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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어떤 예수회 신부님의 이야기
작성자송규철 쪽지 캡슐 작성일2006-05-15 조회수795 추천수13 반대(0) 신고

 

52단계(125점)기도의 사도직  [공개]  (예수회) 

   cafe.daum.net/eaop 

    

 

 

 

안톤 룰릭이라는 알바니아 예수회 신부님의 이야기 입니다.   

 

 

1996년은 안톤 룰릭 신부님께서 사제서품을 받으신 지 50주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실 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도, 바로 그 해에 사제서품 금경축을 맞으셨지요.

그래서 교황님께서는 사제서품 50주년을 맞이하는 신부님들 가운데 오실 수 있는 분들을 교황님과 함께 경축할 수 있도록 바티칸으로 초대하셨습니다.

그 중, 두 사제가 50년간의 사제로서의 삶을 나눌 수 있도록 제비뽑기로 선정되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하시게 된 사제는 학자 신부님이셨습니다. 그분은 지난 50년 간 자신이 관련되었던 교단과 여러 지식인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셨고, 모두들 그 이야기를 정중하게 인내하며 들었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로 선정된 안톤 룰릭 신부님 차례가 되어 말씀을 시작하자 좀 전의 학자 신부님 말씀은 고스란히 잊혀지고 말았습니다.

 

다음은 바로 안톤 신부님 자신의 이야기입니다.


저는 알바니아에서 태어났습니다. 그곳은 제가 사제서품을 받은 직후, 얼마 되지 않아 바로 공산독재치하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무자비한 종교탄압이 즉각 시행되었고 저의 동료 예수회 사제들에게는 임의 재판을 거쳐 사형이 선고되었습니다.

 

모두 믿음의 순교자로 기쁘게 죽어갔습니다. 마치 조국의 구원을 위하여 빵이 쪼개어지고 피를 흘리듯이 말입니다.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

 

 

 

1946년 그렇게 그들은 그들의 마지막 미사를 온몸으로 봉헌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저에게 산채로 그분의 십자가에 못 박혀, 저의 팔을 벌리고 그분과 함께 있도록 하는 희생을 원하셨습니다.

저의 사제적 희생제사는 사제로서의 전 삶을 조롱과, 배척과, 고문과, 감옥살이에 바치는 것이었습니다.

 

가시관을 씌움

 

 

서품을 받은 해 12월 19일, 공산정권은 제가 정부에 반대선동을 한다는 구실로 체포한 후 17년간은 감옥에, 그 후 다음 17년간은 노동수용소로 보냈습니다.

저의 첫 번째 감옥은 아주 추운 외딴 산골마을의 한 작은 화장실이었습니다. 9개월간, 저는 누울 수도, 다리를 펼 수도 없는, 그 비좁고 더러운 곳에서, 그것도 강제로 인분 위에 앉아있어야만 했습니다.

 

서품을 받은 바로 그 해, 성탄절 밤에 그들은 저를 감옥의 1층에 있는 다른 화장실로 끌고 가서 옷을 벗기고 밧줄에 묶어 천장에다 발가락이 겨우 바닥에 닿을 듯 말듯하게 매달았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혹독한 냉기가 전신을 휘감았고 그것이 제 가슴까지 차 올라왔을 때, 심장은 곧 멈출 것만 같았습니다.

 

갑자기, 너무나 엄청난 절망감으로 저는 크게 소리를 내고 울었습니다. 그러자 저를 심문하던 사람이 달려와 받줄을 잘라 저를 바닥에 내려놓고 다시 마구 구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바로 그 날 밤, 그 더럽고 혹독한 곳에서 저는 참으로 예수님의 강생과 십자가의 의미를 깨달았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그 고통 안에서 바로 저와 함께 제 안에서 힘을 주시는 예수님과 함께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느 때는 너무도 강하게 저를 지탱해 주셨기 때문에 저는 그 고통 중에서도 위로를 느꼈고, 심지어 마음 깊이 신비로운 기쁨이 차올랐습니다.

 

인간적으로 보면 사제로서의 제 삶의 거의 모든 것을 다 빼앗아버린 그 고문자들에게 저는 어떤 미움도 느끼지 않았습니다.

 

1989년, 제가 79세 되던 해, 처음으로 감옥에서 석방되었는데 길거리에서 우연히 저를 고문하던 사람 중 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는 곧장 그에게로 다가가 그를 진심으로 껴안았습니다.

 

이것이 사제로서의 제 삶이었습니다.

 

아마도 저와 함께 금경축을 맞이하는 여러분들과 많이 다르겠지만 반드시 특이한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난 50년 동안 수천 명의 사제들이 오직 사제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박해 받아왔기 때문입니다.

 

비록 우리들의 경험은 모두 다르지만 우리는 모두 성품 성사와 예수님의 사랑 안에서 하나입니다.

 

사제는 무엇보다 사랑하는 것을 배운 사람입니다. 그는 오직예수님을 사랑하기 위해 사는 사람이며, 그러므로 예수님을 위해, 사람들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모든 상황에서, 예수님에 대한 사랑으로, 그들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사제그의 삶을 바치고 예수님과 사람들을 위해 그의 생명을 내어줍니다.


  
출처 : 기도의 사도직 원문보기 글쓴이 : 제피리노(김영석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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