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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롱대롱 매달린 모래알 / 조규만 주교님 강론 말씀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6-25 조회수859 추천수10 반대(0) 신고

6일 25일 (일)요일 연중 제12주일 (마르 4, 35-41)

 

조규만 주교님의 강론 말씀입니다. 강론 말씀을 메모하여 정리한 것이라 다소 미흡한 면이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 보면 호수가 풍랑으로 심하게 흔들립니다. 거기에 배 한 척이 있고 그 흔들거리는 배안에서 주님은 주무시고 계시고 제자들은 안절부절 못해서 주무시는 주님을 깨웁니다.

 

도대체 제자들을 두렵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

 

우리가 사노라면 왜 사는지... 지금은 우리가 어디쯤 가고 있는지... 어렸을 때 그 이야기를 하면 부모님들은 "배가 불러서 하는 소리다." 라고 하셨습니다. 한 번쯤은 왜 사는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더 이상 나를 위해서 살지 않고, 주님을 위해 살겠다고 합니다.

 

 "새들은 노래하는지 모르면서 노래한다. 새들은 날아 가는 줄 모르면서 자꾸만 날아간다." 라는 시의 한 귀절이 있습니다. 새가 무식하다는 말입니까? 새를 비유해서 우리 인간들은 바보라고 풍자하는 듯 합니다.

 

"왜,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 여러분들은 언제쯤이면 안절부절하지 않고 마음이 평화롭게 되겠습니까?" 질문해 봅니다.

 

학생들은 이 지옥같은 고3이 빨리 지나고 어서 대학생이 되었으면 하고 바랩니다. 그러나 대학생이 되면 학점이 빵구나고 레포트 정신 없이 베껴대고, 미팅이다 뭐다하여 정신이 없습니다. 대학생활을 마치고 나면 취직이 문제입니다.

 

운이 좋게 기업에 취직을 하면 야근을 밥먹듯이 하다가 곧, 언제 쫓겨날지 모르게 됩니다. 이태백이(이십대 태반이 백수다), 사오정, 오륙도(오십 육심이 넘어서도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은 도둑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얼만큼 직장이 불안정하고 일찍 끝내야 하는지...그러니까 직장도 불안하다. 그러면 결혼을 하면 마음이 편한가? 적어도 아들 딸 들은 낳아야지...아이들 키우고 졸업시키면 결혼시켜야지...결혼시키고 나면 손주 걱정해야지...

 

우리네 인생이 언제쯤 오손 도손 걱정 없이 마음 편하게 살게 되나? "출렁이는 배에서 내려 땅을 디디니까 괜찮았다. 그러나 이 땅은 태양을 돌고 있어서 흔들거렸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캐나다의 (? 이름을 놓쳤습니다)라는 사람이 쓴 "모래 시계" 라는 글이 있습니다.

 

암브로스는 사업에 성공을 했습니다. 이제는 그가 손을 대기만 하면 번창하고 그는 모든 일에 성공을 했습니다. 그는 인생의 오갖 즐거움을 만끽하고 살았습니다. 그는 건강한데다가 명성까지 얻었습니다. 은행에는 잔고가 넉넉하고, 걱정할 이유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밤 꿈에 그는 하느님을 만납니다. 하느님의 두 손에는 모래시계가 있었습니다. 모래시계의 윗칸에 있는 모래가 아랫칸으로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암브로시오, 이 윗칸에 있는 모래가 아래로 다 떨어지면 너의 생명은 끝이다." 암브로스가 깜짝 놀라 꿈에서 깨어보니, 침대 옆에 모래시계가 놓여져 있었는데, 끊임없이 모래가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암브로스는 온갖 대처방안을 생각하고, 아침이 되자, 친척과 친구들에게 자기의 꿈이야기를 하고 유언을 하고 정리할 것을 다 정리하였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신부님을 모셔다가 병자성사도 받았습니다.

 

이윽고 다시 한밤중이 되었습니다. 마지막 모래 한 알이 연결관 중간쯤에 걸려 거기에 붙어 있었습니다. 유리관 중간에 흠집이 생겨 거기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것입니다.

 

생사에 갈린 길에서 암브로스와 그의 친지들은 뜬눈으로 밤을 새웠습니다. 하필이면 그날 밤, 거센 폭풍우가 불었습니다. 마지막에는 초음속 비행기도 굉음을 내며 지나갔습니다. 그렇지만 마지막 모래알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 긴장끝에 암브로스는 다시 깊은 잠이 들었습니다. 하느님께서 다시 나타나셔서 암브로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왜 그렇게 안절부절하고 있느냐?"

 

 "주님, 당장이라도 제 목숨이 끊어질판인데, 저렇게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모래알이 떨어지면 목숨이 끊어지는데 어떻게 불안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하느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암브로스, 네가 태어난 그 순간부터 늘 그래왔다." 

 

암브로스는 새삼 놀랐습니다. 그는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이날 이때까지 주님이 늘 지켜주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잠에서 깨어난 그는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게 되었습니다.

 

인생은 모래시계의 윗칸에서 아랫칸으로 떨어지는 모래처럼, 정말 풀잎끝의 이슬과 같다는 것을... 그 모든 것을 거뭐지고 계신 분은 하느님이시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제야 그는 모든 근심과 걱정에서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삶은 소중합니다. 대롱 대롱 매달려 있는 모래 알,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풀잎 끝의 이슬과도 같지만 단 한 번의 삶이기에 소중합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목숨은 단 한개입니다. 여러 번 살고 싶은 사람도 방법이 없습니다.

 

불교로 가면 윤회라고 끝없이 환생하는...끝없이 다람쥐 체바퀴 돌듯이 그 지겨운 환생을 벗어나기 위해 해탈을 하라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교에서는 단 한 번의 나의 삶이기에 소중함을 가르칩니다.

 

소중하기에 멋있게 살아야겠습니다. 멋있게 사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재벌들은 돈, 조수미는 노래, 박지성과 안정환은 축구, 아인슈타인은 학문, 김수환 추기경처럼 신앙으로 하느님을 섬기고 사는 삶 등 수없이 많습니다.

 

하느님은 박지성과 김수환 추기경만 멋있게 산다고 하시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 한 사람, 한 사람이 멋있게 살기를 바라십니다. 그것은 여러분들의 선택입니다. 다만 여러분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여러분의 멋잇는 인생을 다른 사람을 흉내내지 마십시오. 남이 뭘한다고 하니까 나도... 남이 찢어진 청바지 입고 머리에 물들이면 나도 ... 남이 붉은 악마처럼 빨간 색 옷을 입으면 나도...

 

그러나 아닙니다. 나한테 찢어진 청바지가 잘 어울리니까, 머리에 염색하는 것이 잘 어울리니까 한다면 괜찮습니다. 남이 하니까 하는 일은 하지 맙시다. 우리는 각자의 소중한 인생, 각자에게 어울리는 삶이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다시 한 번 봅시다. 주님이 주무시자 출렁이는 배가 침몰할 것 같습니다. 제자들은 걱정이 되어 주무시는 주님을 깨웁니다. 무엇이 우리를 두렵게 합니까? 암브로스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모래알을 보고 두려워하였는데, 모래알은 처음부터 우리가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하느님께 달려가면 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흔들리는 배에서 풍랑과 파도를 잠재우십니다. 우리가 불안해 하는 것은 그 하느님을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다시 한 번 하느님을 진정으로 믿을 수 있는 신앙을 청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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