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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늘 복음묵상] 지혜가 옳다는 것은 / 옮겨온 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15 조회수718 추천수6 반대(0) 신고

12월15일  대림 제2주간 금요일       

 

                


 

<"그들은 요한의 말도, 사람의 아들의 말도 듣지 않는다.> 

(마태11,16-19) 


 그 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이 세대를 무엇에 비기랴? 장터에 앉아 서로 부르며 이렇게 말하는 아이들과 같다.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가슴을 치지 않았다.’ 사실 요한이 와서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자, ‘저자는 마귀가 들렸다.’ 하고 말한다. 그런데 사람의 아들이 와서 먹고 마시자, ‘보라, 저자는 먹보요 술꾼이며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다.’ 하고 말한다. 그러나 지혜가 옳다는 것은 그 지혜가 이룬 일로 드러났다.”


  옛날 얘기는 말하는 사람마다 살을 붙이고 와전 되어서 어느 것이 진짜인지 알 수가 없는데 기록도 막연하고 기록이 있어도 그 말을 전하는 사람마다 다르게 표현되기도 합니다.  어릴적 사랑방에서 들은 얘기들 중에 내가 책으로 보고 정리를 해 본 얘기 중에 효자에 대한 유명한 얘기가 전해 옵니다. 조선조에 미복으로 암행을 숙종과 성종의 미복암행은 많은 일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임금님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이 중요하니까 오늘은 내 생각대로 성종임금님의 미복암행(微服暗行) 중에 하나의 사건을 얘기하고 싶습니다.


   성종대왕은 백성들의 생활을 살피고 바른 정치를 펴기 위해서 왕의 신분을 속이고 허름한 선비의 옷을 입고, 무술이 출중한 경호원과 암행어사를 대동하고 백성들이 사는 곳을 찾아서 민정을 살피는 것인데 주로 야간에 미복으로 암행을 하였습니다. 어느 날 남산골에는 가난한 선비들이 많이 사는 동네에 도성에서 가장 유명한 고시촌이었는데 길을 지나다 아주 허름한 집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광경을 보았습니다. 상제가 젓가락을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고, 머리를 파랗게 깎은 여승이 춤을 추고, 노인이 술상을 받고 울고 있는 것입니다. 왕은 기이하여 인기척을 하고 집안으로 들어가면서 “밖에서 보니까 기괴한 모습이기에 염치불구하고 들어왔습니다.


  보아하니 노래하는 상제는 뉘시고, 스님은 왜 평복을 하고 춤을 추고 있고, 노인은 어째서 울고 계신 것이오?”하고 묻자 그 여승이 조촐한 술상을 내오더니 다음과 같이 말하였습니다. “우선 제 술 한 잔 받으십시오. 여기 상제는 제 자식이고 춤추는 아이는 제 며느리이고 저는 작년에 상처를 해서 아들이 상제가 되었지요. 오늘은 제 생일인데 집안이 빈한해서 생일상을 차릴 수 없으니 며느리가 머리를 깎아 팔아서 고기와 술을 사고 이렇게 맛있는 생일상을 마련하고는 저를 이토록 흥겹게 하려고 하는데 이 효성스런 자식들을 보고 제가 어찌 울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아들과 며느리는 죄인처럼 구석에서 고개를 푹숙이고 서 있는데 그렇게 대견할 수가 없어서 왕은 상제의 탈상일이 언제인지 묻고는 그 달에 별시(別試 : 인재를 기용하기 위한 수시의 과거시험)가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있으니 꼭 응시하라고 일러주고 그 집을 나왔습니다.


  그리하여 이듬해 봄에 별시가 거행되었고 과제(科題)는 이랬습니다. ‘상가승무 노인곡(喪歌僧舞老人哭)’<상제는 노래하고, 중은 춤추고, 노인은 운다.> 물론 이 이상한 과제를 쓸 수 있는 사람은 그 효자뿐이었습니다. 왕은 그를 불러 벼슬을 주고 그 부인에게 효부의 상의 내리고 모든 사람들이 효성을 다하도록 격려하는 모범이 되게 하였답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아무리 옳은 말을 하여도 따르지 않고 꼼짝도 하지 않고 헐뜯기만 일삼는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의 행태를 안타까워하십니다. 그들은 요한이 회개하는 마음으로 단식해야 할 때 단식한 것을 가지고 험담하더니, 이제는 신랑으로 오신 주님이 단식하지 않는다고 헐뜯습니다. 왜 단식을 하고 왜 즐겁게 즐겨야 하는지? 또한 진리의 말씀을 왜 따라야 하는지? 죄인들과 함깨 먹고 그들의 죄를 용서해 주어야 하는지? 왜 지혜롭게 살아야 하는지를 사실 우리도 잘 모르고 다른 사람들을 헐뜯거나 이상하게 보거나 뒤에서 쑥덕거리기도 합니다. 나의 잘못된 가치기준으로 다른 사람들을 속단하고, 그들의 행동을 이상하게 보고 판단하며, 말을 함부로 하기도 합니다. 이는 지혜의 눈으로 듣고 지혜의 입으로 맛보며 세상을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정말 그런 경우를 많이 겪고, 그런 생각에 빠져들기도 하였습니다. 내 옹졸한 생각으로 다른 사람들이 내 생각에 동조해주기를 바랐고, 내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존심을 내세워 고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모든 것은 지혜의 결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지혜의 결과는 미복암행을 한 왕이 지혜의 결과로 판단한 것과 다를바가 없습니다. 이 세상에 아주 천한 종의 신분으로 오신 주님은 정말 미복암행하신 왕이십니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의 모든 죄를 속량(贖良)하시기 위해서 우리 모두를 떳떳하게 하시기 위해서 벼슬을 주시고, 효자로 드러내시고, 표창을 하시기 위해서 효성스러운 아들을 보고 울고 있는 노인의 술을 받아 드신 것을 가지고 술꾼이라는 빈축을 받고, 안주로 효성스러운 며느리가 머리를 잘라 팔아서 고기를 잡수신 것을 보고 먹보라는 빈축을 받고, 지존한 왕의 신분을 감추고 누추한 선비의 문을 여신 것처럼 세리나 죄인들과 친구가 되셨다고 험담을 들으신 것입니다. 자신이 지존하신 왕이심을 내세우지 않으시고, 언제나 겸손하게 그리고 단호하게 그렇게 세상에 오신 분이 대접받고 험담을 듣는 이유인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것은 결과가 말씀해 주실 것입니다.


   저희를 속량하시기 위해서 미천한 종의 신분을 취하신 주님, 당신을 두고 험담하고 헐뜯는 사람들 속에 있나이다. 언제나 저희의 교만함으로 이웃을 함부로 판단하고, 헐뜯고 험담하였고 제 자신의 잣대로 판단한 것이 당신을 아프게 한다는 것을 모르고 살았나이다. 주님, 저희의 모든 잘못을 용서해 주시고, 저희가 지혜의 성령으로 충만해져서 세상을 옳게 판단하고 바르게 살게 하소서. 또한 당신께서 이 세상을 속량하러 오신 분이심을 가슴 깊이 느끼고 깨닫게 하소서. 자비와 사랑의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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