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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의 섬(島)이자 배(船)" ----- 2006.6.25 연중 제12주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6-06-25 조회수687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말씀)

 

 

2006.6.25 연중 제12주일    

 

욥기38,1.8-11 2코린5,14-17 마르4,35-41

                                              

 

 

 

"하느님의 섬(島)이자 배(船)"



삶은 항해(航海)입니다.
공동체라는 배를 타고 하느님을 향해 가는 인생 항해입니다.


오늘 아침 찬미기도 시 다음 시편 구절에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그 하신일 놀라워라, 주님을 찬미하라, 그지없이 크오셔라,

  주님을 찬미하라(시편150,2).”  


여기까지 무사히 항해 하도록 보호해 주신

하느님의 크신 자비에 감사한 마음 가득했습니다.

연중 제12주일의 강론 제목은 “하느님의 섬과 배입니다.”
새벽 묵상 중에 떠오른 제목입니다.


꼭 여기 불암산을 배경한 수도원이

망망대해 수도권 한 복판에 우뚝 서있는 피난처이자 안식처인

'하느님의 섬’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생 항해에 지치거나 조난당하거나 파선되어 표류하는 이들의

잠정적 쉼터인 ‘하느님의 섬’ 수도원이라는 것입니다.

 

거의 20년 동안 하느님의 섬, 성 요셉 수도원에 살다보니

항해하는 숱한 가정 공동체의 배들을 눈여겨 볼 수 있습니다.


어제 밤, 늦게 고백 상담실에 앉아 묵상하던 중

뜻밖에 반가운 어느 성가정을 이루어 사는 부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러 온 것입니다.

10년 이상을 한결같이,

인생 항해 중 어렵고 힘들 때 마다

‘하느님의 섬’ 인 여기 수도원에 와서

주님 안에 쉬면서 주님으로부터 위로와 힘,

그리고 지혜를 받아간 부부였습니다.


저는 너무나 반갑고 고마워 안전 항해의 비결을 물었습니다.
“저는 매일 출근하기 전, 꼭 묵주기도를 하고 성경을 읽고 갑니다.

  간혹 묵주기도를 하지 않고 성경을 읽지 않고 출근 한 날은

  웬 지 마음 어둡고 답답한 느낌입니다.

  그리고 일을 마치고 퇴근하면

  꼭 여기 수도원 성당에 들려 성체조배를 하고

  하느님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남편의 대답에 이어, 그 아내의 대답이었습니다.
“저는 매일 아침 1시간의 기도를 하고,

  하루 종일 일하면서도 묵주기도 60단을 바칩니다.

  그리고 남편과 함께 퇴근하면 여기 수도원에 들려 성체조배를 합니다.

  10년 이상, 금요일 철야기도도 한 번도 빠진 적이 없습니다.”


세속 한 복판에서 끊임없이 기도하고 일하며 살아가는,

참으로 충실한 하느님의 아들, 딸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주님을 중심에 모시고 살아가는 성가정 공동체였기에,

그 숱한 시련의 풍랑이나 태풍에도 파선되지 않고

온전한 성가정 공동체 배로 항해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이 수도원이 세상 바다의 섬이자 배라는 사실입니다.
밖의 세상 바다에서 볼 때는 섬 같은 수도원이지만,

안에서 보면

수도원 공동체 또한 세상 바다를 항해하는 ‘요셉 호’라는 배입니다.

 

만 19년 이상 세상 바다를 항해하면서

얼마나 많은 시련의 풍랑과 폭풍우, 태풍을 겪었는지요!


여러분의 가정 공동체라는 배들 역시,

수도원처럼 하느님의 배이자 섬이기도 합니다.

 

매일 세상 바다를 항해해 가는 배인 동시에

인생 항해에 지친 가족들의 쉼터인 섬입니다.

 

 이마 여러분의 가정공동체 배들도 수십 년 동안 세상 바다를 항해하면서

숱한 시련의 풍랑과 폭풍우, 태풍을 겪었을 것입니다.


수도원이든 가정이든 언제나 순풍에 순항의 여정은 있을 수 없습니다.
크고 작은 시련이나 어려움의 풍랑들 있게 마련이고

이게 정상이고 자연스럽습니다.

역설적으로 문제들 있다는 것이 살아있다는 건강의 표지입니다.

이런 모든 시련의 와중에 주님이 계셨습니다.
기도하는 믿음의 성가정 공동체,

결코 그 어떤 풍랑에도, 태풍에도 파선 좌초되지 않습니다.


“주님,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도 걱정되지 않으십니까?”
캄캄한 밤, 거센 돌풍이 일어 물결이 배 안으로 들이쳐서,

 물이 배에 거의 가득 차 가라 앉게 되었을 때

제자들의 간절한 부르짖음이 바로 기도입니다.


기도에 우열이 있을 수 없습니다.
살기위해, 그 상황에 따라

간절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기도 바치면 됩니다.


믿는 이들의 성가정 공동체라는 배 한가운데 계신

전능하시고 자비로우신 주님이십니다.


간절하고 절실한 기도는 응답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주님은 깨어나시어 바람을 꾸짖으시고 호수더러 명령하십니다.


“잠잠해져라. 조용히 하여라.”
하시니 바람이 멎고 아주 고요해졌다 합니다.


비단 바람과 호수만이 아니라,

진정 믿기만 하면 주님은 한 말씀으로

우리 마음의 분노나 두려움, 불안의 풍랑도 고요하게 해 주십니다.

 

1독서 욥기에서도

주님은 바다를 가두시고 파도를 다스리시는 전능하신 분으로

무지한 욥을 깨우치고 계시지 않습니까?


“도대체 이분이 누구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가?”
제자들은 물론 대부분 무지한 사람들의 당연한 물음일 겁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분을 압니다.
하느님이지 그리스도이신 우리 주 예수님이십니다.
모든 것이 하느님께는 가능합니다.
만유의 주님 명령에 세상 만물들은 즉시 복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어 주님의 제자들은 물론 우리 모두에 대한 따끔한 질책의 말씀입니다.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결국은 믿음 부족으로 귀착됩니다.
그러나 우리의 믿음 부족을 탓할 것도 부끄러울 할 것도 없습니다.
애당초 타고난 큰 믿음은 없습니다.


이런 저런 시련 겪어가면서,

끊임없이 기도해가면서,

주님의 놀라운 도움을 체험해 가면서

평생 성장 성숙해 가는 믿음의 여정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믿음이 우리의 활력의 원천입니다.
안전한 인생 항해를 가능하게 합니다.


영원한 청춘이신 주님을 닮아 영원히 새로운 마음으로 살게 합니다.
바오로처럼 우리 또한 힘차게 고백할 수 있습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그는 새로운 피조물입니다.

  옛 것은 지나갔습니다. 보십시오, 새것이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참으로 주님을 믿어 그리스도 안에 사는 우리들,

날마다 새 사람 되어 새날, 새 하늘, 새 땅을 삽니다.

 

과거의 옛 것으로부터 자유롭습니다.

좋으신 주님께서는 이 거룩한 미사 은총으로 우리를 새롭게 하십니다.


우리의 성가정 공동체 배들에 선장되시는 주님께

찬미와 감사와 영광을 드립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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