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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도와 헌신의 정신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3-07-21 조회수360 추천수2 반대(0) 신고


 

 

 


 

 

          마르타는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모셔 들였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교회 수도 생활 전통에서 마르타와 마리아 자매는

          각기 활동 수도생활과 관상 수도생활의 모범입니다.

          둘 다 주님을 사랑하였지만 마르타는 주님을 위한 일로,

          마리아는 주님 사랑 안에 머묾으로 사랑을 실천한 것이지요.

           

          그런데 오늘 복음을 얼핏 보면

          주님께서 마리아만 두둔하시는 듯합니다.

          주님을 위해 마르타가 더 많이 수고하고,

          마리아는 얌체처럼 그리고

          편안히 주님의 말씀만 듣고 있는데

          필요한 것은 한 가지라고 하시며

          마리아가 그걸 택했다고 하시니 말입니다.

          그리고 마치 마르타의 역할은 필요 없다는 듯이 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압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시고자 한 것은

          마르타의 역할이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라

          주님보다 일에 더 신경과 정신을 쓰지 말라는 말씀이라는 것을.

          그래서 이런 가르침에 비추어 수도생활 안에서는 끊임없이

          기도를 강조하며 일중독(workaholic)을 경계해 왔습니다.

           

          그렇습니다.

          주님은 빠지고 일에 정신이 빠지는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 반대의 것도 경계해야 합니다.

          주님을 빙자한 현실도피와

          게으름을 경계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첫째로 주님을 빙자한

          현실도피를 우리는 경계해야 합니다.

          현실도피란 사람과 일

          모두를 피하여 주님께 가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 사람과 일이 바로 하느님께서 내게 맡긴 것인데

          꼴 보기 싫어서 그 사람을 피하는 것이고,

          하기 싫어서 그 일을 피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내게 맡긴

          사람과 일은 피하면서 하느님께로 간다고 합니다.

           

          이렇게 현실을 도피하여

          수도원, 특히 관상 수도원에 들어가고,

          할 일이 산적해 있는데 노상 성당에 가서 기도만 하는데

          주님께서는 이것을

          좋은 몫을 택한 거라고 칭찬치 않으십니다.

           

          둘째는 주님을 빙자한 게으름입니다.

          거룩한 게으름, 영적인 게으름은 정말로 필요합니다.

          그러나 열정 없는 게으름과

          이기주의적인 게으름은 경계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귀차니즘이라는 신조어를 아십니까?

          요즘 사람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는 것이

          귀차니즘이라는 얘기지요.

          귀차니즘은 우리말 <귀찮아함>과

          영어 <ism>의 합성어입니다.

           

          그러니까 요즘 사람들은 자기 일 외에는

          다 귀찮아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의미 있는 일을 하자고 해도 귀찮다고 하고,

          주님의 일도 나의 일이 아니라고 하며 귀찮아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열정이 없는 무기력증일 뿐이고

          주님께나 이웃에게

          자기를 내주지 않는 이기주의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도할 줄 모르는 일중독도 경계하고,

          주님을 빙자한 현실도피와 게으름도 경계해야 합니다.

          반대로 거룩한 게으름과 열정적인 내어줌은 장려해야 합니다.

           

          프란치스코는 영에 대해서 세 가지를 얘기합니다.

          <주님의 영>과 <육의 영>과 <기도와 헌신의 영>이 그것입니다.

           

          주님의 영에 대응하는 우리의 영은 두 가집니다.

          바오로 사도가 두 개의 <나>가 있다고

          한탄한 바로 그것과 비슷합니다.

          우리 안에 <육의 정신(영)>이 가득하면

          <주님의 영>을 밀어내고,

          <기도와 헌신의 정신(영)>이 가득하면

          <주님의 영>을 영접합니다.

           

          여기서 기도는 주님의 사랑 안에 머무는 것이고,

          헌신은 주님께서 맡기신 사람과 일에

          자신을 내어주는 것입니다.

          기도가 마리아적이라면 헌신은 마르타적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마리아의 정신(영)과

          마르타의 정신(영)을 다 지녀야 한다는 얘깁니다.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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