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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희년은 주님의 은혜로운 해/신앙의 해 [56]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1-10 조회수360 추천수2 반대(0) 신고


                                                                             그림 : [프랑스] 루르드 대성당 광장

예수님은 공생활을 시작하시면서 이사야의 예언이 성취되었음을 선포하신다.
일종의 출사표를 던진 거다.
그분께서 이 세상에 오심으로써 주님의 은혜로운 때가 도래했고
그 민족이 고대하던 메시아가 바로 예수님이심을 드러내심에.
 

예수님은 이렇게 희년을 선포하신다.
기쁨으로 ‘한 해’를 지내라는 것이다.
당신의 기적을 ‘보고’, 말씀을 ‘들으라.’는 당부이다.
주님께서는 ‘두려워하지 말라.’라고 하심이다.
도와주겠다는 말씀이리라.
그러기에 희년이고 ‘기쁜 소식’이다. 
 

그런데도 확신이 없다.
그분 이끄심을 느끼지 못한다.
두려움을 놓아야만 할 텐데.
모든 두려움의 원인을 주님께서 ‘주신 것’으로 여기며 맡겨야 하는데.
그것이 두려움을 벗는 첫 번째 행위일 게다.
그런 뒤에라도 억울한 생각으로 다시 ‘잡으면’ 안 된다.
그러면 두려움의 끈은 서서히 약해질 것이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해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루카 4,18-19),’
 

오리는 자신의 무게에도 불구하고 한가롭게 물 위를 떠다닌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오리가 지니고 있는 기름 때문이라나.
꼬리 부분에서 나온 기름이 털 사이를 메워서 물의 침투를 막아 준단다.
오리가 물속이 아닌 물 위를 유유히 떠 있는 게 기름 때문인 것처럼
예수님도 기름부음 받으신 분으로 이 세상에 오셨다.
예수님은 세상 속에 빠져 있지 않으면서
철저히 세상을 향해 봉사하고 은총을 전해 주는 전달자 역할을 하신다.
 

‘그리스도’라는 말은 ‘기름부음 받은 이’를 뜻한다.
그리스도인인 우리 또한 기름부음 받으신 예수님을 본받아
도유의 축성으로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난 이다.
우리는 그분께서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눈먼 이들에게 빛을 주시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심을 되새겨야 한다.

말씀의 ‘선포’를 ‘선동’과는 혼동하지 말자.
선포는 뜻하는 바가 이미 이루어져 ‘현실’이 된 것을 말한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루카 4,21).”라는 말씀처럼.
이처럼 듣는 이에게 이미 현실이 된 것이 복음 선포이다.
그분의 그 선포는 가난한 이, 눈먼 이, 억압받는 이들에게 미래에 언젠가 주어질
해방의 소식이 아니라, 듣는 그곳에서 이미 기쁨과 해방이 된 것을 말한다.

반대로 선동이란, 자신의 회심과는 관계없이
사람들의 마음을 조장하여 자신이 목적한 바대로 몰아가는 것이리라.
그 안에는 추상적인 것만이 난무할 뿐이지,
현실 속의 생생한 ‘기쁜 소식’이 되지 못할 게다.
그러기에 우리 신앙인은 세상을 향해 ‘복음을 선포하는 사람’이지,
‘복음으로 선동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주님의 복음을 선포하는 사람은 먼저 자신의 말씀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
오늘날 교회 안에도 복음의 ‘선동자’들은 많지만,
복음적 가치를 사는 진정한 복음 ‘선포자’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우리는 어떤 사람인지 정직하게 자신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신앙의 해를 보내는 매일 매일이 희년의 시작이다.
매번 성체를 모실 때마다 희년의 은혜로움을 기억하면서 주님을 영접하자.
자신이 바뀌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이 바뀌기 마련이다.
정성으로 성체를 내 안에 모시면서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해 내보낸 그분의 은혜로움을 기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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