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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늘 복음 묵상] 오늘 신기한 일을 보았다 l 옮겨온 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11 조회수731 추천수6 반대(0) 신고

         12월11일 대림 제2주간 월요일       

 

                                 


 

<"우리가 오늘 신기한 일을 보았다.>

(루카5,17-26)    


   하루는 예수님께서 가르치고 계셨는데, 갈릴래아와 유다의 모든 마을과 예루살렘에서 온 바리사이들과 율법 교사들도 앉아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주님의 힘으로 병을 고쳐 주기도 하셨다. 그때에 남자 몇이 중풍에 걸린 어떤 사람을 평상에 누인 채 들고 와서, 예수님 앞으로 들여다 놓으려고 하였다. 그러나 군중 때문에 그를 안으로 들일 길이 없어 지붕으로 올라 가 기와를 벗겨 내고, 평상에 누인 그 환자를 예수님 앞 한가운데로 내려 보냈다. 예수님께서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사람아,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의아하게 생각하기 시작하였다. ‘저 사람은 누구인데 하느님을 모독하는 말을 하는가? 하느님 한 분 외에 누가 죄를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대답하셨다. “너희는 어찌하여 마음속으로 의아하게 생각하느냐?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하고 말하는 것과 ‘일어나 걸어가라.’ 하고 말하는 것 가운데에서 어느 쪽이 더 쉬우냐?  이제 사람의 아들이 땅에서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음을 너희가 알게 해 주겠다.” 그러고 나서 중풍에 걸린 이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 네 평상을 가지고 집으로 가거라.”  그러자 그는 그들 앞에서 즉시 일어나 자기가 누워 있던 것을 들고, 하느님을 찬양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이에 모든 사람이 크게 놀라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그리고 두려움에 차서 “우리가 오늘 신기한 일을 보았다.” 하고 말하였다.

 

   20 여 년 전 나는 공부를 많이 할 때에 어느 날 많이 피곤하였지만 중요한 시험을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잔뜩 긴장하고 시험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손이 움직여지지 않더니 급기야 오른팔이 완전히 굳어지고 갑자기 글자가 보이지 않게되고 앞이 캄캄해지더니 도대체 쓰고 싶은 글자의 한 획도 그을 수도 없고 쓸 수가 없는 것입니다. 볼펜을 잡은 손이 굳어지면서 왼손으로 눌러야 겨우 한 글자를 쓸 수 있었습니다. 시험을 중도에 포기하고 병원에 가는 길에 손을  꼼지락거려 보았는데 조금 움직여지고 정신이 도는 것 같아서 손끝을 바늘로 찔러 피를 내고 병원을 갔더니 혈압이 220-180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중풍이 왔다고 응급으로 치료를 받고 밤이 지나서야 겨우 마비 증세가 서서히 풀려서 손을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그 후 6개월 동안 약을 바꾸어가면서 치료하고 조절해서 근 20년 가까이 혈압 약을 아침저녁으로 매일 먹어야 합니다. 중풍은 정말로 무서운 병으로중풍이 오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여지는 신체가 정말 야속하였는데 그래도 나는 혈압상승의 일시적인 마비증세였고 뇌출혈이나 뇌일혈이 아니어서 바로 회복되었고 정상적으로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날씨가 갑자기 차거나 새벽 찬 바람을 제일 조심하라고 의사 선생님은 늘 충고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아주 조심하는데 중풍은 정말 고치기 어려운 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마 나도 여차했으면 지금쯤 반신불수가 되어 고통스럽게 살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도 힘들게 중풍으로 고생하는 친구들이나 어른들을 대할 때마다 그들이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지 생각하면 상상할 수 없는 아픔으로 다가옵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복음에 등장하는 사람들에 대하여 많은 생각에 머물게됩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치유 받기 위하여 예수님 주변에 모여든 사람들에 대하여 생각해보게 됩니다.
 

