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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일 강론] 지금 당장 주님이 재림하신다면ㅣ이찬홍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17 조회수738 추천수5 반대(0) 신고

 2006년 12월 17일 대림 제3주일

 아기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오실 날이 가까이 왔습니다. 요한 세례자는 머지않아 성령과 불로 세례를 베푸실 분이 오실 것이라고 전하며 주님의 오심을 준비하게 합니다. 복음을 전하며 주님을 기다리는 요한 세례자처럼 우리도 자선을 통하여 아기 예수님을 기다리는 신앙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

군중이 요한에게 물었다.

“그러면 저희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11 요한이 그들에게 대답하였다.

“옷을 두 벌 가진 사람은 못 가진 이에게 나누어 주어라.

먹을 것을 가진 사람도 그렇게 하여라.” (루카 3,10-18)


 

 The crowds asked John the Baptist,
“What should we do?”
He said to them in reply,
“Whoever has two cloaks
should share with the person who has none.

And whoever has food should do likewise.”

 




요한 세례자는 복음을 우리에게 전해 준다. 이 기쁜 소식은 메시아께서 오시어 세상에 정의를 다시 세우시고 성령의 불을 밝게 비추어 주실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이다. 이러한 희망에 대한 준비는 자선에 있다고 요한은 강조한다


 ☆☆☆


베네딕토 16세 현 교황님은 첫 회칙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에서 그리스도교 사랑의 본질과 구체적인 사랑의 실천을 강조하십니다. 교황님은, 사랑은 개인의 의무이기도 하지만 교회 공동체의 의무임을 강하게 역설하시면서 구체적인 자선 활동을 위한 조직화에 교회가 더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또한 초대 교회에서 어떻게 자선 활동이 이루어져 왔는지에 대한 역사를 소개하시면서 자선 활동이야말로 교회를 이루는 세 가지 필수 요건 가운데 하나라고 하십니다. “교회의 가장 깊은 본질은 하느님 말씀의 선포, 성사 거행, 그리고 사랑의 섬김이라는 교회의 삼중 임무로 드러납니다. 이 임무들은 서로를 전제로 하며 서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사랑의 실천은 다른 사람들에게 맡겨도 되는 일종의 복지 활동이 아니라 교회의 본질의 한 부분이며, 교회의 존재 자체를 드러내는 데에 필수적인 표현입니다.”

 

 

 

지금 당장 주님이 재림하신다면


   신자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대림 시기는 4주간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대림 4주간은 다시 두 부분으로 나누어집니다.  대림 1주일부터 12월 16일까지의 앞부분은 세상의 종말에 대해 묵상하고 예수님의 재림을 기다리도록 준비시킵니다.  그래서 독서와 복음의 내용도 종말과 예수님의 재림에 대한 가르침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17일부터 24일까지의 대림 시기 후반부는 세상에 오신 그리스도의 탄생 사실에 대하여 직접적인 찬양과 감사를 드립니다.


   어느 덧 기다림의 중간인 대림 3주일을 맞이했습니다.  대림 3주일은 장미 주일이자, 자선 주일이라고도 합니다.  기다림의 여정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주위의 이웃들을 돌아보며 기쁘게 오시는 주님을 맞이해야 하겠습니다.


   23세의 젊은 나이로 이 세상을 떠난 성자 알로이시오에 관한 일화입니다.  알로이시오가 학생으로서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던 어느 날 휴식 시간이었습니다. 모두들 즐겁게 놀다가 잠시 교수님과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습니다. 이때 교수가 학생들에게 질문을 하였습니다. ‘혹시 지금 당장 예수님이 재림하는 종말이 온다면 자네들은 각자가 어떻게 무슨 일을 하겠는가?’


   첫째 학생은 빨리 교회에 달려가서 기도를 하겠다고 대답하였습니다.  이어 둘째 학생은 집에 가서 부모님을 찾아뵙고 함께 종말을 준비하겠다고 대답을 하였습니다.  셋째 학생은 어제 대화하다가 마음 상한 친구를 찾아가서 화해하겠다고 대답을 하였습니다. 알로이시오는 자기 차례가 돌아오자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습니다.  ‘지금은 휴식시간이니까, 이대로 놀겠습니다.’


   우리는 무슨 일을 해야 할까요?  이 해답을 복음에서 찾아보았습니다. 세례자 요한이 사람들에게 세례를 베풀며 회개와 보속으로 메시아의 오심을 잘 준비하라고 말하자 군중이 요한에게 묻습니다. “그러면,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옷을 두벌 가진 사람은 못 가진 이에게 나누어 주어라.먹을 것을 가진 사람도 그렇게 하여라.”


   세리들도 세례를 받으러 찾아와 묻자, 말합니다. “정해진 것보다 더 요구하지 마라.” 군사들도 찾아와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자, 말합니다. “아무도 강탈하거나, 갈취하지 말고 너희 봉급으로 만족하여라.”


   복음 말씀을 살펴보면, 요한은 군중과 세리와 군사들에게 한말은 어렵거나 하기 힘들 일이 아닙니다. 자신들의 삶과 무관한 것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자신들이 살아가며 일반적으로 해야 하는, 지극히 당연한 일을 요구할 뿐입니다. 바로, 기본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며 오시는 메시아를 잘 맞이할 준비를 하라는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내일 주님이 온다면.. 오시는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삶에 충실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렇게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기고,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주님을 기다리는 자의 올바른 모습입니다.


   주님을 기다리는 것은, 마치 육지에서 자녀가 돌아오는 것을 기다리듯이, 공항이나, 부둣가에서 기다리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살아가는 삶의 여정 안에서 기다리는 것입니다. 요즘 시청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요란하고 휘황찬란하게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의 충실하고 자신의 삶을 잘 되돌아보며 넘치는 것을 덜어내고, 모자라는 것은 채워가며 그렇게 기다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루어야 하는 회개 역시 특별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180˚ 달라지듯이, 지금까지 살아왔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확 변화되면 좋겠지만,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또한 해서도 안 됩니다.  장사하는 사람이라면, 요한의 말씀처럼 제 값만 받으면 됩니다. 가끔 사소한 손해를 보는 것이 기쁨과 보람을 준다면 손해 보며 파는 것도 좋습니다.


   병을 고쳐주는 의사라면, 환자를 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 마치, 자기 가족을 돌보는 마음으로 그렇게 대해주면 됩니다. 가르치는 교사라면, 말과 행동이 학생들에게 모범이 되면 됩니다. 혹여나, 실수나, 잘못을 했다면, 솔직하게 ‘잘못했다.’고 고백하며 학생들에게 잘했을 때뿐만 아니라, 못했을 경우에 그들이 취해야할 행동을 미리 보여 줄 수 있으면 됩니다.


   만약, 말과 행동으로 상대방에게 아픔과 상처를 준다면, 말과 행동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청하면 됩니다. 마음으로 누군가를 시기, 질투, 미워하는 잘못을 한다면, 그 상대방을 위해 기도해주는 모습으로 기워 갚아 가면 됩니다.


   이러한 모습이 기본에 충실한 모습이요, 살아가며 우리가 선택해야할 행동입니다.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우리 신앙인이 해야 하고, 이루어야할 회개입니다. 아멘.

- 이찬홍 야고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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