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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18>나는 과연 무엇인가 / 강길웅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7-03 조회수948 추천수8 반대(0) 신고

                      

 

 

                             나는 과연 무엇인가



   어느 날 노나라 애공이 공자와 문답을 나눈 일이 있다.


  애공 : “세상에 굉장한 건망증 환자가 있다더군요.”

   공자 : “어떤 사람이던가요?”

   애공 : “이삿짐 싣고 가면서 아내를 잊어버리고 간 놈이 있다더군요.”

   공자 : “아니 그보다 더 심한 자가 있는데요.“

   애공 : ‘원, 세상에 그보다 더 심하다니!“

   공자 : “세상 사람들이 모두들, 자기 자신을 잊어버리고 다닙니다.”

  

   우스운 얘기지만 오늘의 우리에게 잘 맞는 비유이기도 하다.

   ‘억‘ 이라는 돈을 잔돈 취급하는 사람, 쥐뿔만한 권력이라도 쥐었다 하면 마구 흔드는 사람, 별것도 아니면서 소리소리 광내는 사람, 하나하나 들춰보면 모두가 제 정신이 아니다.


   명동에서 한 젊은이가 뛰어가는 것을 보고 어느 노신사가 붙잡았다.

   노신사 : “도대체 어딜 그렇게 달려가시오?”

   젊은이 : “나도 그걸 몰라 뛰고 있는 중이오.”

   무턱대고 뛰는 사람들이 많다. 불쌍한 친구들이다. 목표가 없고 방향을 잃어었으니 그 불안한 마음은 이해가 간다. 도대체 세상은 누구에 의해서 어디로 끌려가고 있는가?


   바보학교에서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물었다.

   “8을 2로 나누면 얼마냐?”

   “4입니다.” 멍청이가 제법 대답했다.

   그러자 뚱딴지가 일어서더니 “틀렸습니다. 3입니다” 하고 눈을 크게 떴다.

   선생님이 물었다.

   “왜 3이냐?”

   “8을 위에서 아래로 나누면 오른쪽 절반이나 왼쪽 절반이 다 3자가 됩니다.”

   옆에 있던 어처구니가 또 끼어 들었다.

   “모두 틀렸습니다. 답은 0입니다.”

   “어째서 또 0이 되느냐.?”

   선생은 아예 신음소리를 냈다.

   “8을 옆으로 나누면 위도 0이 되고 아래도 0이 됩니다.”


   어찌보면, 바보들의 얘기가 바로 ‘내현실’, ‘우리 현실’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도대체 어느 것이 옳고 어느 것이 틀린 것인지 사람들의 판단기준이 흐려져 버렸다.

   

   하긴, 바른 소리를 전해야 할 사람들이 눈치를 살피고 있으니 진실은 감춰지고 거짓이 득세한다. 등대가 불 밝히기를 주저하고 있으니 배가 풍랑 속에 길을 잃고 산에 오르려 한다. 슬픈 일이다.


   탈무드에 나오는 얘기다.

   깜깜한 데를 어떤 사람이 걷고 있었다. 그런데 저쪽에서 눈먼 소경이 초롱불을 들고 걸어왔다. 그래서 그는 “당신은 소경인데 왜 초롱불이 필요합니까?” 하고 물었다. 소경은 “내가 이것을 가지고 걸으면 내가 걷고 있는 것을 눈밝은 사람들이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오늘 이 시대에 초롱불을 들고 다닐 눈먼 소경은 누구인가?”

   예수께서 때가 이르러 예루살렘에 입성하시자 많은 백성들이 환성을 지르며 그분을 환영하였다. 그러나 주님은 바로 그 백성과 예루살렘을 보시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셨다. 왜냐하면 그들은 돈과 권력을 가져 오는 메시아를 기대했기 때문이었다.


   “오늘 네가 평화의 길을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너는 그 길을 보지 못하는구나. 이제 네 원수들이..... 너를 쳐부수고 너의 성 안에 사는 백성을 모조리 짓밟아 버릴 것이다.......  너는 하느님께서 구원하러 오신 때를 알지 못하였기 때문이다”(루가 19.42-44). 아니나 다를까  주님의 한탄대로 예수를 환영하던 바로 그 백성들이 그분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쳤으며 끝내는 예루살렘도 망했고 유태인들은 나라 없이 2천년을 고생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별것을 다 주님으로 섬기면서 환성을 올리고 있다. 돈이라는 주님 앞에 많은 사람들이 노예가 되어 굽실거리고 있다.


   가슴 아픈 일이다. 도대체 무엇을 섬기고 무엇을 다스려야 되는지를 모르는 것이 오늘을 사는 많은 사람들의 잘난 지혜이다.

   

   세상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 아니 나 자신은 지금 무엇을 향하여 어디를 걷고 있는가?


   일찍이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외쳤다. 무엇을 제법 안다고 소리소리 지르지만, 기실 아무것도 모르는 소피스트들에게 “네가 얼마나 무식하냐?”를 알아 차리라는 주장이었다. 오늘 우리가 백 번 들어 마땅한 외침이다.


   잘사는 것도 좋고, 권력과 명예로 세상의 주님노릇 하는 것도 기쁨이요 영광(?)이리라. 그러나 우리가 과연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한번쯤 생각하면서, 인생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이고, 참 삶의 길은 어떤 것인지도 밝힐 줄 알아야겠다.


               - 낭만에 초쳐먹는 소리 중에서 / 강길웅 요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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