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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당신이 해야할 무언가가 있을 겁니다"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7-31 조회수545 추천수5 반대(0) 신고

 

 

 

                     "당신이 해야할 무언가가 있을 겁니다"



 서울에서 생활하게 된 1998년도, 어쨌든 나는 제한적이나마 에이즈환자들을 돌보는 일을 시작했다. 최초의 가톨릭 서울 쉼터에서, 처음 만난 환자들 가운데 가장 깊은 인상을 주었던 한 젊은이가 있었다.


 당시 그 젊은이는 30대 초반이었다. 약 1년 가량 발작 증세를 갖고 있었던 그는 두 다리가 심하게 뒤틀려져 있었다. 그 때문에 더 이상 두 다리를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하반신은 욕창이 진행되어 문드러져 있었다.


 그에 대해 잊을 수 없는 기억들 가운데 하나만 소개한다. 어느날 물리치료 운동을 위해 그의 두 다리를 제 자리에 갖다 놓았을 때 갑자기 그가 말했다.


 "수사님, 제가 살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아세요? 왜 하느님은 이런 병을 저에게 주셨나요?"


 솔직히, 그 순간 나는 뭐라 대답해야 좋을지 몰랐다. 하지만 잠시 후, 그에게 이렇게 물었다.


 "당신은 정말, 하느님이 이 병을 당신에게 주었다고 생각합니까? 이 병을 통해 당신이 해야 할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으셨나요?"


 이런 나의 대답에 대해 처음에 그는 화가 나 보였지만, 한참 뒤에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아마도, 이 병을 통해 내가 해야 할 뭔가가 있을 것 같네요."


 그로부터 여러달이 흘러 환자 돌보는 일을 수녀님들이 맡게 되었을 때, 그의 다리 기능과 욕창은 서서히 회복되고 치료되어갔다. 


 한편 자신의 상태가 마침내 악화되었을 때, 그는 신앙 생활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내가 그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전 해에 죽은 에이즈 환자를 위한 미사에서였다. 그때 그는 행복해 보였지만 이미 병은 그의 젊음을 앗아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그는 평화로이 죽기 얼마 전에 세례를 받았는데, 숨을 거두기 전 하느님뿐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도 화해를 했다. 하느님께서는 정말 신비로운 방법으로 일을 하신다. 나는 자기 자신으로부터 하느님을 향하였던 그 젊은이의 인생 여정들을 내 안에 소중히 간직할 것이다.


 끝으로, 자신이 에이즈에 감염되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진 분들을 위해 '아무 염려없이' 감염여부에 대한 혈액검사 결과를 알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드리고 싶다. 자세한 사항은, 전화 1588-5448로 문의하면 된다.

http://my.catholic.or.kr/vegabond


                               - 노인조 수사(예수 고난회, 한국가톨릭에이즈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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