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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 사람" ----- 2006.7.11 사부 성 베네딕토 아빠스 대축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6-07-11 조회수612 추천수9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6.7.11 사부 성 베네딕토 아빠스 대축일

 

잠언2,1-9 골로3,12-17 루가22,24-27

                                                            

 

 

 

 

"한 사람"

 



오늘은 우리의 사부 성 베네딕도 아빠스 대축일입니다.


‘한 사람’의 존재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절감하게 하는 성인입니다.


베네딕도 성인이 없었더라면,

오늘의 유럽도, 서방의 수도생활도 없었을 것이라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하여 베네딕도 아빠스를

유럽의 수호성인, 서방수도생활의 성조(聖祖)라 부릅니다.

 

베네딕도 아빠스에 대해 말한다는 것이

마치 장님이 코끼리 더듬는 것과 같아,

어디서 무엇부터 말해야 좋을지 암담한 생각도 듭니다.


성 베네딕도 아빠스,

우리에게 화두(話頭)와도 같은, 도전이 되는 이름입니다.


훌륭한 성인을 존경하는 것만으로는 너무 허전합니다.
성 베네딕도, 한 분 만으로 충분합니다.


우리도 세상에 태어난 이상,

내 나름대로 ‘한 사람’의 존재로 하느님 불러주신 목적에 따라

자신을 실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 베네딕도는 진정 ‘하느님만을 찾은’ ‘하느님의 사람’이었습니다.
우리 역시 하느님만을 찾는, 하느님의 사람들이어야 합니다.


오직 하느님만이

우리의 신뢰와 희망, 사랑의 대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은을 찾아 헤매듯, 숨은 보화를 파헤치듯

하느님을 찾을 때 눈이 열려 주님 경외함을 깨닫고

하느님을 아는 지식을 얻습니다.

 

지혜는 하느님께서 주시는 것,

그분의 입에서 떨어지는 말로 지식과 슬기를 깨치게 됩니다.

 

실로 바른 길 걷는 사람을 감싸주시고

당신께 마음을 쏟는 사람을 지켜 주시는 하느님이십니다.


진정 하느님을 찾을 때 부산물처럼 따라오는 자기실현의 열매입니다.
막연히 하느님을 찾는 게 아닙니다.


기도와 노동, 성독(聖讀) 등

우리의 모든 수행들이 하느님을 찾는 방편들입니다.


수행들 그 자체에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하느님을 찾아 만나는 관상(觀想)이 그 궁극의 목표입니다.


무엇보다 형제들을 섬기며 하느님을 찾습니다.
우리에게 직무가 있다면 오직 섬김의 직무 하나만 있습니다.


하늘 높이 올라가서 만나는 주님이 아니라,

땅 아래로 낮아져 형제들을 겸손히 섬길 때 주님을 만납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가장 어린 사람처럼 되어야 하고

  지도자는 섬기는 사람처럼 되어야 한다.

  나는 섬기는 사람으로 너희 가운데에 있다.”


겸손히 섬기는 마음이 있을 때

우리 가운데 섬기는 사람으로 계신 주님을 만납니다.


어찌 보면 형제들 하나하나가 섬겨야 할 주님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따뜻한 동정심과 친절한 마음과 겸손과 온유와 인내로

마음을 새롭게 하여

서로 도와주고 피차에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용서하며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 완전하게 합니다.
이런 저런 사랑과 겸손의 실천을 통해 깎이고 닦여 아름다운 영혼이 됩니다.


얼마 전 바닷가에서 주워 온 조개껍질들을 보며 쓴,

‘얼마나 세파(世波)와 인파(人波)에 깎이고 닦여야’ 란 글을 나눕니다.

 

 

얼마나 세파(世波)와 인파(人波)에 깎이고 닦여야


바닷가
백사장(白沙場)에서 주워온
작은 조개껍질들의 빛깔과 무늬들

유별(有別)나지 않아,
화려하지 않아 좋다

맑고 소박(素朴)해,
은은하고 신비(神秘)로와 좋다

저절로
마음 고요하고 편안(便安)하게 하는구나!

내 영혼(靈魂)
얼마나
세파(世波)와 인파(人波)에 깎이고 닦여야
저런 빛깔과 무늬가 될런가?

겸손히 섬기는 삶 중에

세상 파도, 사람 파도에 깎이고 닦여

아름다운 영혼이 되어 감을 깨닫습니다.

 

아무쪼록 그리스도의 평화가

주님을 찾는 여러분 모두의 마음을 다스리게 되기를 바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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