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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늘 복음묵상] 모자람 없이 채워 주시는 주님 / 홍승모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7-30 조회수688 추천수2 반대(0) 신고

  

 

2006년 7월 30일 연중 제17주일 나해


 

  예수님께서는 눈을 드시어 많은 군중이

당신께 오는 것을 보시고

필립보에게,

“저 사람들이 먹을 빵을 우리가 어디에서 살 수 있겠느냐?”

하고 물으셨다.(요한 6,5)

 

 When Jesus raised his eyes
and saw that a large crowd was coming to him,
he said to Philip,
“Where can we buy enough food for them to eat?”

 

 

 

 예수님께서는 보리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이 먹고도 남는 기적을 베푸셨습니다

 

☆☆☆

 

 우리는 기적을 좋아합니다. 어려서부터 도깨비방망이가 일으키는 기적 이야기를 들어 왔습니다. “금 나와라! 뚝딱!” 하면 금이 나오고, “은 나와라! 뚝딱!” 하면 은이 나오는 그런 도깨비방망이 하나쯤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기적 속에서 살아갑니다. 농사를 지어 본 적이 없으면서도 먹고삽니다. 공장을 다녀 본 적이 없으면서도 옷을 입고, 컴퓨터 놀이를 하고, 자동차를 타고 여행을 합니다. 우리는 값을 치르지 않고도 따뜻한 햇볕을 즐기고, 시원한 바람을 맞습니다. 표를 사지 않고서도 아름다운 대자연의 경치를 즐깁니다. 자동차는 기름으로, 컴퓨터는 전기로 작동을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시금치나 빵이나 밥이나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먹고도 힘을 냅니다. 기계는 고정된 작용만을 되풀이하는데 우리는 자유롭게 판단하고 행동합니다. 세심하게 들여다보면 기적이 아닌 것이 없습니다. 기적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합니다.

 


오병이어 를 바친아이

 

모자람 없이 채워 주시는 주님


   우리는 예수님께서 이루신 빵의 기적을 통해 성체성사와 신앙의 깊은 연관성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육신적인 배고픔뿐 아니라, 영적인 굶주림까지도 채워 주십니다. 성체성사는 이런 사랑의 주님과의 일치를 표현합니다. 이 일치를 통해 우리는 주님과 하나가 되고, 신앙 안에서 영적인 성장을 이루게 됩니다. 그런데 영적인 성장은 갑자기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영적인 성장은 우리 일상생활의 점진적인 변화로 서서히 완성되어 갑니다. 신앙생활에서는 영적인 측면과 육신적인 측면이 결코 분리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필립보에게 하신 질문에서 이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저 사람들이 먹을 빵을 우리가 어디에서 살 수 있겠느냐?”(요한 6,5).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이루실 기적과 같은 일을 필립보가 할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 시험해 보신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가’가 아니라, ‘네가’라는 용어를 쓰셨을 것입니다.


   ‘우리가’라는 의미는 제자들과 함께 계신 예수님을 상징합니다. 제자들은 그들과 함께 계신 분이 어떤 분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이 말씀은 우리 각자가 자신의 처지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하도록 요청하신다는 뜻도 포함합니다. 결국 제자들은 자신들의 처지에서 할 수 있었던 최선의 것을 마련합니다.


   “여기 보리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진 아이가 있습니다만, 저렇게 많은 사람에게 이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요한 6,8). 다만 제자들에게 부족했던 것은 믿음입니다. 제자들의 눈에는, 아니 인간적인 우리의 눈에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많은 군중의 고픈 배를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뻔히 보입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그 나머지를 예수님께서 채워 주신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합니다. “버려지는 것이 없도록 남은 조각을 모아라”(요한 6,12). 우리를 사랑하시는 예수님의 은총은 부족하기는커녕, 차고 흘러넘칩니다. 엘리사 예언자도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이 군중이 먹도록 나누어 주어라. 주님께서 이들이 먹고도 남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2열왕 4,43).



   “주님께서는 당신을 부르는 모든 이에게, 당신을 진실하게 부르는 모든 이에게 가까이 계시도다”(시편 145,18). 주님께서는 우리 가까이 계시면서 육신적인 배고픔과 영적인 굶주림을 모자람 없이 채워 주시지만, 우리의 신앙은 어느 한쪽으로만 치우칠 때가 많습니다. 빵의 기적을 체험한 군중들처럼, 또 다른 기적의 표징만을 갈망하기도 합니다.


   사도 바오로의 말씀을 되새겨 봅시다. “여러분이 받은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십시오. 겸손과 온유를 다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사랑으로 서로 참아 주며, 성령께서 평화의 끈으로 이루어 주신 일치를 보존하도록 애쓰십시오”(에페 4,1-3). 이 권고는 우리가 각자의 처지에서 해야 할 최선의 것 중에 하나입니다.


                     ● 홍승모 미카엘 신부·인천 가톨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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