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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놀라우신 주님을 섬기며 <3>/인내를 시험한다 하더라도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13 조회수712 추천수5 반대(0) 신고

예수님과의 대화

 

가타리나는 삶을 마감할 무렵이 되자, 자신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예감했는지 글쓰기에 전념했다. 1378년에 출간한, 그녀의 가장 중요한 업적이라고 할 만한 그 책은 다른 교회 학자들이 쓴 성서 해설적인 내용들과는 달랐다.

 

수도자뿐만 아니라 평신도를 위해 쓰인 새로운 내용이었다. 그것은 주님과 그녀 자신이 나눈 대화 형식으로, 사람이 거룩함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알아야 하며 무엇을 행해야 하는지 탐색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 책, "하느님의 섭리에 관한 가타리나의 대화" 는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다음 세기에 인쇄기가 발명되면서, 그것은 이탈리아에서 발간된 책들 중, 하나가 되었고, 이후 지금까지 다양한 언어로 출간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여러 가지 점들 중에 세 가지를 추려 보았다.

 

거룩함은 자신을 아는 데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주의하라! 가타리나는 '자신을 안다' 는 것이 자신의 욕망, 자신의 약점과 장점을 분명하게 아는 것이라고 하지 않았다.

 

그녀가 의미하는 바는, 행복과 충만함의 유일한 원천이신 사랑하는 창조주께 전적으로 의탁하는 피조물로서 우리가 주님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아는 것이다.

 

우리가 다른 이들에게 사랑을 전할 때에 주님을 향한 사랑도 커진다. 이것이 바로 우리를 주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이기심을 버리는 길이라고 가타리나는 주장한다. 우리의 가족과 우리의 이웃이 우리의 인내를 시험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주님께서 우리에게서 보고 싶어하시는 미덕을 함양하는 방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사랑은 다양한 형태를 취할 수 있는데, 즉 봉사하거나, 다른 이들을 위해 기도하거나, 남의 잘잘못을 판단하지 않고, 사랑으로 기꺼이 진리를 말하는 것 등이다.

 

이것이 영혼을 완전하게 하며 사람들을 그리스도께로 이끈다.

 

용기를 잃지 마라! 가타리나는 진리에 헌신하면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에 담겨 있는 치욕과 죄악을 고통스럽게 깨닫게 되었다. 교황에게 조언을 하고 제멋대로인 성직자들을 비난하면서도, 꾸준히 개혁을 위해 기도했다.

 

동시에 그녀는 많은 이들이 그랬던 것과는 달리 믿음을 잃지 않았다. 고위 성직자들이 그녀를 멸시하고 비난할 때조차도 가타리나는 정중하게 그런 도전들을 받아들였고 그들을 증오하지 않았다. 또한 그리스도의 몸이신 교회에 대한 굳은 믿음을 결코 잃지 않았다.

 

 

놀라우신 주님

 

가타리나는 "대화" 의 저술을 마치자마자, 새로 선출된 교황 우르바노 6세에게서 로마에 머물면서 자신을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게 되었다. 그녀는 일생의 마지막 한 해를 그곳에서 보내게 되었고,교회 내부의 소용돌이치는 갈등에 직면해 교회의 단합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다.

 

1380년 초, 그녀는 심장 발작 증세로 인해 병세가 심각하게 악화되었다. 걸을 수 조차 없을 정도로 약해졌지만, 그녀는 그 후 몇 달간 매일같이 이삼 킬로 떨어져 있는 성 베드로 성당을 향했고, 사랑하는 예수님을 만나 기도하면서 하루를 보냈다.

 

병세는 회복되지 않았고 그 해 4월 29일 세상을 떠났다. 그녀의 나이 서른 셋이었다.

 

가타리나는 짧은 일생 동안, 아우구스티노나 아퀴노 성인처럼 신학적인 성찰을 발전시킨 것은 아니다. 그레고리오나 알폰소 성인처럼 학식있는 도덕 교사도 아니었고, 예로니모 성인 같은 성서학자도 아니었다.

 

그러나 자신의 삶을 통해, 그리고 대중적인 글을 통해 사랑과 충절에 대한 실질적인 교훈을 남겼으며, 이는 그녀가 살던 당시 뿐만아니라 오늘날에도 시의적절하다 할 수 있다.

 

교황 바오로 6세가 가타리나를 교회 학자로 선포했을 때, 그는 그녀가 가장 위대한 성인 반열에 들어 마땅하다고 역설했다. 교황은 으레 따르던 절차를 밟지 않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람 가운데 어떤 스승도 모신 적이 없었지만, 그녀는 주님으로부터 지혜와 지식의 은총을 가득히 받았다."

 

이와 더불어 그녀는 특별한 "권고의 은사" 를 부여받아, 일치를 이루고, 삶을 변화시키며, 주님을 향한 뜨거운 사랑으로 거슴을 채우는 방법으로 이러한 진리를 널리 선포할 수 있었다.

 

과연 누가 이름도 없고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한 젊은 여성에게 당시의 교회와 세상을 위해서 중요한 역할을 하도록 맡겼겠는가?

 

주님이 아니시라면 과연 누가 우리의 구세주를 미천하고 평범해 보이는 아이로 세상에 보내셨겠는가?

 

 

                                        <말씀지기 / 로버트 케네디>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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