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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의 신비인 삼위일체 교리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2-03-24 조회수359 추천수2 반대(0) 신고

찬미예수님!

 
세상 속 신앙 읽기
송용민 지음

2. 세상 속 하느님
사랑의 신비인 삼위일체 교리

문제 하나. 어떤 아이에게 1+1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1하고 대답한다. 선생님은 답이 틀렸다고 한다. 만일 그 아이가 하나 에 하나를 더하면 하나가 되는 것도 맞다고 한다면 선생님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수학 공식으로는 틀렸지만 일상 체험으 로는 둘이 하나가 되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 찰흙 덩어리 두 개를 합치면 틀림없이 한 덩어리가 되듯 말이다. 또 다른 문제. '눈이 녹으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을 받으 면 대부분 '물'이라고 답하겠지만, 만일 누군가 '봄이 오지요.' 라고 한다면?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답과는 다르지만 그것도 오답은 아니다. 우리의 도식화된 생각의 틀이 바뀔 수 있다면 말이다. 삼위일체 교리는 가톨릭 신자라면 한 번쯤은 고민해 봤거나, 별 생각 없이 믿어온 교리 가운데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한 분 이신 하느님이 성부 성자 성령의 세 위격으로 존재하신다는 가 르침. 어떻게 생각하면 하느님은 본디 세 분이신데, 그 세 분을 한 분 하느님으로 부를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아니면 한 분이신 하느님이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이 세 가지인가 보다 생각되기도 한다. 교회에서 신비이니 믿으라고 말하면 솔 직히 신자들은 그게 뭐 내 인생에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둘러댈 수도 있겠다. 아무려면 어떠랴, 하느님을 믿고 내가 필요로 하 는 은총을 받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삼위일체 교리는 그렇게 쉽게 넘겨버 릴 교리가 아니다. 그 안에는 엄청난 신앙 진리가 담겨 있기 때 문이다. 우리의 도식적인 사고의 틀을 벗어나지 않으면 이해될 수 없는 역설적 진리가 담겨 있다. 우리가 먼저 바꿔야 할 생각 의 틀은 내 머릿속에 있는 하느님의 모습이다. 만일 내가 어린 시절에 그림책이나 성화에서 본 것처럼 하느님은 긴 수염을 가 진 백발노인이라거나, 엄하고 무섭고 감히 상상하기도 힘든 절 대 전능의 심판자라고 한다면 삼위일체 교리는 이해하기 힘들 다. 그런 상상은 그리스 로마 신화나 우리 민간 신앙에서도 얼 마든지 찾을 수 있는 절대적 초월자의 모습이다. 그러면 우리가 믿는 하느님은 어떻게 상상할 수 있을까? 대 답은 인간의 상상이 아닌 역사 안에 존재한 나자렛 사람 예수 안에서 찾을 수 있다. 사도 요한은 그의 편지를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처음부터 있어 온 것, 우리가 들은 것, 우리 눈으로 본 것, 우리가 살펴보고 우리 손으로 만져 본 것, 이 생명의 말 씀에 관하여 말하고자 합니다."(1요한 1,1) 그리스도교는 상상 이 아니라 인간 현실 안에 살아 계신 하느님에 대한 체험에서 시작되었다. 구약성경에서 계시된 하느님, 그분은 하느님을 형 성화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구에 따라 우상화된 분이 아니다. 그분은 이스라엘 백성이 자신들의 선민의식을 토대로 각인시 켜 온 하느님상과는 다르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예수님 안에서 살아 계신 하느님의 얼굴을 뵈었고, 하느님의 말씀과 그분의 사랑, 그분의 손길을 직접 느꼈다. 그리고 만일 하느님께서 세 상에 우리 인간의 모습을 하고 오셨다면 예수님이 바로 그분이 심을 고백하기에 이르렀다. 예수님도 필립보에게 "나를 본 사 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요한 14,9)라고 단호하게 말씀하 셨다. 삼위일체 신앙은 바로 예수님의 신비다. 그분은 가장 완전한 형태의 인간성을 가진 분이시며 하느님의 완전한 속성을 그대 로 간직한 분이시다. 예수님은 인간이 가진 연약함과 슬픔, 고 통과 번뇌, 사랑과 정의, 기쁨과 평화를 온전하게 간직하셨다. 인간이 지닌 죽음의 한계 앞에서도 하느님을 향한 철저한 신뢰 와 순종으로 인간이 찾는 희망의 원천이 무엇인지를 십자가 위 에서 보여주셨다. 그분은 참으로 인간다운 인간이셨다. 그리고 완전한 인간이셨다. 동시에 예수님은 하느님의 살아 있는 표징 이셨다. 그분을 만난 사람들은 하느님이 자신을 치유하고 용서 하고 사랑하심을 깨달았다. 