  첫째, 중풍을 앓아서 꼼짝달싹도 할 수 없는 중풍을 앓고 있는 사람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의지로 손가락하나 움직일 수 없고 모든 신경이 전달되지 못하고 끊어져 있거나 막혀 있어서 움직이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그는 주님과의 연결 통로를 모두 차단당한 사람처럼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행동하고 말하고, 세상의 모든 유혹의 수렁에 빠져서 꼼짝달싹도 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오늘 복음에서 묘사하는 중풍병자입니다. 육신은 살아있어도 영혼과 동떨어져 암흑에 살고 있다면 중증의 중풍환자인 것입니다. 나도 구사일생으로 이렇게 살고 있지만 중증의 중풍환자인지 모릅니다. 주님과의 통로인 말씀과 은총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암흑의 세상에서 내 의지와 상관없이 마음으로 주님을 따라야 한다고 하면서 주님을 배반하고 다른 사람들의 노력으로 평상에 들려서 나아서 돌아가는 사람이 바로 나와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둘째 부류의 사람들은 중풍환자를 주님 곁에 가까이 데리고 가서 낫게 해 주는 것을 방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님을 둘러싸고 기득권을 주장하고 주님의 은총을 독차지 하려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이기적인 독점욕은 잠시 길을 내줄 생각을 하지 않고 가련한 중풍병자에 대하여 별 관심 없습니다. 이웃을 사랑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귓전에 흘리는 사람들이 바로 이런 사람들입니다. 물론 그 안에 제자들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고 나도 그 사람들 속에서 예외일 수 없습니다. 내가 누리는 은총에만 신경을 쓰고 말씀을 전하고, 선교의 노력도 기울이지 않으며, 이웃 사랑에 아주 인색하기 때문입니다.
 

  세째 부류의 사람들은 중풍병자를 평상에 뉘인 채 기와 지붕을 뜯어내면서 예수님께 인도한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병자를 고쳐주십니다. 그들의 그 적극적인 사랑의 실천, 그들의 믿음과 신념은 우리의 사표입니다. ‘양궁난장(良弓難張)’이란 말이 있는데 <좋은 활은 당기기가 어렵다.>라는 말입니다. 좋은 활은 강하므로 쉽게 당길 수 없으나 당길 수만 있다면 화살은 먼 곳까지 날아서 깊이 박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전국시대의 사상가 묵자의 명언입니다. 그는 차별이 없는 인간애를 겸애설(兼愛說)에 두고 있고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을 높이 평가하면서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을 양궁난장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네째 부류의 사람들은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흠잡기 위해서 태어난 사람들입니다. 나도 그 사람들의 부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 내 가치기준이나 생각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판단하고 다른 사람들의 오류를 지적하고 평가하는데 급급하고 겸손과 사랑을 모르는 철면피와 같은 사람입니다.
 

   다섯째 부류의 사람들은 기적을 보고 바로 신기해하면서 입을 벌리고 놀라며 사람들에게 떠들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한 때는 기득권을 주장한 사람들이었고, 주님을 의심한 적이 있는 사람들이지만 이제는 주님을 증거 하는 사람들로 변한 사람들입니다. 이제는 우리가 그들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제 아기 예수님이 더욱 가까이 오심을 깨어 준비하는대림 2주간이 시작되었습니다. 과연 우리는 어느 부류의 사람인지 마음을 정리하여 보면 좋겠습니다.


   중풍병자의 죄를 용서하시고 완전히 치유해 주시는 좋으신 주님, 저희가 중풍병자와 다름없는 불구로 살았음을 깊이 뉘우치나이다. 다른 이들의 도움 없이는 한발자욱도 당신께 다가갈 수 없고 가까이 가려고 노력하지 못한 교만과 아집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성령으로 깨워 주소서. 좋은 활은 활시위를 당기기 어려우나 한 번 당기면 멀리 날아갈 수 있음을 깨닫고 당신을 증거 하는데 좋은 활이 되게 하시어 세상 사람들에게 날아가 기쁜 소식을 전하는 도구가 되게 하소서. 사랑의 주님!!!

 

              

                                                     주여 나를 받으소서.-까리따스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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