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제가 음식만들기를 즐겨합니다. 전호엽 부제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7-28 조회수831 추천수4 반대(0) 신고

오늘 복음에서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가 나옵니다.우리가 잘 아는 비유 중에 하나죠.

이 말씀은 농부에 의해 뿌려진 ' 씨' 가 어느 곳에 떨어지는냐에 따라 결실의 여부가

달라지듯이, 예수님의 ' 말씀' 역시, ' 씨앗' 처럼 모든 이들의 마음의 밭에 뿌려지지만,

그 결실은 우리 마음의 밭의 상태에 따라 모두 다르다는 것을 이야기해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마음의 밭에 똑같은 말씀의 씨앗을 뿌려주십니다. 그러나 그 결실이

달라지는 것은 그 말씀의 씨앗이 자랄 마음의 상태가 사람마다 제각기 다르기 때문입니다.

 

  제가 음식을 해먹는 것을 좋아해서 요리 책을 한권 샀습니다. 그리고는 맛있어 보이는

메뉴들을 골라 주욱 읽어 내려갑니다.

 

  예를 들어 오삼불고기라면, " 음, 오징어는 굵은 소금으로 문질러서 껍질을 벗기고

칼집을 낸다. 삼겹살은 연하게 하기 위해서 키위나 우유에 좀 재놓고, 굽기 전에 오징어

랑 삼겹살을 섞으면 물이 많이 생기니까 굽기 바로 전에 섞어줘야 한다 이거지."

뭐 이런 식이죠.

 

  그렇지만 다들 알고 계시듯 요리는 책을 읽어 머리로 아는 것과는 차원이 틀립니다.

청주 한 큰 술, 설탕 한 작은 술까지 정확히 숙지하고 있다고 해도, 여러 번 만들어 보면서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면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없습니다.

 

  예수님의 말씀도 마찬가지입니다. 책을 샀다고 해서 요리를 할 줄 아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씀을 읽거나 들었다고 해서 그 말씀이 내 것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또 책의 내용을 외우고 있다고 해서 요리를 잘 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씀을 듣는다고 해서

모두 내 삶 안에서 실천으로 옮겨지는 것은 아닙니다.

 

  미사에서 성찬의 전례와 더불어 말씀의 전례가 중요한 이유는, 예수님께서 오늘 이 말씀을

통해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에게 희망과 위로, 그리고 매 순간을 헤쳐 나갈 힘을 불어넣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부족하고 나약해서 돌밭에 뿌려진 씨앗처럼 어려움 앞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고,

가시덤불 속에 뿌려진 씨앗처럼 걱정과 유혹에 마음이 흔들리기도 합니다. 그것은 어쩌면

인간으로서 당연한 것입니다.

 

  땅에 심어진 씨앗을 자라게 하는 환경 조건이 하늘에 달린 것처럼, 우리의 마음 밭에 심어진

말씀의 씨앗이 열매를 맺는 것은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우리가 마음을 열고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일 준비만 한다면, 오늘 복음에 나오는 30 배. 60 배, 100 배의 결실을 내는 그

씨앗이 바로 우리의 모습이 될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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