직접 눈으로 볼 수 없고 예언자들 과 율법학자들을 통해서만 들었던 하느님의 말씀이 생생하게 자신들의 삶을 관통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베드로가 "스승님 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마태 16,16) 라고 고백했을 때, 예수님께서 그것을 알려 주신 분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이심을 분명히 밝히신 것도 그런 고백에 담긴 엄청 난 신비를 감히 인간이 깨달을 수 없음을 분명히 하신 것이다. 삼위일체 신앙은 예수님 안에서 발견한 참된 인간성과 참된 하느님의 모습에서 시작되었다. 하느님은 분명히 세상을 창조 하시고, 인류 역사를 주관하시며, 인간을 심판하러 오시는 주 님이시다. 하지만 하느님은 우리 삶의 역사와 무관하게 절대자 로 군림하는 분이 아니시다. 그분은 인간의 역사 안으로 들어 와 당신의 뜻을 전하시고, 당신과 함께하는 사랑의 관계에 인 간이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하는 분이시다. 예수님 안에서 우리 는 '하느님은 사랑'(요한 4,8)이시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예수님처럼 사랑하는 사람은 내가 하느님을 닮은 존재라는 것 을 깨닫는다. 완전한 인간이 되도록, 거룩한 인간이 되도록 부 름 받은 내 존재 안에 담겨 있는 하느님의 속성, 곧 사랑의 신 비를 깨달으면 하느님이 이루고자 하시는 삼위일체 신비에로 내 자신이 초대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삼위일체 교리는 하느님과 인간이 맺는 사랑과 관계 의 신비라고 말해도 무방하다. 저마다 사랑이 무엇인지 말할 수 있고,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사랑의 본질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무엇이 우리 가슴을 저미는 위대한 사랑을 만들어내는 힘인지, 누군가를 사 랑하고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원초적 힘은 어디서 나오는지 분 명히 알지 못한다. 그리스도교 신앙은 인간의 내면 깊은 곳에 감추어진 사랑의 신비가 하느님을 닮은 인간 본성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런 인간 본성이 하느님의 은밀한 사랑의 신비를 드러내는 작 은 표징이라고 고백한다. 하느님은 사랑 그 자체이시기에 당신 사랑의 표현으로 세상을 창조하셨고, 당신이 이루시는 사랑의 신비로운 관계를 나눠 주시기 위해 인간을 창조하셨다. 예수님 안에서 우리는 하느님이 맺으시는 사랑의 깊이와 넓이를 만난 다. 하느님 아버지를 향한 완전한 순종,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 위한 어린양의 희생, 가난하고 버림받은 이들을 가엾이 여기며 치유하고 용서하고 감싸 주는 아버지의 사랑을 당신 삶으로 드 러내신다. 그리고 세상 끝날까지 우리와 함께 있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협조자이신 성령을 보내 주셨다.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놀라운 사랑을 이어 주는 거룩한 영을 우리에게 선사 하셨기에, 우리가 사랑할 수 있고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수 있 는 영적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안다. 서로의 사랑이 결코 자신들에게 있던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의 관계에서 신비로운 방식으로 발생한다 는 것을, 예수님 안에서 우리는 아버지가 아들을 향한 사랑과 아들의 아버지를 향한 완전한 사랑 그리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성령의 불길, 곧 이 인류를 향한 끊임없는 사랑을 만난다. 그래 서 그리스도교는 사랑의 종교이며, 삼위일체의 신비는 사랑의 신비다. 우리는 성부 성자 성령이 자신을 온전히 내주는 독립 적이고 완전한 신적 위격인 동시에 속성과 본질이 동일한 한 분 하느님이심을 믿는다. 그래서 자신을 누구에게든 내어줄 때 나의 빈자리를 끊임없이 무엇인가로 다시 채워야 하는 우리 인 간들의 상호 인격적 사랑과는 달리 하느님의 위격적 사랑은 자 신을 아무리 내주어도 결코 고갈되거나 다른 것으로 채울 필요 가 없는 완전한 사랑이다. 사랑을 쉽게 설명할 수 없듯이 삼위 일체 신비도 쉽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사랑을 깊이 체험한 사람이라면 나를 내어 주어도 비워지지 않고 가득 채워지는 자신을 조금이라도 체험한다. 이런 사람이라면 삼위 일체 교리에 담긴 하느님 사랑의 신비를 조금이나마 깨닫게 되 지 않을까 생각한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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