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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베드로 사도의 눈물 젖은 손수건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6-06-29 조회수1,246 추천수18 반대(0) 신고
6월 29일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마태오 16장 13-19절


“너는 베드로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베드로 사도의 눈물 젖은 손수건>


오늘 초세기 가톨릭교회의 두 기둥이셨던 베드로, 바오로 사도 대축일입니다. 묵상할 때 마다 느끼는 바입니다만, 두 분 다 교회의 초석을 놓기 위해 얼마나 노고가 많으셨던 분들인지 모릅니다. 참으로 고마운 분들이며, 감사드려야 할 분들입니다. 너무나 위대해서 감히 우러러 볼 수 없는 분들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얼마나 친근한 분들인지요. 또한 얼마나 재미있는 분들인지요.


예수님으로 인해 한 평생 힘겨운 나날을 보내셨던 분들, 그러나 결국 예수님으로 인해 영원한 행복의 길을 찾으셨던, 그래서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귀감이 되신 베드로, 바오로 사도이십니다.


전승에 따르면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 배반 사건 이후에 항상 수건 한 장을 가슴 안에 넣어 다니셨답니다. 그 이유는 배신에 따른 죄책감, 죄송함에 자기도 모르게 시도 때도 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기 위해서였답니다.


철저한 배신에도 불구하고 단 한마디 질책하지 않으셨던 스승님, 너무도 큰 사랑으로 죄인인 자신을 품에 안아주신 예수님 생각에 베드로는 평생 눈물을 억제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존귀하신 주님, 생명의 주관자이신 주님을 세 번이나 배신한 지난날의 과오가 떠오를 때 마다 베드로는 크게 흐느껴 울었답니다.


이토록 울보 중의 울보였던 베드로 사도였기에 그의 눈자위는 늘 짓물러있었답니다.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후 베드로는 매일 새벽 첫닭이 울면 자동으로 기상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침기도를 드린 후에는 어김없이 심하게 울었다고 전해집니다. 자신의 배신을 기억하면서, 다시는 배신을 때리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말입니다.


예수님으로부터 아직 불림을 받지 않았을 때 베드로 사도의 이름은 시몬이었습니다. 흔들리는 갈대와도 같이 나약했던 시몬이었습니다. 너무나 인간적이고 자기중심적이던 시몬이었습니다.


흔들리는 갈대였던 시몬에게 예수님께서 다가가십니다. 그리고 그에게 베드로(큰 바위, 혹은 반석이란 의미)라는 새로운 이름을 건네십니다.


‘베드로’란 이름을 부여하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복음 선포와 하느님 나라 확장을 위해 이 세상 그 어떤 장애물과 풍랑 앞에서도 흔들리지 말고 꿋꿋하라고 주신 이름입니다. 튼튼한 주님의 집을 짓기 위한 든든한 기초, 반석이 되라고 부여하신 이름입니다.


베드로가 주님을 떠났을 때, 배신했을 때, 그분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십자가를 거부했을 때, 사실 그는 이름만 반석이었지 한 줌 흙덩이에 불과했습니다.


베드로가 예수님의 수제자란 위치에 따른 지나친 우월감에 빠져 정신 못 차릴 때, 그래서 남보다 위에 서려고 기를 쓸 때, 사실 직위만 수제자였지 몸은 이미 제자직에서 멀리 떠나있었습니다.


베드로가 자신의 능력과 힘만을 믿고, 하느님께 매달리지 않았을 때, 사실 베드로는 몸만 반석이었지 마음은 이미 배반자의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겸손입니다. 지속적인 통회입니다. 지속적인 눈물입니다. 나는 주님의 도우심을 힘입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항상 깨닫는 일입니다. 주님의 자비, 주님의 은총, 주님의 사랑 없이 우리는 단 한순간도 바로 설수 없다는 진리를 알게 되는 일입니다.


역설적이게도 베드로는 자신이 가장 비참하게 되었다고, 그러니 제발 좀 도와주시라고 주님 앞에 겸손하게 무릎 꿇을 때 비로소 진정한 수제자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베드로는 가장 밑바닥에서 예수님의 십자가 신비, 육화강생의 신비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오늘 강건해지고 싶으십니까? 오늘 주님 은총 안에 살고 싶으십니까? 오늘 그분 사랑 안에 행복해지고 싶으십니까?


그렇다면 그 방법은 한가지뿐입니다. 베드로처럼 솔직해지는 것입니다. 겸손해지는 것입니다. 눈물 철철 흘리는 것입니다. 내 모든 부끄러움, 수치심,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주님께로 돌아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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