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제8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05-29 조회수359 추천수4 반대(0)

저는 ‘새천년 복음화 사도직 협회’ 담당사제를 맡고 있습니다. 덕분에 한 달에 2번 정도는 명동에 가서 미사를 합니다. 용문에서는 2명 혹은 5명이 함께 미사를 하는데 명동에서는 200명 혹은 400명이 함께 미사를 합니다. 지난 토요일에는 5단계 졸업생과 1단계 수료생들을 위한 피정 미사가 있었습니다. 1년 6개월간의 ‘복음화 학교’교육을 마치고 졸업하는 분들을 보면 가슴이 뭉클합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집이 멀리 있음에도 매주 명동까지 오셔서 교육을 받기 때문입니다. 신자들의 영적 성장을 위해서 봉사하시는 복음화 학교의 봉사자들과 선생님들에게도 감사를 드리며, 하느님의 사랑이 늘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복음화 학교는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훈련입니다. 기적이나 신기한 체험을 말하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십자가의 길,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의 길, 예수님께서 드러내신 겸손과 순명의 길을 배우고 따르는 것입니다.

그날 명동 입구에서 ‘나주 율리아’를 따르는 분들이 사진 전시를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나주에서는 많은 기적이 있었고, 불치병을 앓는 사람들이 치유되었다는 사진들입니다. 제가 전에 있던 본당의 교우분도 그곳에서 봉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영적으로 메말라 있습니다. 교회는 영적인 메마름을 채워주려는 노력을 게을리 했습니다. 며칠 전에 읽은 책에서 ‘한국 교회의 현실’ 진단을 보았습니다. 한국 교회는 외형적으로 성장을 하였지만, 한국교회의 문제점은 크게 네 가지라고 이야기 합니다.
첫째는 교회 성장에만 몰두하여, 하느님의 뜻과 진리를 가르치고 실천하는 일은 소홀히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 교회는 재정의 3.88%만 불우 이웃돕기와 사회에 대한 봉사에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둘째는 교회가 총체적인 인간과 세계의 해방을 위한 하느님 나라 운동을 해야 하는데, 영적인 구원을 위한 기관과 조직으로 머물고 있다고 합니다. 예수님은 안식일, 율법과 제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하였습니다.
셋째는 기복적이며 내세지향적인 신앙으로 인해 개인의 영혼 구원에 치중하면서 세상에서의 책임과 공동체적인 의무를 소홀히 하고 있는 점입니다. 사회적인 모순과 구조적인 악에 대해서 교회는 공동선을 추구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넷째는 예수 그리스도는 영혼 구원을 위해 십자가에 달리심으로써 모든 죄를 용서하시는 분으로 경배될 뿐, 우리도 이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를 따라 살아가야 하는 삶의 모델로는 이해되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님의 ‘하느님 나라’운동을 잘못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조직으로 이해했고, 조직에서 높은 자리를 원했습니다. 그것은 말은 하지 않았지만 다른 제자들도 같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도 알다시피, 다른 민족들의 통치자라는 자들은 백성 위에 군림하고, 고관들은 백성에게 세도를 부린다.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사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교회가 성장하고, 조직화 되면서 예수님의 이 가르침은 권위와 질서라는 이름으로 퇴색되고, 가려지게 됩니다. 교회에도 돈, 명예, 권력이라는 세속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건강한 신앙을 가진 아흔 아홉보다, 길 잃은 한분의 신앙은 잊혀지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가 잊혀진다면, 그분의 사랑과 희생이 하나의 추억과 그림으로 머문다면, 그분의 겸손과 순명을 우리가 따르지 않는다면 나주의 율리아는 또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나타날 것입니다.

새천년 복음화 사도직 협회는 교구로부터 사도직 단체로 인준을 받았습니다. 조건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첫째, 개인적인 재산은 모두 단체에 기부한다.
둘째, 교재는 모두 교구의 인준을 받는다.
셋째, 매년 재정 및 회개에 대한 감사를 교구로부터 받는다.
넷째, 담당사제는 교구장이 직접 임명한다.

새천년 복음화 사도직 협회는 교구의 이런 방침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였고, 교구의 인준을 받아서 즐겁게 봉사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교회를 세우셨습니다. 역사를 통해서 우리가 아는 것처럼 교회가 늘 완벽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교회의 방침을 따르는 것은 예수님께서 그런 교회를 성령을 통해서 보호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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