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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남에게 주는 방법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6-06-28 조회수848 추천수8 반대(0) 신고

 

 

 

 

 

 

   유대교 법의 해석인 미슈나 토라에서,

위대한 랍비인 메모니데스는 자비나 남에게 베푸는 자선에는

여덟 가지 다른 차원이 있다고 했다.

 

이것이 외할아버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장 이해하기 어렵고

의문을 품었던 유대교의 가르침이었다.

외할아버지는 일생 동안 탈무드를 연구하는 정통 유대교회의 랍비였다.

 

그때 나는 불과 다섯 살배기 어린아이일 뿐이었다.

경전의 내용이 어려우면 외할아버지는 쉽게 풀어 설명해주셨다.

그것은 근본적인 지혜의 내용이었다.

 

 

여덟 번째 차원은.. 

추위에 떨며 도움을 청하는 사람에게

내키지는 않더라도 코트를 사주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증인으로 세운 후에 코트를 사주고 감사의 인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것이다.

 

 

일곱 번째는..

똑같이는 하지만 감사의 인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지 않는 것이다.

 

 

 

여섯 번째는..

도움을 청하기도 전에 코트를 사서 마음으로부터 기꺼이 주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기꺼이 열린 마음으로 주되 코트를 사주고 남이 모르게 하는 것이다.

 

네 번째는..

기꺼이 열린 마음으로 주되 자기가 그 사람을 위해 산 코트가 아니라

바로 자신의 코트를 주는 것이다.

 

 

세 번째는..

기꺼이 열린 마음으로 자신의 코트를 주지만 누가 주었는지 모르게

주는 것이다.

하지만 자기 자신만은 누구에게 주었는지는 아는 것이다.

 

 

두 번째는..

기꺼이 열린 마음으로 자신의 코트를 주지만 누가 주었는지 모르게 주고

그 코트를 받은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르게 하는 것이다.

받은 사람은 모르지만 자신은 자선을 베풀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순수하게 남에게 베푸는 차원은..

기꺼이 열린 마음으로 자신의 코트를 주지만 누가 주었는지 모르게 주고

그 코트를 받은 사람이 모르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자선을 베풀었다는 사실도 잊는 것이다.

그때서야 비로소 우리 안에 있는 선함이 자연스럽게 표출된 자선을

베풀었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가 무언가를 준다는 것은

한 송이의 꽃이 저절로 향기를 뿜어내듯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이다.

 

당시 어린 내게 선한 사람이 되고 옳은 일을 한다는 것은 아주 중요했다.

그래서 외할아버지의 말씀을 귀 기울여 들었다.

그리고 그를 안심시켜드리기 위해 말했다.

 

"할아버지,  전 항상 가장 옳은 방법으로 남에게 베풀 거예요."

 

외할아버지는 웃으면서 부드럽게 말씀하셨다.

 

"여덟 번째 차원의 사람처럼 추위에 떨면서 도움을 청하는 사람에게

별로 내키지는 않지만 마지못해 코트를 사주고 다른 사람을 증인으로

세워 감사의 인사를 받기 위해 기다렸다고 생각해 보자...

 

우리 모두가 그렇게 했다면 지금보다 세상에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더 많을까?  더 적을까?"

 

나는 한참을 생각했다.

외할아버지의 질문을 이해하려고 애썼지만 자신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할아버지,  더 적어지는 것이 맞지요?"

"그렇단다. 그 사람이 할 수 있는 어떤 방법으로든지 선을 베푸는 것에는

그만한 가치가 있단다."

 

남에게 선을 행하지만 상대의 자존심이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서 남에게 주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바르게 주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그러나 외할아버지의 말에 따르면 비록 옳은 방법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주지 않는 것보다는 주는 것이 더 낫다.

 

삶을 축복하지 않는 것보다는

조금 잘못된 방법이라고 해도 축복하는 것이 좋다.

 

 

                                         레이첼 나오미 레멘  지음

                                        [ 할아버지의 기도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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