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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5월24일 야곱의 우물 - 마르10,17-27 묵상/ 재물과 하느님 나라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5-24 조회수359 추천수4 반대(0) 신고
재물과 하느님 나라

그때에 17예수님께서 길을 떠나시는데 어떤 사람이 달려와 그분 앞에 무릎을 꿇고, “선하신 스승님, 제가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 하고 물었다. 18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고 하느냐 ? 하느님 한 분 외에는 아무도 선하지 않다. 19너는 계명들을 알고 있지 않느냐 ? ‘살인해서는 안 된다. 간음해서는 안 된다. 도둑질해서는 안 된다. 거짓 증언을 해서는 안 된다. 횡령해서는 안 된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20그가 예수님께 “스승님, 그런 것들은 제가 어려서부터 다 지켜왔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1예수님께서는 그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시며 이르셨다.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22그러나 그는 이 말씀 때문에 울상이 되어 슬퍼하며 떠나갔다. 그가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23예수님께서 주위를 둘러보시며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재물을 많이 가진 자들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 24제자들은 그분의 말씀에 놀랐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거듭 말씀하셨다. “얘들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 25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26그러자 제자들이 더욱 놀라서, “그러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는가 ?” 하고 서로 말하였다.
27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바라보며 이르셨다.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그렇지 않다.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언젠가 사촌 오빠와 ‘부자와 가난한 사람’ 에 대해 열을 올리며 대화를 한 적이 있다. 오빠 말은 아직도 우리 사회의 부자는 어떤 식으로든 부당한 짓을 많이 해서 부를 축적한 사람이고 자선에 인색한 사람인 반면에 가난한 사람은 대개 착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아마 오빠의 머릿속에는 아직도 착취와 억압을 일삼던 민주화 시대 이전의 권력자 (부자)들과 당시 노동력을 착취당하던 ‘민중’ 이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마디로 ‘부자 = 나쁜 사람’, ‘가난한 사람 = 선한 사람’ 이라는 공식을 세워놓고 있었다.
오빠의 말에 나는 시대가 많이 달라졌다는 점과 함께 통계상 한국 천주교 신자의 생활 수준이 한국 평균 중상위를 차지하고 그중에는 큰 부자들도 많은데, 그렇다면 한국의 천주교 신자들은 대개 나쁜 사람 무리에 속하겠다며 반박했다.

누군가 내게 굳이 부자와 가난한 사람을 구분하라고 하면 ‘선한 부자와 vs 악한 부자’, ‘선하고 가난한 사람 vs 악하고 가난한 사람’ 으로 나눌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오빠 말대로 부당한 짓을 많이 해서 부를 축적하고 그것을 자기만 사용하거나 비리에 휩쓸려 나쁜 권력에 악용되는 어리석은 부자들이 많지만, 열심히 땀 흘려 부자가 되고 힘들게 얻은 부를 어려운 이웃과 나누고 사회에 환원하고자 애쓰는 선한 부자가 더 많다고 생각한다. 1990년도 이후에 급격히 늘어난 사회복지기관의 운영은 대부분 선한 독지가들에 의해 시작되었고, 지금도 많은 부분에서 선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십시일반 모아 자선의 사회적 분위기를 이어가고는 있지만 정작 큰일은 큰 선한 부자들이 나선다는 점에 대해 나는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은 선한 부자를 지향해야 한다고 본다.
한편 가난한 사람들 중에는 자신의 의지나 노력과 달리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는 선한 가난한 사람이 많은 반면 게으르고 무기력하며, 생활이 무질서하고, 개념 없는 경제생활로 인해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 가난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하는 물귀신 같은 나쁜 가난한 사람도 많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재물을 많이 가진 자들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고 말씀하신다. 인류에게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이 도덕과 윤리 기준이 되기 이전의 고대사회에서 사랑 · 박애 · 이타심 · 나눔 · 친교 · 봉사 등의 정신을 언급한 문헌과 사례는 드물었다. 그리스도교가 인류에게 한 최대의 선물은 십자가를 통한 바로 이런 정신의 확산이었고, 왕 · 왕후 · 귀족 · 사업가 출신의 많은 성인 성녀가 역사의 과정에서 그것을 몸소 실천해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제 그토록 어렵다는 길, 부자들이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길을 하느님께서 확실하면서도 탄탄하게 닦아놓으셨다.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마태 19, 26)
김혜경(서강대학교 신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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