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분수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6-07-19 조회수712 추천수5 반대(0) 신고

 

 

독서: 이사 10,5-7.13-16 복음: 마태 11,25-27 만군의 주님이신 분은 이스라엘만의 주님이 아니라 모든 나라와 민족의 주님이시기도 하다. 아시리아가 사마리아와 예루살렘을 침략하는 것은 그것도 주님의 뜻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고대 구약의 예언자들과 역사가들은 거역하는 백성들을 응징하고 회개로 되돌리는 수단으로 주께서는 이민족의 침입을 허락하신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니 이민족들은 야훼 하느님을 알거나 모르거나 간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하느님의 뜻을 수행하고 있는 도구인 셈이다. 그러나 이 도구가 도구로써의 정체성을 잃고 주인 행세를 하려고 들 때에는 그 역시 징벌의 대상이 될 뿐이다. “불행하여라, 내 진노의 막대인 아시리아!” 아시리아는 주님의 분노를 표출하는 몽둥이일 뿐이라는 사실을 잊어먹고 스스로의 힘으로, 스스로의 지혜로, 모든 것을 행사하는 줄로 착각했다. “나는 내 손의 힘으로 이것을 이루었다. 나는 현명한 사람이기에 내 지혜로 이루었다. “ 분수를 모르는 행동은 그만 한계선을 넘어 버리게 된다. 주님은 “약탈물을 약탈하고, 강탈물을 강탈하라”(6절의 직역)고 명하셨을 뿐인데 아시리아는 온 민족의 경계선을 치워버리고, 그들의 재산을 빼앗는 일에만 혈안이 되어 있었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오로지 멸망과 파멸 밖에는 생각이 없었다. 아시리아는 막강한 군사력을 가지고 남하해오면서 시리아의 다마스쿠스와 에프라임의 사마리아를 쑥밭으로 만들고, 이들 나라의 백성들과 다른 나라의 백성들을 뒤섞어 버렸다. 아예 민족을 말살하려는 정책을 폈던 것이다. 이는 주님께서 원하시지 않는 일. 약탈을 일삼는 자들을 약탈하고, 강탈을 놀이 삼는 자들을 강탈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행동이다. 과부들을 약탈하고, 고아들을 강탈하는 자들(2절b) 불의한 법을 세우고, 고통을 가하는 규정들만 써내려 가는 자들(1절) 힘없는 이들의 소송을 기각하고, 가난한 이들의 권리를 박탈하는 자들(2절a) 바로 그들에게 휘둘러야 할 몽둥이가 엉뚱한 곳에서 제멋대로 난동을 부리고 있는 셈이다. 그러니, 도끼질하는 주인의 말을 듣지 않는 도끼. 톱질하는 주인의 말을 듣지 않는 톱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런 오만방자한 도끼와 톱, 몽둥이와 막대기는 훨훨 타오르는 불길 속으로 던져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아시리아 임금의 오만한 마음에서 나온 소행과 그 눈에 서린 방자한 교만을 벌하시리라. “(12절) 오늘 복음에서는 “하늘과 땅의 주님”께서 자칭 지혜롭다는 사람과 슬기롭다는 사람에게는 감추시고 철부지 같은 사람에게는 드러내 보여주신다고 한다. 무엇을 감추시고 무엇을 드러내 보이신다는 말인가. “하늘과 땅”의 이치다. 하늘 아래, 땅 위의 가장 근본적인 이치. 땅과 하늘이 뒤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이치. 눈에 보이지 않게 감추어도 분명하게 보이는 이치. 천지 분간을 못하는 철부지 같은 어린이만 알아들을 수 있는 이치. 그것이 무엇인가?
하늘과 땅의 주인.
만물의 주인.
만군의 주인.
온 민족의 주인이 따로 있다는 사실이다.

그 사실을 알고 겸손 되게 살아가는 것.
그 사실을 알고 자기 분수를 지키는 것.

자칭 지혜롭다는 사람, 
자칭 슬기롭다는 사람
자칭 힘 있다는 사람에게는
가장 순순히 받아들이기 힘든 이치는 아닐까.





Mozart - Violin concerto No.3. in G major K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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