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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의 영원한 비전" - 8.10,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8-11 조회수359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8.10 화요일 성 라우렌시오 부제 순교자(+258) 축일

2코린9,6-10 요한12,24-26

 

 

 

 

 

"우리의 영원한 비전"

 

 

 

우리의 영원한 비전은 하느님이요 그리스도님이십니다.

하느님의 나라 공동체입니다.

혼자서는 살 수 없거니와 사람이 될 수도 없습니다.

사람은 불완전하고 약하기 때문입니다.

함께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야 비로소 살 수 있고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날의 화두는 단연코 ‘공동체’입니다.

교육의 두 목표는 ‘더불어 사는 것’과

‘제 앞가림 하는 것’인데 우선적인 게 ‘더불어 사는 것’입니다.

제 앞가림의 머리만 있고 더불어 사는 마음이 없으면

공동체는 약육강식의 정글로 변할 것입니다.

 

더불어 사는 공부는 참 중요하고 힘든 평생공부로 졸업이 없습니다.

공동생활을 해본 사람은 누구나 공감하는 진리입니다.

결국 성경이나 우리 분도규칙도

더불어 사는 방법을 배우는 교과서라 할 수 있습니다.

그처럼 함께 사는 것이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갈수록 늘어나는 혼자 사는 주거 형태의 ‘원룸’인데

참 우려되는 오늘의 현실입니다.

 

인도의 성자라 일컫는 간디의 무덤 표지 석에는

‘국가가 멸망할 때 나타나는 일곱 가지의 사회악’이란 제하에

“원칙 없는 정치,

  노동 없는 부(富),

  양심 없는 쾌락,

  인격 없는 교육,

  도덕 없는 상업,

  인간성 없는 과학,

  희생 없는 종교”란 글이 씌어있다 합니다.

말 그대로 얼빠진 사회입니다.

그대로 우리나라 공동체 현실을 가리키는 것 같아 씁쓸한 심정입니다.

 

오늘 저는 우리의 영원한 비전인 하느님 나라 공동체에 대해 묵상했습니다.

공존공생, 공존공락, 공존공빈의 공동체가 하늘나라 공동체입니다.

사람들은 가난을 원망하는 게 아니라 공정치 못함을 원망합니다.

하느님의 나라 유토피아 공동체는

잘난 이들의 획일적 엘리트 공동체가 아닙니다.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이 더불어 평화로이 사는 가족공동체입니다.

중심에 돈의 탐욕이 아닌 하느님의 사랑이 자리하고 있는

‘사랑의 공동체’가 바로 하느님의 나라 공동체입니다.

능률과 실적 중심의 강하고 능력 있는 자들만이 살 수 있는 공동체가 아니라,

늙은이와 젊은이, 건강한 이와 병든 이, 강한 이와 약한 이

모두가 한 가족처럼 사랑으로 보완 협력하여 살아 갈 때

하느님 나라 공동체의 실현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기쁘게 주는 이를 사랑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에게 모든 은총을 넘치게 주실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언제나 모든 면에서 모든 것을 넉넉히 가져

  온갖 선행을 넘치도록 할 수 있게 됩니다.”

 

바로 이런 끊임없이 기쁨으로 나눌 때 하느님 나라 공동체입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아낌없이 나누어 주는 이들,

그들의 의로움은 영원히 존속됩니다.

그러니 없어서 못 나눈다는 다는 것은 거짓말입니다.

아무리 가난해도 진정성만 있으면 존재 자체가 나눔이 됩니다.

사실 하느님께서는 이런 은총을 넘치게 주셨습니다.

작은 미소, 친절한 말, 작은 선행 등,

진정성의 사랑만 담기면 모두가 기쁨의 선물들입니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주지도 않고 받지도 않고 혼자만의 고립 단절된 삶이 바로 지옥입니다.

내적 성장, 성숙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섬김이나 나눔 없는 무관한,

한 알 그대로 있다 한 알 그대로 마치는 인생이라면 얼마나 허망하겠는지요.

끊임없이 섬김과 나눔을 통해 자신을 비워갈 때

풍성한 열매의 내적 삶입니다.

역설적으로 비움을 통한 자기실현의 충만한 삶입니다.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

 

자기 집착일 때 죽음이요,

자기에서 이탈해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에 투신할 때

영원한 생명이라는 말씀입니다.

모두가 하느님 나라 공동체를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가르침입니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한다.

  내가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사람도 함께 있을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면, 아버지께서 그를 존중해 주실 것이다.”

 

주님을 섬기고 따르는 일은 막연하지 않습니다.

바로 섬김과 나눔을 통해 자기를 비워하는 것이

주님을 섬기는 것이자 따르는 것이요

주님도 이들과 함께 하시고 아버지께서도 이들을 존중해 주십니다.

 

위로 하느님을 사랑하고 옆으로 이웃을 사랑할 때 하느님 나라 공동체입니다.

 

오늘 본기도 중

‘저희도 그의 모범을 따라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그의 가르침을 따라 형제들을 섬기게 하소서.’ 말씀처럼

공동체의 중심이자 영원한 비전인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형제들을 겸손히 섬길 때 하느님 나라 공동체의 실현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하느님 나라 공동체를 이루어 살게 하십니다.

 

“잘되리라, 후하게 꾸어주고, 자기 일을 바르게 처리하는 이!

  그는 언제나 흔들리지 않으리리, 영원히 의인으로 기억되리라.”

(시편112,5-6).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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