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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늘복음묵상]하느님 안에 머무름 / 이찬홍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7-13 조회수675 추천수4 반대(0) 신고

   2006년 7월 13일 연중 제14주간 목요일


 

 “가서 하늘나라가 왔다고 선포하여라.

앓는 사람은 고쳐주고 죽은 사람은 살려주어라.
나병환자는 깨끗이 낫게 해주고 마귀는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마태오 10,7-15)

 

 "As you go, make this proclamation:
‘The Kingdom of heaven is at hand.'
Cure the sick, raise the dead,
cleanse the lepers, drive out demons.
Without cost you have received;

without cost you are to give.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에게 선교 여행을 위한 몇 가지 지침을 주십니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전대에 금도 은도 구리 돈도 지니지 마라. 여행 보따리도 여벌 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마라. 어떤 고을이나 마을에 들어가거든, 그곳에서 마땅한 사람을 찾아내어 떠날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라. 집에 들어가면 그 집에 평화를 빈다고 인사하여라”

 

☆☆☆

 

 여행을 잘 하려면 가방을 꼼꼼히 챙겨야 합니다. 그런데 불필요한 것들을 무겁게 넣고 다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다음에는 간단히 짐을 꾸려야겠다고 마음먹지만 늘 그렇지 못합니다.
오늘날 돈 없이는 여행을 할 수 없습니다. ‘무전여행’이란 일종의 모험을 즐기는 취미로 여겨집니다. 어떻든 오늘날 선교를 위한 여행일지라도 가방도 필요하고, 돈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주님의 지침을 심사숙고해야 합니다. 선교 여행은 결코 휴가 여행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필요한 것만을 최소한으로 챙길 일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마련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주님을 신뢰하는 마음을 먼저 챙기도록 합시다.

 

 

  

                           하느님 안에 머무름


   어제 우리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아 그분의 자녀요, 사도가 되었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예수님의 사도가 되었으니, 우리도 사도들처럼 앓은 이들을 깨끗하게 해주고, 죽은 이들을 ‘다시 살려주고, 마귀들을 쫒아내는 사람으로 변화되었습니다.’ 라는 강론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오랫동안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가고 있음에도... 매일 성체를 모시며 예수님과 하나 되고, 그분처럼 되어져 가고 있다 하더라도, 지금 우리에게 이러한 능력은 없습니다.


   죽은 사람은커녕, 병에 걸려 아파하는 사람을 낳게 해주지 못합니다. 만약 그랬다면, 우리는 지금 떼돈을 벌고 있을 것입니다.(너무 노골적이네요.^^)


   우리뿐만 아니라, 이러한 능력을 예수님께 직접 부여받은 제자들 역시, 예수님께 받은 능력으로 병자들을 낳게 하고, 죽은 사람을 살려 주었다는 대목을 복음서에서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예수님의 잠시 제자들을 떠난 사이에, 마귀 들린 아이와 그 아버지가 제자들에게 찾아와 아들을 고쳐 주십사고 청했을 때, 제자들은 아이를 치유해 주지 못하고, 예수님께서 오시고 나서야 아이는 치유를 받습니다.


   그 때, 제자들이 예수님께 묻습니다.

  “왜, 우리는 아이를 고치지 못했습니까?”


   예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해 주십니다.

  “하느님께 기도하지 않고는 마귀들을 쫒아낼 수 없다.”


   그렇습니다. 분명, 병자를 고쳐주고 마귀들 쫒아내는 것은 엄청난 능력을 부여받는 것입니다. 죽은 사람을 다시 살리는 것은 어쩌면,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 하느님의 능력에 해당되는 것이요, 기적과도 같은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능력이 우리에게 주어질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저 자신에 대해 아무리 살펴봐도 제 안에 이러한 능력이 없습니다.


   죽은 사람을 살려내기는커녕, 내 안에 있는 자그마한 염려, 근심, 걱정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허덕이기가 일수입니다. 쉽게 자주 아파합니다.


   그럼에도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게 무슨 억지입니까? 그런데, 이는 억지가 아니요, 실현 가능한 일입니다. 우리가 병자를 낳게 하실 수 없지만, 하느님께서는 낳게 해 주실 수 있으십니다. 우리가 죽은 이를 일으킬 수는 없지만, 하느님께서는 일으켜 되살려주실 수 있으십니다.


   바로, “기도하지 않으면 그런 것들을 쫒아낼 수 없다.” 라는 말씀처럼, 우리가 기도를 통해 하느님과 함께 하며 그분 안에 머물 때, 우리는 우리의 능력을 벗어나는 기적 같은 일을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실제, 복음서 안에서는 이루지 못했다 하더라도, 사도행전을 보면, 사도들이 이를 체험했음을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베드로와 요한이 ‘아름다운 문’ 이라 불리는 성전을 지나가려고 할 때, 성전 앞에 앉아 사도들에게 자선을 청하는 사람에게 베드로 사도는 말합니다.


   “나는 은도 금도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진 것을 당신에게 주겠습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일어나 걸으십시오. 그러자 그가 즉시 발과 발목이 튼튼해져 벌떡 일어나 걸었다.”(사도 3,6-8) 사도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그 분과 함께 하며 주님 안에 머물고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요, 기적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병자를 낳게 해주지는 못하고, 죽은 사람을 되살릴 수는 없다 하더라도, 우리는 하느님 안에 머물며 그분과 함께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느님 안에 머물며, 병자를 위해 진실한 마음으로 기도드릴 때, 우리는 하느님의 마음으로 병자를 대하게 되고, 하느님의 손으로 병자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안수해 줄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 안에 머물며 망자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드릴 때, 우리는 하느님의 모습으로 망자를 대하게 되고, 하느님의 마음으로 망자의 눈물을 닦아 드릴 수 있고, 망자를 안아 줄 수 있는 것입니다.


   진정 하느님 안에 머물게 될 때, 우리에게 있는 능력, 부, 지위 등 모든 것이 하느님께 거저 받은 것임을 분명하게 깨닫게 되어,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우리 역시 아무 조건 없이 거저 주게 됩니다.


   하느님 안에 머무름!

   이는 분명, 우리가 지닌 한계를 뛰어넘어 하느님과 같은 엄청난 능력을 지니게 하는 것입니다. 아멘.



               - 이 찬홍 야고보 신부 ( 제주교구 중앙성당 보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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