악을 물리치는 힘입니다.

 

그러니 아무 걱정도 하지 마십시오.

두려워하지 말고, 힘없이 손을 늘어뜨리지 마십시오.

주 우리 하느님께서 우리 한가운데 계십니다.


그리고 어떠한 경우에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간구하며

여러분의 소원을 하느님께 아뢰십시오.

 

그러면 모든 이해를 뛰어넘는 하느님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지켜주실 것입니다.

 

꼭 이대로 사시길 바랍니다.

주님 오실 성탄의 날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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