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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진묵상 - 동행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12-10-28 조회수359 추천수4 반대(0) 신고
사진묵상 - 동행
                                   이순의


산골성당에서 일년에 절반을 보낸지가 벌써 7년이 되었다.
세 분의 신부님을 모셨고
활동하는 교우들과 안면을 트고 익숙해지기도 했고
자자분한 일상은 동참하지 못해도 큰 일이 있을 때면
<진부에 오시면 우리 구역에 속해있습니다.>라고 알려주신 자매님을 따라
틈을 내보기도 한다.
그래도 한 번도 동행하여 하루를 살아보지는 못했다.
그런데
한 달여 전부터 10월의 마지막 주 토요일에 성지순례가 있다는!
서리맞은 작물들을 두고 갈 수 없을 줄 알았는데
금요일에 작업을 마쳤다.
수 많은 뒷일들을 직원들께 맡기고..........



푯말을 따라 일행이 되어
동행길에 올랐다.








앙상한 가지들의 세계인 산골을 내려오니
가을이 한창이다.
소복히 쌓인 잎새들 위로 가을비가 내리고 있다.
그래도 좋다.
인생을 살아 오면서
숨 넘어갈 것 같은 암담한 오늘들 속에서
내일은 내게 종말일 것만 같은 고통스런 날들을 보내고 맞으며
멈춘 것 같은!
끝난 것 같은!
그런데 나는 아직 53세가 되도록 살아있고
이렇게 멋진 가을 복판에 서서
시름을 놓는다.
<너무나 힘든 여름이었어도 끝은 아니었어. 멈추지 않은 진행! 63세의 멋진 날들도 기다리고 있을 것이야.> 라고!






 






이 가을 풍경 속에서
과거 어느 힘들었던 날에
53세의 가을 행복한 날을 짐작하지 못하고
너무나 절망했던
너무나 좌절했던
미련한 순간들이 걸려있는 추억이라는 액자를 내리며
멋진 그림 한 장 새로이 걸어 본다.
제목은 <동행>
찍고싶은 부부!
찍어주는 형제!
기다리는 자매!
그 가운데 계시는 주님!
그리고 색고운 벗님들!








저렇게 고운 단풍들도
여름 한철의 뜨거운 태양과 비, 그리고 태풍!
어느 고통스러운 날에
가을고운 단풍을 짐작이나 했을까?
잎새지는 가을 바람에도 제 색깔 찾아 물드는 열정을
짐작이나 했을까?
이제는 힘들어도 힘들다 하지 말자.
63세의 멋진 겨울날에는 추억이라는 액자를 내리지 말아야지!









사람의 인생사 모두가 동행길인 것을!
너무 늦었는가?
7년만의 동행길이?
<미안합니다.>
10월 어느 순례길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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