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사랑은 묘약 . . . . . . . [최상훈 신부님의 사목 일기]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6-06-22 조회수943 추천수9 반대(0) 신고

                                              

 

    우리 본당은 젊은 본당이다.


   그래선지 아이들이 유난히 많다.

그것도 거의 유아(3∼5살)들이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 유아실도 아래ㆍ위층 2개다.


 그 많은 아이들 중 오늘도 어김없이 미사 때 분심의 주범 요한이가

난리법석이다.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유아실 유리창을 사정없이 두들긴다.


 요한이를 소개하자면 네살 정도이고 위ㆍ아래보다는 옆으로 크다.

주로 맨발로 마당을 뛰어다니고 몸을 굴려 흙바닥을 기어다니기 일쑤다.

흙투성이로 성당을 들어오는 요한이를 볼 때마다 고함을 치곤 했다.

그럴 때마다 멀뚱멀뚱 쳐다보는 눈망울은 전혀 충격(?)을 받지 않은 모습이다.


 이 정도는 넘어갈 수 있다.

미사 때마다 꼭 한번씩 터지는 난리법석은 내 인내를 시험하게 만든다.

그날도 나는 미사 후 꼬맹이 요한이를 불러 세워놓고 한바탕 훈계를 한답시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날 밤 사제관에 들어와서 스탠드를 켜고 조용히 책상 앞에 앉아 있으려니

기분이 여~엉 아니올시다 이다.

나는 저 나이 때 어땠을까?


  "주님!   저는 어땠나요?"

  "너 때문에 다른 사람의 기도를 들을 수가 없었단다."

 

 

   그로부터 요한이를 대하는 모든 방법을 바꾸기로 했다.

만날 때마다 요한이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넸으며 요한이의 작은 변화에도

관심을 보여주었다.

 

  예를 들어 신발 색깔이나 이발한 모습에까지 주의를 기울였다.

때로는 말없이 포옹으로 대신하기도 했다.


 참으로 놀라운 변화는 얼마 가지 않아 확인되었다.

마치 요한이가 미사에 참례하지 않았을 거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요한이는 매일 미사에 온다.

그리고 요한이가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왠지 마음이 쓰인다.
이제는 웃으면서 요한이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렇게 안 떠들어도 되는 거야? 그런 거야?"

 

 



 어떠한 경우라도 관심과 사랑만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것이라고

다시 한번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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