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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상과 현실 -하느님의 나라- '12.10.30.화,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2-10-30 조회수359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2.10.30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에페5,21-33 루카13,18-21

 

 

 

 

 



이상과 현실

 

-하느님의 나라-

 

 

 

 

 


오늘은 ‘이상과 현실’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기도하고 일하라’라는 분도수도회의 모토에서

기도가 이상이라면 일은 현실입니다.


이상과 현실은 함께 갑니다.

이상 없는 현실은 맹목이요 현실 없는 이상은 공허합니다.

하여 진정한 이상주의는 현실주의자들이고

진정한 현실주의자는 이상주의자라 할 수 있습니다.

 


이상주의자들은 없고 사이비 현실주의자들만이 가득한 현실입니다.

이상, 꿈, 희망, 비전이 사라진 자리에

일과 돈과 집과 밥의 욕망만이 전부가 되어버린

참으로 여유 없는 무한경쟁, 자본주의 사회의 비정한 현실입니다.

 


참 사람으로 살기위해 꿈과 비전을, 희망을 찾아 가꾸고 돌봐야 합니다.

 


“행복하여라, 주님을 경외하는 사람!”

 


오늘의 화답송입니다.

 


“형제 여러분, 그리스도를 경외하는 마음으로 서로 순종하십시오.”

 


1독서 서두 말씀입니다.


경외가 실종된 현실에서 ‘경외’라는 말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주님을 경외할 때 진정한 이상주의자와 현실주의자로 살 수 있습니다.


또 새벽 성무일도 지혜서 독서 한 구절이 생각납니다.

 


“사람들의 눈에 의인들이 벌을 받은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들은 불멸의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의인들처럼 불멸의 희망으로 가득 차 있을 때

이상주의자이자 현실주의자로 살 수 있습니다.

 


마침 어제 면담성사 중 어느 자매의 ‘삶에 희망도, 재미도, 의욕도 없으니

무기력해져 살고 싶지 않다.’는 말도 생각이 납니다.

꿈이, 희망이, 비전이 사라지면

저절로 무기력하고 무절제한 삶이 뒤따르기 마련이니

살아있으나 죽어 있는 삶입니다.

 


예수님의 꿈이자 비전은, 길은 ‘하느님의 나라’ 하나였고

바오로에게 꿈이자 비전은, 길은 ‘그리스도’하나였습니다.


두 분 다 진정한 이상주의자요 현실주의자였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무엇과 같을까?

  그것을 무엇에 비길까?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정원에 심었다.

  그랬더니 자라서 나무가 되어 하늘의 새들이 그 가지에 깃들었다.

  …하느님의 나라를 무엇에 비길까?

  그것은 누룩과 같다.

  어떤 여자가 그것을 가져다가 밀가루 서 말 속에 집어넣었더니,

  마침내 부풀어 올랐다.”

 


참 의미심장한 비유입니다.


겨자씨와 누룩은 하느님의 나라의 표지인 동시에 예수님을 삶을 상징합니다.

 

예수님은 평생 겨자씨와 같은 끊임없는 내적성장으로

하느님의 나라를 환히 보여 주셨고,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사랑과 희망, 기쁨과 평화의 누룩이 되어 사셨습니다.

 


참 재미있는 것이 오늘 한 쌍을 이루는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가

남녀의 한 쌍과 일치한다는 것입니다.


전자의 주인공은 남자이고 후반부는 여자입니다.

겨자씨와 누룩이 한 쌍을 이루어 온전한 하느님의 나라의 표지가 되듯

성체성사 중 전반 부 말씀의 전례와 후반부 성찬의 전례가 한 쌍을 이루어

하느님의 나라를 환히 드러내는 표지가 됩니다.

말씀의 전례를 통해 겨자씨처럼 자라나 내적성장을,

성찬의 전례를 통해 성체의 누룩으로 내적성숙을 이루게 함으로

우리 모두 지금 여기서 하느님의 나라를 살게 합니다.

 


신체의 외적성장과 성숙은 멈추더라도

내적성장과 성숙은 평생 죽을 때까지 계속되어야 합니다.

 


바로 하느님의 나라를 깨달아 살아갈 때 가능합니다.


사실 눈 만 열리면 겨자씨와 누룩뿐 아니라

곳곳에 널려있는 하느님의 나라의 표지들입니다.

 


사도바오로의 말씀대로

그리스도를 경외하는 마음으로 서로 순종하는 아름다운 부부,

그리스도와 교회는 물론이고

매일의 성체성사와 성무일도 역시 하느님의 나라의 표지들입니다.

 

또 아름답게 물들어 가는 가을 단풍들, 탐스럽게 익어가는 과일들,

밝은 웃음, 고운 말, 반가운 만남 등

하느님의 나라의 표지들은 끝이 없습니다.

 


이런 하느님의 나라의 표지들을 깨달아 알아 갈 때

이들은 희망의 누룩, 사랑의 누룩, 기쁨의 누룩이 되어

내적성숙을 촉진시키고 더불어 겨자씨와 같은 내적성장으로

오늘 지금 여기서 하느님의 나라를 살게 합니다.

 


하느님 나라의 표지는 그대로 우리의 숨통입니다.

 

몇 가지 예가 생각납니다.

 


수도원에 오랜 동안 월요일마다 빨래 봉사하는 자매님들의 말이

봉사를 통해 받는 은총이 더 많다 했습니다.


단조로운 일상생활에서 하느님의 집인 수도원 봉사 오는 날은

숨통처럼 심신이 활짝 기쁨으로 열린 날이기 때문입니다.

 


또 3개월 동안 수사님들의 음악지도 차 매주 한 번씩 방문한 어느 자매도

수도원에서 받은 평화의 은총이 더 크다 했습니다.

 


두 분 모두에게 하느님의 집인 수도원은

그대로 하느님의 나라의 표지였음을 봅니다.

 


또 어느 병원에서 토요일 마다 봉사하는 어느 자매도

봉사하는 날은 팍팍한 직장생활, 가정생활에서 벗어나

일주일 중 제일 여유 있고 평화로운 날이라 했습니다.

 


역시 병원 봉사가 그 자매에겐 하느님의 나라의 표지가 되었고

내면을 기쁨과 평화의 누룩으로 부풀게 했음을 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성체의 사랑 누룩으로

우리를 내적으로 성숙시켜 겨자씨처럼 내적성장을 이루어 살게 하십니다.

 


“주님께 나아가면 빛을 받으리라.

  너희 얼굴에는 부끄러움이 없으리라.”(시편34,6참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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