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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공동생활의 핵심 원리 -사랑- 10.7. 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10-07 조회수360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2.10.7 연중 제27주일 창세2,18-24 히브2,9-11 마르10,2-16

 

 

 

 

 



공동생활의 핵심 원리

 

-사랑-

 

 

 

 

 


똑같은 사랑이지만 사랑의 색깔은 다 다릅니다.

부부간의 사랑 색깔,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색깔, 친구 간의 사랑 색깔,

하느님께 대한 사랑 색깔 등

많고 많은 사랑의 꽃들이 어우러진 정원과 같은 세상입니다.

 


오늘 1독서와 복음은 부부간의 사랑에 대해 말하지만

저는 부부사랑을 포함한

공동생활의 핵심원리인 사랑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사랑보다 깊고 넓은 것은 없습니다.

말 그대로 사랑의 신비입니다.

 


사랑밖에는 길이 없습니다.

사랑은 우리 삶의 의미이자 빛입니다.

사랑이 없으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닙니다.

 

만민의 보편적 공통언어가 사랑입니다.


어제 식탁에서 독일 수사님과의 대화가 생각납니다.

독어와 영어, 불어에 능통한,

아름다운 마음에 아름다운 얼굴의 수사님입니다.

 


“Do you understand German?(너는 독일어를 이해하느냐?)”

 


독일 수사님의 질문에 ‘모른다.’라고만 대답하기가 재미없어

순간 떠오른 대답입니다.

 


“I don't understand German, but I understand You!

(나는 독일어는 이해하지 못하나 너는 이해한다!)”

 


제 대답에 저도 아주 만족했고,

독일수사님도 폭소를 터뜨리며 마음 활짝 열고 웃었습니다.


서로의 ‘순수한 마음’의, ‘사랑’의

만민의 보편적 공통언어를 확인한 기쁨이었습니다.

말은 잘 통하지 않아도

사랑은 즉시 누구나 통하는 하느님 주신 최고의 언어입니다.


오늘은 사랑의 네 측면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첫째, 하느님께 대한 한결같은 사랑입니다.

 


사랑의 일치를 위한 우선적 조건이 하느님께 대한 사랑입니다.

창세기의 말씀처럼 하느님은 남자와 여자를 만드셨습니다.

만물은 하느님을 위하여 또 그분을 통하여 존재합니다.

 


사람들을 거룩하게 해 주시는 분이나 거룩하게 되는 사람들이나 모두

한 분에게서 나왔습니다.

하느님은 서로 사랑의 노력을 다 하라고

나라마다 제 각기 다른 언어를 주셨습니다.


이런 하느님께 대한 사랑 있어 온전한 일치입니다.

마음이 같아, 성격이 같아, 말이 같아 일치가 아니라

하느님을 바라보는 사랑의 방향이 같아 일치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할수록 하느님을 닮아가면서 서로의 얼굴도 닮아갑니다.

참 신비한 것이 여기 세계에서 모인 수사님들의 얼굴이 닮았다는 것입니다.

 

사실 주님을 사랑하는 믿음 깊은 부부들의 얼굴들을 봐도

모두가 닮았습니다.


아마 천국에 입장할 때 하느님은 자신의 얼굴을 닮았는지 보실 것입니다.

 

 

 

 

 



둘째, 서로를 보완하는 사랑입니다.

 


세상에 사랑 없이 살 수 있는 완전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서로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서로의 사랑을 먹고 살아가는

불완전한 사람들입니다.

서로의 사랑을 통해 완성에 도달하는 사람들입니다.


사랑이 없는 고립단절이 바로 지옥입니다.

혼자서는 사람이, ‘참 나’가 될 수 있는 길은 요원합니다.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그에게 알맞은 협력자를 만들어 주겠다.”

 


정말 혼자 있는 모습은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협력자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입니다.

아무리 사랑스런 애완견도 결코 협력자는 될 수 없습니다.

 


은퇴 후 혼자 지내는 노 사제들을 보면 꼭 독거노인 같아 보기가 딱하지만

서로 협력자로 살아가는 공동체의 노 사제들이나 노수도자들을 보면

자연스럽고 아름답습니다.

 


여기 독일 거리에서 노부부들이 평화롭게 걷는 모습들을 보면

정말 아름답고 평화로워 자꾸 눈길이 갑니다.


각자 받은 은사를 발휘하여

사랑으로 서로 협력하고 보완하며 살 때 아름다운 공동생활의 실현입니다.

 


“이야말로 내 뼈에서 나온 뼈요, 내 살에서 나온 살이로구나!”

 


부부사랑의 절정을 보여주는 참 아름다운 감동적 고백입니다.

부부는 둘이 아니라 한 몸입니다.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온갖 사랑의 노력을 다하길 간절히 바라십니다.

 

 

 

 

 



셋째, 시간을 필요로 하는 인내와 노력, 기다림의 사랑입니다.

 


사랑은 열매가 익어가는 과정과 흡사합니다.

봄에 꽃폈다 하여 열매가 아니라

봄, 여름, 가을 지나며 익어가는 과일처럼

사랑의 열매 역시 시간을 필요로 하는 과정입니다.

 


사랑에는 왕도나 지름길이 없습니다.

저절로 되는 사랑도 아닙니다.

매일 새롭게 사랑공부를 해야 하고

끊임없이 지극한 인내로 참아 견뎌야 하는 사랑입니다.

 


철이 지나면서 성숙되어 익어가는 과일 열매처럼 사랑의 열매도 그러합니다.


사랑의 노력,

사랑의 공부하지 않으면

인생 가을에도 여전히 덜 익은 사랑의 열매일 것입니다.


하여 시토회에서는 수도원을 ‘사랑의 학교’라 명명합니다.

 

우리 모두가 평생 졸업이 없는 사랑의 학교에 재학 중인

죽어야 졸업인 학생입니다.


사랑에는 늘 초보자들인 우리들입니다.

초발심의 자세로 매일 새롭게 다시 사랑을 시작할 때

우리 사랑의 열매도 잘 익어갈 것입니다.

 


“사실 하느님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주님은 온갖 사랑의 노력을 다하는 어린이들과 같이 겸손한 이들에게

하느님의 나라를 약속하십니다.

서로가 사랑의 노력을 다하는 겸손의 그 자리가 바로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사랑밖에는 길이, 답이 없습니다.

공동생활의 핵심원리는 사랑뿐입니다.

 


하느님께 대한 사랑, 서로를 보완하는 사랑,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랑이

지금 여기서 하느님의 나라를 살게 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 사랑에 항구할 수 있는 힘과 은총을 주십니다.

 


“행복하여라, 주님을 경외하는 사람,

  그분 사랑의 길을 걷는 모든 사람!”(시편128,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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