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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늘복음묵상] 주님과의 일치 / 홍승모 미카엘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7-23 조회수651 추천수2 반대(0) 신고

                              

 

                          주님과의 일치

 

 

    파견 받았던 사도들이 돌아와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예수님께 보고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따로 외딴 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마르 6,31)고 말씀하십니다. 이렇게 말씀하신 이유는 사도들이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도들은 따로 배를 타고 외딴 곳으로 떠나갑니다.


   여기서 음식은 성체성사에 비유되기도 합니다. 복음 선포자는 주님의 말씀을 듣고 선포해야 하지만, 동시에 성체성사를 통해 내적으로 주님과 일치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도들이 타고 간 배에 예수님도 함께 계셨다는 것은 이 사실을 더욱 뒷받침해 줍니다(마르 6,34).


   주님과의 일치를 체험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외딴 곳으로 가서 쉬기, 곧 영적고독을 통하는 것입니다. 영적고독에는 부정적이고 긍정적인 두 가지 모습이 있습니다. 부정적인 영적 고독에는 먼저 이기적 고독이 있습니다. 이것은 다른 사람들을 받아들이거나 관심을 갖기보다는 오직 자신만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기적인 고독은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하느님과 인간과의 관계를 고립시킵니다.


    여기서의 모든 관계는 자신의 입맛에 맞게 설정됩니다. 두 번째로 사회적 고독이 있습니다. 이것은 비인간적인 경제적 상황이나 사회적 신분격차나 질병과 같은 사회적으로 열약한 조건 때문에 생깁니다. 여기서의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는 관심을 가져 줄 누군가에게서 버려진 상태로, 외롭다고 느끼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영적고독은 이런 부정적 의미의 고독이 아니라 긍정적인 의미로, 새로운 창조활동을 위해 자발적으로 자신의 내면을 비우는 작업입니다. 자신이 가장 옳다고 움켜쥐고 있던 모든 것에서 떠나 주님의 마음으로 자신의 상태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자신의 삶의 터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이제 자신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 비워진 내면을 채우시는 주님을 체험하게 되고, 내 마음에서 잊혀졌던 고통받는 고독한 이웃에게 눈을 돌리게 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인간들을 가르는 증오와 적개심을 무너뜨리고 하느님과 화해시켜 평화를 이루신 분이 그리스도라고 선포합니다(에페 2,14-15). 곧 십자가를 통해 그분 안에서 모든 증오와 적개심이 없어졌다는 것입니다(에페 2,16). 영적고독은 바로 주님 안에서 이것을 체험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였다”(마르 6,34).


   주님의 이런 마음을 체험하는 영적고독이 없다면, 본의 아니게 주님의 양 떼를 흩어 버리고 몰아 내며 보살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예레 23,2). 삶의 여정에서 버팀목이 되는 자신의 가치관과 일이 덜 중요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주님의 뜻과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목자 없는 양들과 같았다는 말씀은 분명 목자가 없어서가 아닐 것입니다.


   복음 선포자는 주님을 찾아야만 합니다. 다른 방도가 없습니다. 주님은 당신 안에 있는 풍요로운 깨달음과 놀라운 은총을 찾도록 우리를 이끄십니다. 이에 대한 그릇된 보상은 없습니다. 받은 만큼 찾아야만 하고, 찾은 만큼 받을 것입니다. (R)

( http://my.catholic.or.kr/vegabond )

 

                ● 홍승모 미카엘 신부·인천 가톨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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