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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 삶의 성독(聖讀)" ----- 2006. 7. 9. 연중 제 14주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6-07-10 조회수613 추천수9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06.07.09 연중 제 14주일

 

에제2,2-5  2코린12,7ㄴ-10 마르6,1-6

                                                

 

 

 

"내 삶의 성독(聖讀)"



제가 늘 강조하는 바는 성경의 렉시오 디비나뿐 아니라,

내 삶의 성경의 렉시오 디비나입니다.

성경만 소중히 여길 게 아니라,

하느님의 살아있는 성경인 내 삶도 소중히 여기자는 말씀입니다.

 

이래야 나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본연의 제자리에서 제 역할에 충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몇 달 전에 써넣은

 ‘오직 한권뿐인 내 인생 성경(人生 聖經)’이란 묵상 글을 나눕니다.

알고 보면
사람은 그 누구나
지극히 소중한
살아있는 성경
하느님의 책이다

모두
나름대로 순례자 되어
하느님 바다 향해
굽이굽이 은총 반짝이며
때로는 고요히
또 때로는 힘차게
쉼 없이 흐르는 강 같은
죽어야 끝나는
오직 한권뿐인 인생 성경이다

그러니
그 누구도 하느님을 대하듯
존경과 사랑으로 그 인생 성경을 대할 일이다.
때때로
내 인생 성경을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할 일이다.

그렇습니다.
내 인생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
이걸 깨닫기 위해 내 삶의 성독입니다.


타인을 사랑하고 존경하기에 앞서 내 자신을 사랑하고 존경해야 합니다.
진정 나를 사랑하고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

타인을 사랑하고 존경할 수 있습니다.


“이웃을 네 자신처럼 사랑하라.”
자신을 사랑해보지 못한 사람이

어찌 이웃을 내 자신처럼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사랑 체험 많아야 나를 사랑하고 또한 이웃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체험해야 할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사랑의 샘’이신 하느님과의 연결입니다.


하느님으로부터 불림 받았다는, 사랑 받았다는 깨달음이

본연의 제자리에 우뚝 서게 합니다.

정체성의 갈등으로부터 벗어나게 합니다.

 

서서히 삶의 무의미와 허무, 환상의 안개 걷히면서

내 삶의 의미도 또렷이 들어납니다.

 

이래야 정력, 시간 낭비 않고

지금 여기 내 삶의 자리에 충실할 수 있습니다.


과연 여러분은 참 나를 살고 계십니까?
행복하십니까?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진정 살 줄 안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행복은 숙명이 아니라 선택입니다.
“주님께 아뢰옵니다.

 당신은 나의 주님, 당신만이 나의 행복이십니다.”
시편저자의 고백처럼, 하느님을 선택할 때 참 행복입니다.

이래서 하느님을 만나야 하고 그분의 말씀을 들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영(靈)’만이

진정, 온갖 좌절에서 나를 일으켜 세우실 수 있습니다.


“얼굴이 뻔뻔하고 마음이 완고한 저 자손들에게 내가 너를 보낸다.”
오늘 1독서의

하느님께서 예언자 에제키엘을 일으켜 세우시면서 주신 말씀입니다.


우리 역시 하느님으로부터 세상에 파견 받았다는 자각이,

내 정체성의 근거가 되어 내 존엄과 품위를 지키게 합니다.


무엇보다 우선하는 게 하느님의 인정이요 사랑 체험입니다.
이런 체험 있어야 험한 세상 흔들리지 않고 꿋꿋이 살아갈 수 있습니다.

진정 강한 사람, 자기의 약함을 아는 사람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강함의 비결, 바로 약함에 있음을 깨닫습니다.


약함은 겸손이 되고,

겸손의 빈자리에 하느님의 능력이 가득 채워지기에 강해진다는 것입니다.

 

약함이 강함이라는 역설의 진리를 가능케 하시는 주님이십니다.
바오로 사도의 장쾌한 고백을 들어보십시오.


“나는 그리스도의 힘이 나에게 머무를 수 있도록

 더없이 기쁘게 나의 약점을 자랑하렵니다.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서라면

 약함도 모욕도 재난도 박해도 역경도 달갑게 여깁니다.

 내가 약할 때에 오히려 강하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를 위해서라면’ 말씀에 핵심이 있습니다.
그리스도를 위해서, 이게 우리 삶의 의미이자 푯대입니다.


그리스도를 위한 삶이 우리의 약함을 강하게 합니다.
점차 그리스도를 닮아가면서 참내가 되게 합니다.


백절불굴의 약하면서도 강한, 겸손과 온유의 사람이 되게 합니다.
그러니 바오로처럼 나의 약함을 부끄러워할 게 아니라

오히려 자랑해야 하고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친척과 집안에서 만은 존경받지 못한다.”


는 주님의 말씀, 바로 변함없는 진리입니다.
그러니 아예 가까운 이들로부터 존경받기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예수님도 존경받지 못했는데 우리가 존경받지 못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가까이 있는 이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선입견,

어찌 보면 우리 인간 모두의 마지막 한계요,

원죄(原罪)일는지도 모릅니다.


이웃에게 존경받든, 무시 받든 개의치 말고,

내 십자가를 지고 주님 따르는 삶에 충실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진정 주님을 믿고 따를 때,

우리의 고질병과도 같은 선입견도 서서히 약화되어

‘있는 그대로’의 형제들을 보고 존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상에서 주님의 크고 작은 무수한 기적들도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신구약 성경과 더불어 필히 함께 성독해야 하는 내 삶의 성경입니다.
내 삶의 성경을 성독하면서 하느님께 불림 받은

내 귀한 존재임을 깨닫게 되고,
내 약함이 바로 강함의 원천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리스도를 닮아가면서

서서히 선입견이나 환상은 걷히고 참내가 되어 감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또 ‘있는 그대로’의 실재를 보고 듣고 느끼고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시간,

좋으신 주님과 함께 내 삶의 성경을 성독하면서

참 나를 발견하는 축복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너희는 맛보고 눈여겨보아라. 주님께서 얼마나 좋으신지!
 행복하여라, 주님께 피신하는 사람!”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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