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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 2006.12,10 대림 제2주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6-12-10 조회수601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6.12,10 대림 제2주일

 

바룩5,1-9 필리1,4-6.8-11 루카3,1-6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사람은 누구나 마음 깊이에는 ‘길’ 대한 그리움이 있습니다.


하여 길을 보면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마음 설렘도 일어나고,

누군가 기다려지는 그리움도 일어납니다.

 

언젠가 수도원 정문까지 길게 난 흙길을 보며 써놓은

‘알 수가 없네?’라는 글이 생각납니다.


“바라볼 것 없는 데도/왜 자주 눈 들어/하늘 보는 지
  기다리는 이 없는 데도/왜 자주 길목에 서 있는지/알 수가 없네.”


이어 ‘기다림’이라는 글도 나누고 싶습니다.


“나무로 서서/기다리다가, 바위로 앉아/기다리다가,

  길 되어 누워/기다리는 이 마음/아시는 지요?"


누구나 마음 깊이에는

길이신 임을 찾고 기다리는 갈망을 지닌 구도자(求道者)요,

임 만나기 위해 길을 닦고 싶은 열망을 지닌 수도자(修道者)입니다.

 

감히 구도자요 수도자로 살 때 비로소 사람이 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주님의 길은 바로 우리 삶의 의미이자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길에서 나서 길을 가다가 길에서 죽는 인생입니다.

각자 제 고유의 길을 잃어버려 상대주의나 허무주의의 포로가 되어버리고

세속화의 탁류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길이라 다 길이 아닐 겁니다.

생명의 하느님 아버지께 이르는 진리의 길이 그리스도만이

우리의 유일한 길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과연 진리의 길이신 그리스도 예수님 위에서의 인생 여정이십니까?

생명에 이르는 진리의 길이 아닌,

죽음에 이르는 거짓의 길도 부지기수이기 때문입니다.

 

대림 2주일,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 세례자 요한을 통해

주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명령하십니다.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골짜기는 모두 메워지고 산과 언덕은 모두 낮아져라.

  굽은 데는 곧아지고 거친 길은 평탄하게 되어라.”


주님의 길을 마련하는 광야의 대림시기입니다.


인적 없는 넓고 한적한 땅만이 광야가 아니라

함께 살아도 삭막하기 짝이 없는 세상 역시 광야입니다.

 

그래서 도시의 광야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옛 광야의 수도자들, 하느님만을 찾아 고독과 침묵의 광야로 사라졌습니다.

 

하느님을 찾는 이들 생래적으로 고독과 침묵을 사랑합니다.

고독과 침묵의 광야 안에서 주님의 말씀을 들었고

주님의 길을 발견하여 갈고 닦고, 가꾸고 돌보았기에

주님과의 충만한 친교의 기쁨 중에 살았습니다.


그러니 이 도시의 광야 안에,

내 마음 안의 광야 안에 주님의 길을 마련해야 합니다.

 

주님의 길을 닦으며 오시는 주님을 마중 나가는 우리의 광야 여정입니다.

우리가 마련한 길로 주님 오시기에,

우리가 주님의 길을 마련하지 않으면 주님은 오시지 못합니다.

 
내 영혼 육신이 살기위해서 주님의 길을 마련해야 합니다.

우리 삶의 의미인 주님의 길을 찾지 못해, 마련하지 못해

광야 세상에서 방황이요,

허무주의나 욕망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우울증 등 온갖 정신 질환에 시달립니다.


주님의 길을 마련하는 일, 결코 막연하거나 추상적이지 않습니다.

구체적 회개의 실천으로 표현됩니다.

 

우선 내 마음의 광야 안에 주님의 길을 내는 겁니다.

순수와 정직으로 내 마음을 곧게 하고,

상처의 아픔이나 원망,

불평의 골짜기는 감사와 찬미로 메워버리며,

교만과 허영의 산이나 언덕은 겸손과 진실로 낮추어 버리는 겁니다.

 

부정적으로 굽은 마음은 곧은 긍정적 마음으로 바꾸고

거친 길 같은 마음은 온유한 마음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바로 이 마음의 길, 주님의 길로 주님은 오시고

우리 모두는 하느님의 구원을 보게 될 것입니다.

 

혹시 혼자 길 닦는다 생각하여 조금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참 좋은 도반이자 가이드이신 주님이 늘 동행하시기 때문입니다.

 

답답할 때 그 좋은 시편 23장을 고백하는 마음으로 되뇌이시기 바랍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습니다.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시고,

  잔잔한 물가로 나를 이끄시어,

  내 영혼에 생기를 돋우어주시고,

  바른길로 나를 끌어주시니 당신의 이름 때문입니다.

  제가 비록 어둠의 골짜기를 간다하여도 재앙을 두려워하지 않으리니

  당신께서 저와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대림 제2주,

대림초 두 개가 주님 기다림의 기쁨에 영롱하게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 거룩한 미사시간

슬픔과 재앙의 옷을 버리고,

하느님에게서 오는 영광의 아름다움을 영원히 입으십시오.

 

하느님께서는 당신에게서 나오는 자비와 의로움으로,

당신 영광의 빛 속에서 여러분을 즐거이 이끌어 주실 것입니다.


또 제가 간절히 바라는 것은,

여러분의 사랑이 지식과 온갖 이해로 더욱더 풍부해져서

무엇이 옳은지 분별할 줄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순수하고 나무랄 데 없는 사람으로

주님의 길을 잘 마련하여 주님 성탄을 기쁘게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가운데에서

좋은 일을 시작하신 하느님께서 끝까지 잘 도와주실 것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의 주님의 길을 환히 밝혀 주고 있습니다.


“형제여러분,

  모두 일어나 높은 곳에 서서,

  하느님에게서 여러분에게 오는 기쁨을 바라보십시오.”(바룩5,5;4,36).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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