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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22.좋은 씨가 땅에 떨어졌다는 것은 ~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9-22 조회수1,774 추천수0 반대(0) 신고

 

루가 8, 4-15(연중 24주 토)

 

우리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 해설까지도 직접 해주셨습니다.

이 이야기는 세 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첫째는 씨에 대한 이야기이요, 씨 뿌리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둘째는 땅에 대한 이야기, 곧 밭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셋째는 열매 맺음, 곧 결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의 결론으로 예수님께서는 마지막 구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씨가 좋은 땅에 떨어졌다는 것은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간직하여

꾸준히 열매를 맺는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루가 8, 15)

 

이는 말씀이 우리 안에 뿌려져 선포되고, 선포된 말씀을 받아들여 자신 안에서 간직하고 묵상하며, 그 응답을 하느님께 바치고, 그것을 삶 안에서 실현하는 렉시오 디비나에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착한 마음으로 말씀을 듣는 것니다. 먼저 말씀으로 현존하신 주님 면전에 나서는 것입니다. 그분을 대면하며, 그분 앞에서 선포된 말씀을 듣는 것입니다. 듣되 마음으로 듣는 것이요, 마음으로 듣되 착한 마음으로 듣는 것입니다. 곧 말씀이 자신 안에서 이루어지기를 지향하여 듣는 것입니다(말씀의 경청).

<둘째>말씀을 듣고 간직하는 것입니다. 들은 말씀을 품는것이요, 품은 말씀을 곰곰이 마음에 새기는 것입니다. 자신 안에 말씀을 심는 것입니다. 말씀의 빛에 비춰진 자신을 깨달아 알고 체험하는 것입니다. 곧 말씀과 교제하고 친교를 나누며, 말씀에 응답하고 대화하며 말씀께 자신을 드리며, 말씀이 자신 안에 육화되는 것을 수락하고 승복하는 것입니다(말씀의 묵상과 말씀에서 솟아나는 기도).

<셋째>꾸준히 열매를 맺는 것입니다. 주님이신 말씀이 주님 되시게 해드리는 것입니다. 말씀이 우리의 삶으로 쓰여 지게 해 드리는 일입니다. 말씀이 삶이 되게 하는 일입니다. 곧 말씀의 실천을 통해 말씀을 실현되고 성취되게 하는 일입니다. 말씀의 열매가 되는 일입니다. 그것은 동시에 자신 안에서 열매를 맺으시는 놀라운 주님의 현존과 활동과 동행을 바라보며 경탄하고 찬미와 감사를 드리는 일입니다(관상).

 

여기서 우리가 우선적으로 알아들어야 할 것은 말씀이 열매가 아니라 씨앗으로 뿌려졌다는 사실이요, 그 씨앗은 열매를 맺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요, 그리고 그것은 선사된 선물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는 우리에게 씨앗을 틔워 결실을 맺어야 할 소명이 주어졌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곧 말씀을 실현해야 할 소명입니다. 곧 우리는 말씀을, 사랑을, 구원을 이루어야 할 과업을 짊어진 존재들입니다.

그런데 그 소명은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썩어야 열매를 맺듯이, 죽어야 맺는 과정입니다. 그러니 그 과정은 자신이 죽어서 타인을 먹여 살리는 열매가 되는 과정입니다. 그러기에, 자신을 위할 때는 자신에게서 떨어져 썩을 수가 없고 타인을 위할 때만 타인 속으로 들어가 썩어 열매를 맺게 됩니다. 따라서 자신을 내어주어야 그 열매를 맺는 이 과정은 결국 타인과의 관계 안에서 맺어지는 열매입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우리 가운데서 바로 이 일을 하십니다. 당신의 열매를 맺는 일, 말씀의 열매를 맺는 일입니다.

그러니 당신 구원의 협조자요 도우미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구원의 길을 함께 가도록 짝 지워진 동반자요, 동행자입니다. 그래서 내 형제가 바로 나의 소명이 됩니다. 내 가정, 내 공동체가 바로 나의 소명이 됩니다. 곧 우리의 관계는 말씀이 이루어지는 장소요 공간입니다. 말씀이 열매 맺어가는 자리요 거처입니다. 그러기에, 말씀의 씨앗은 바로 지금, 여기에서 우리의 관계 안에서 이루어져 가며 열매를 맺게 됩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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