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지혜가 말씀하셨다.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15 조회수643 추천수5 반대(0) 신고

 

<지혜가 말씀하셨다.>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가슴을 치지 않았다.”

“요한이 와서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자, ‘저자는 마귀가 들렸다.’ 하고 말한다. 그런데 사람의 아들이 와서 먹고 마시자, ‘보라, 저자는 먹보요 술꾼이며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다.’ 하고 말한다. 그러나 지혜가 옳다는 것은 그 지혜가 이룬 일로 드러났다.” (마태 11,16-19)


  예수님께서는 평소 아이들에게 큰 관심을 보여 주셨습니다. “어린이들을 그냥 놓아두어라.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마라. 사실 하늘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마태 19,14) 그래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가지고 비유말씀의 재료로 삼으셨습니다.


  당시 어린아이들은 장터에서 주로 놀았습니다. 남자 아이들과 여자 아이들이 서로 갈라져 놀았는데 가끔 남녀 아이들이 섞여 놀 때가 생겼습니다. 그때 남자아이들은 춤을 추며 놀기를 바랐습니다. 그 당시 습관이 남자들만 피리를 불며 춤을 추게 되어 있었습니다. 이에 반해 여자들은 주로 노래를 부르고 지냈기에 여자아이들은 노래 불러 줄 테니 가슴을 치라고 남자 아이들에게 요구했습니다.


  그러고는 서로에게 너희 여자 아이들은 왜 춤추지 않는지, 너희 남자아이들은 왜 가슴을 치지 않는지 비난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어린아이들이 즐겁게 노는 놀이도 사회관습에 영향을 받게 되어 서로 새로운 시도도 못하고 무조건 비난만 하고 있었습니다.


  이 비유말씀을 초기 공동체는 알레고리적(우화)으로 해석하여 받아들인 듯  합니다.


  곡하는 것은 ‘다가오는 심판에 대한 요한의 설교’로, 가슴을 치는 것은 ‘요한의 설교가 목적했던 회개’를, 피리 부는 것은 ‘예수의 복음 선포’로, 춤추는 것은 ‘복음을 받아들임으로써 구원을 얻는 기쁨’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하였습니다.

  이런 이면에는 초기 공동체가 겪었던 세례자 요한에 대한 자리매김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예수님께서 요한에게 세례 받았으니 그 분의 제자가 아니냐는 소문을 의식한 것입니다. 그것에 대한 대답으로 요한의 스타일과 예수의 스타일의 차이점을 자연스럽게 부각하였습니다.


  예수께서도 요한을 인정하셨으나 그것은 어디까지 여인에게 난 사람 중에 큰 사람일 뿐이지, 하늘나라에서는 가장 작은이도 그보다 크다고 하여 그의 자리를 매긴 것입니다.


  거기에다가 초기 공동체가 겪었던 선교의 어려움을 설명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예수께서 경험하셨듯이 복음 선포에 유다공동체가 보이는 무반응을 한탄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그 지혜가 옳다는 것이 그 지혜가 이룬 일로 증명되었다고 언급하여 지혜가 바로 예수이시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이 다 옳게 확인되었다고 선포하는 것입니다.



  < 지혜가 또 말을 한다면......>


  지혜는 어디에도 걸리지 않는 자유자재

  무엇을 하여도 큰 사랑으로 물길이 터진다.


  고고하게 흐르는 물길을 막아 보려

  돌도 흙도 쌓아보아도

  제 어리석고 옹졸함만 드러낼 뿐,

  허물어지기는 매 한가지.


  계곡 굽이 흐르는 시냇물에

  돌멩이 하나 던져 놓고

  물 막았다 재미있다 손뼉 치며

  웃고 까부는 것은

  그래도 사는 재미 느껴보라 주신 선물.


  제 기분에 넘쳐 나그네 옷 적시지 마라.

  잠시 놀다 지쳤다고 돌아설 때

  물속에 빠진 돌멩이만 외로워질까 한다.

  그래도 사랑 깊은 시내만은 그를 껴안으리라.


  그대여 귀 기울여 들어보라.

  길섶 가즈런히 숙여 발에 차이는 들풀도,

  바람에 흔들려 한들거리는 꽃잎 하나도,

  밤이 오면 컹 하고 소리 우는 늑대도,

  골짜기 맴도는 바람마저도,

  모두 네가 귀 기울여 듣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대여 눈을 들어 하늘을 보라.

  해와 달도 네가 눈을 열어야 이름이 불리게 되고,

  저 밤하늘 빛나는 별 빛도 다 너를 향한 아픔으로

  터져 나오기를 수 만년

  네가 눈길 돌리기를 여태껏 기다렸다.


  아는 사람만 아는 이야기 일까?

  “모든 피조물이 지금까지 다 함께

   탄식하며 진통을 겪고 있음을” (로마 8,22)


  지혜가 와서 새롭게 알려준 사랑은 또 말씀하리라,

  너희는 이제부터 어디에도 즐겨 걸리는 자유자재 되라고.

  걸려 넘어져 같이 우는 자라야 귀 열리고 눈 깨일 것이라고.

  차마 하지 못하는 것이 있는 나무라야 농익은 열매 맺으며 

  제대로 익어  떨어지는 열매라야 제 씨앗 땅에 뿌리리라고.

  무엇을 하더라도 큰 사랑으로 물길을 내라고 하리라.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