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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내 안에 머물러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 신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6-05-14 조회수818 추천수12 반대(0) 신고


2006.5.14 부활 제5주일

 

사도9,26-31 1요한3,18-24 요한15,1-8

 

 

 

 

 

 

 

"내 안에 머물러라”

 

 



수도원에 살아도 때로 마음이 허무함에 젖어들 때가 있습니다.


며칠 전 마음 허전하기에

차 한 잔 하며 가만히 밖의 신록의 산야를 바라보는 순간

고요한 기쁨이 물밀듯 밀려오면서 저절로 흘러나온 글이 있습니다.


주님은 임으로 바꾸고,

제목은 ‘이렇게 좋으신 임 찾아오시는데’로 정했습니다.


“햇살 은총 가득,

  신록으로,

  찾아오시는 임이신데


  부드러운 미풍,

  은은한 향기로,

  찾아오시는 임이신데


  온갖 꽃들,

  환한 웃음으로,

  찾아오시는 임이신데


  내 누구를 기다리겠는가?

  내 누구를 찾아 나서겠는가?


  이렇게 좋으신 임 찾아오시는 데.”


부활하신 주님의 체험이라 할까요?
좌우간 글 써놓고 큰 위로와 평화를 느꼈습니다.


주님의 사랑 안에 머무르고 있는데 누구를 기다리겠으며,

누구를 찾아 나서겠습니까?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너희 안에 머무르겠다.”
주님의 참 좋으신 말씀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 어디에 머무르고 계십니까?
주님 안에 머무르고 계십니까?


주님 안에 머무를 때 비로소 안정과 평화입니다.
주님 안에 머무를 때 비로소 위로와 기쁨입니다.
주님 안에 머무를 때 비로소 해갈되는 영혼의 목마름입니다.


이 주님 안이 내 생명의 제자리입니다.
이 자리 찾지 못해 모두들 계속 방황입니다.

평생 주님 안에서의

제자리 찾지 못하고 헤매다 세상 떠나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엉뚱한 자리에서 아까운 정력과 시간 탕진하면서

마음의 공허를 채우려하지만 더욱 깊어가는 마음의 허무일 뿐입니다.


주님 안에 머무르는 것 막연한 뜬 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주님의 계명을 지킬 때 비로소 주님 안에 머무르게 됩니다.


주님의 계명은 무엇입니까?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믿고 서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말과 혀로가 아닌, 행동으로 진리 안에서 사랑하는 것입니다.


진리 안에서 사랑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위장된 거짓 사랑도 많기 때문입니다.


진리 안에서 사랑이 안전하고 영육에 평화와 건강을 줍니다.
진리 안에서 사랑 한다는 것,

바로 진리이신 주님 안에서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래야 그분 앞에서 마음을 편히 가질 수가 있습니다.
혹 마음이 단죄하더라도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마음보다 크시고 또 모든 것을 아시기 때문입니다.

 

하여 마음이 우리를 단죄하지 않으면

우리는 하느님 앞에서 확신을 가지게 되며,

우리가 청하는 것은 다 그분에게서 받게 됩니다.


저의 말이 아니라 오늘 2독서에서 사도 요한이 주시는 말씀입니다.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너희 안에 머무르겠다.”


고마운 것은 뒷부분 나도 너희 안에 머무르겠다는 말씀입니다.


완전히 주님과 일치의 관상 상태를 말해 줍니다.
바로 이 때

허무의 심연은 사랑의 충만으로,

어둠은 빛으로,

절망은 희망으로,

죽음은 생명으로,

불평과 불만은 감사와 찬미로 바뀝니다.

 

이런 일치의 상태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청하기만 하면 그대로 이루어집니다.


주님과의 일치 상태의 관상에서 자연스레 흘러나오는

내적 힘이, 일이나 활동이, 삶을 풍요롭게 합니다.

 

오늘날 그 흔한 중독을 치유해줄 뿐 아니라 중독에 빠지지 않게 합니다.

 

사실 주님 안에 머무는

관상보다 더 좋은 웰빙(well-being)도 웰다잉(well-dying)도 없을 것입니다.


바르나바와 사울이

담대하게 주님의 말씀을 전하며 숱한 열매를 맺을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주님과 일치의 관상이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깨닫습니다.


주님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너희는 나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주님 없이 하는 일 아무 열매도 맺지 못합니다.
수고는 많이 했는데 남는 것은 하나도 없고 마음은 허무로 가득할 뿐입니다.


저절로 코헬렛(전도서)의 말씀 새어 나올 것입니다.
“허무로다, 허무! 코헬렛이 말한다. 모든 것이 허무로다.”


하느님을 까맣게 잊고 현세의 삶에 전념하는 이들,

좋은 날이 다 지나고

“사는 재미가 하나도 없구나!” 하는 탄식 소리가 새어 나오기 전,

아직 힘 있을 때 생명의 하느님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런 진리를 뼈저리게 통찰한 시편 저자의 고마운 고백 들어보십시오.
“주께서 집을 아니 지어 주시면 그 짓는 자들 수고가 헛되고,
  주께서 도성을 아니 지켜 주시면, 그 지키는 자들 파수가 헛되며,
  이른 새벽 일어나 늦게 자리에 드는 것도, 수고의 빵을 먹는 것도 헛되리로다.”

괴연 여러분은 주님 안에 머물러 계십니까?
내 관상의 열매들이자 성령의 열매들인

사랑,

기쁨,

평화,

인내,

친절,

선행,

진실,

온유,

절제,

겸손,

희망,

믿음의 열매들은 잘 익어가고 있는지요?

주님 안에 머무를 때,

주님 또한 우리 안에 머무르므로 풍성한 관상의 열매들이요,

진정 이게 우리의 영원한 기쁨이요 행복이 됩니다.

 

비로소 우리 모두는 주님의 제자가 되고

우리의 아버지께서 영광스럽게 되실 것입니다.


주님 안에 머무는 가시적 장소와 시간을 마련해야 합니다.
주님 안에 머무는 것도 훈련을 통한 습관화가 절실합니다.


이 물질주의가 만연된 세속화로 치닫는,

영성은 점점 약해지고 온통 육신의 욕망만 팽배한 세상에서

참 사람으로, 하느님의 자녀인 관상가로 살기위해,

주님 안에 머물러 참 나를 찾는

미사시간, 피정시간, 기도시간, 묵상시간, 성서공부의 마련은 필수입니다.


이 복된 미사시간,

주님 안에 머물면서 참 나를 찾고

주님의 생명과 사랑으로 가득 채우는 우리들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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