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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아침을 여는 3분 피정] 2,심부름꾼 (마르 1,1~11)
작성자박종진 쪽지 캡슐 작성일2006-07-22 조회수623 추천수7 반대(0) 신고



    심부름꾼 (마르 1,1~11)

    어린 시절 학교 가는 길에 어머니에게서 돈 천원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저에게는 꽤나 큰 돈이었습니다. " 학교 갔다오는 길에 콩나물하고 두부 좀 사오너라." 하시며 저에게 심부름을 시키신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의 그 말씀은 일명 '달고나' 라고 하던 설탕 과자 때문에 뭉게구름 사이로 그만 사라졌습니다. 그 시절 설탕 과자를 파시던 아주머니, 아저씨들의 입담이 어찌나 좋고 능수능란하던지, 그분들의 '호객 행위' 에 그만 홀깍 넘어가 버린 것이었습니다. 다 큰 어른이 된 지금도 유혹을 받으면 금세 넘어가고 말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나 지금이나 저는 그리 훌륭한 심부름꾼은 못 되는 것 같습니다. 세례자 요한이 예수님의 '심부름꾼' 으로 등장합니다. 그는 자신의 것이 아닌 그분의 것을 소리 높여 외칩니다. 세례자 요한이 외치던소리는 회개와 겸손에로의 초대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예수님 신발 아래로 자신을 낮춥니다. 하느님께 돌아서서 그분의 사랑에 잠기는 것이 회개입니다. 그리고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는 것이 겸손의 출발이구요, 세례자 요한은 하느님 안에서 모두를 나보다 낫게 여기도록 광야에서 힘차게 외쳐 댑니다. 다시 옛 기억을 떠올립니다. 콩나물과 두부 살 돈을 ' 달고나' 와 바꾸어 버렸던 그날 밤, 두려운 마음에 집에 들어가지 못한 채 골목 어귀를 맴돌면서 한참을 서성였습니다. 잔뜩 화가 나셨을 어머니에게 둘러댈 변명거리를 찾으면서요. '솔직하게 털어 놓고 잘못했다고 빌어 볼까? 아니면 못된 동네 형들에게 돈을 빼았겼다고 거짓말을 할까?....' 그때 저는 늦도록 돌아오지 않는 자식 때문에 대문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계시는 어머니를 보았습니다. 그 순간 모든 두려움이 사라졌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 잘못했어요, 용서해 주세요!" 라는 말밖에 없었습니다. 예수님이 오십니다. 그리고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그분의 심부름꾼입니다. 심부름꾼이라면 그분의 말씀을 열심히 듣고 그대로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구요? 그럼 " 잘못했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라고 고백하며 어머니에게 다가갔던 어린 시절의 그 기억들을 되살려 보는 것이 어떨까요? " 나보다 더 강한 분이 내뒤에 오십니다. 나는 꾸부려 그분의 신발끈을 풀 자격조차 없습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물로 세례를 베풀었지만, 그분은 여러분에게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실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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