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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단순할수록 좋아하시는 주님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6-06-30 조회수1,191 추천수15 반대(0) 신고
6월 30일 연중 제12주간 금요일-마태오 8장 1-4절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단순할수록 좋아하시는 주님>


저녁 무렵 밭에 파 모종을 심다가 잠깐 사이에 산모기 떼의 집중적인 습격을 받고 며칠째 고생하고 있습니다. 너무 간지러워 ‘박박’ 긁고 나면, 잠깐 동안은 시원하지만 그 다음부터가 문제입니다. 긁고 나면 상처가 남고, 그 상처가 도져서 곪고, 또 다른 상처를 유발합니다.


너무 가려워 온몸을 비틀면서 오늘 복음을 읽다보니 나병환자 치유에 관한 복음이군요. 나병환자들의 고통이 얼마나 컸겠는가, 많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격리 외에는 특별한 치료약이 없던 시절, 매일 소멸되어가는 자신의 신체를 눈으로 확인해야 했던, 그러나 아무런 방법도 없었던 나병환자들의 고통은 정녕 끔찍했을 것입니다.


육체적인 고통이야 그런대로 참을 만 했습니다. 나병에 따른 정신적 고통은 더욱 견딜 수 없었습니다.


나병이 어떤 병입니까? 요즘 정확히 밝혀진 대로 상황에 따라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병입니다. 그러나 예수님 시대, 이 병은 천형으로 봤습니다. 그리고 율법은 나병에 걸린 사람을 부정한 인간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래서 나병환자가 발생하면 즉시 사회로부터 격리시켰던 것입니다.


출애굽 이후 이집트 사막을 횡단할 때도 나병환자들은 천막 밖에서 머물게 했습니다. 가나안 땅에 들어온 이후에도 그들은 성 밖에서 살아가야 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은 물론 인간사회로부터 철저하게 격리된 채 산짐승처럼 살아갔던 그들의 고통은 필설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고초를 겪어왔던 한 나병환자가 목숨을 걸고, 마지막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예수님께 달려옵니다. 그의 눈에는 더 이상 다른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율법을 어기는 것도 무섭지 않습니다. 그에 따른 벌도 더 이상 문제되지 않습니다. 세상 사람들의 시선도 두렵지 않습니다. 오직 예수님의 자비만 믿고, 한번 새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예수님께 달려옵니다.


자비 지극한 예수님이셨기에, 측은지심으로 충만한 예수님이셨기에, 이런 나병환자를 그냥 지나치실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도 이 세상 살아가다보면 본의 아니게 인생의 막장 앞에 서게 됩니다. 삶의 막다른 골목에서 목 놓아 울게 됩니다. 육체의 병은 물론 심각한 영혼의 불치병에 걸려 허우적거리게 됩니다.


그 순간, 오늘 나병환자의 외침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크나큰 불운이나 실패, 건강악화 앞에서 낙담하고, 좌절하고, 고민하고, 그러다 스트레스 받아 삶을 포기하는 분들이 계시는가 하면 전혀 다른 분들도 만납니다.


한번 새 삶을 살아보겠다는 간절한 바람, 그래서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겠다는 강력한 원의를 가지고 최선을 다합니다. 목숨을 걸고 기도합니다. 거기에 하느님의 자비가 더해지면서 기적 같은 일이 생기는 것입니다.


주님께 단순한 방법으로 다가가십시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격식을 요구하지 않으십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단순할수록, 어린이 같을수록, 솔직할수록 우리를 좋아하십니다.


육체의 질병뿐만 아니라 영혼의 질병-마음의 어둠과 슬픔과 나약함, 그리고 방종한 습관 등-을 뒤로 감추지 말고 주님 앞으로 나아가십시오. 그분 앞에 무릎을 꿇으십시오. 그리고 외치십시오.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전지전능하십니다. 주님께서는 결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변화시켜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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