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그날을 위해 오늘도 사랑합니다"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5-19 조회수775 추천수6 반대(0) 신고

오늘도 우리 루비이야기 2탄입니다 @^^@

 

며칠전부터 얼굴이 다 젖도록 눈물을 흘리는 통에,

가슴 조리며 병원에 데려갔다 왔습니다.

잘라버린 다리가 아파서 울고 있는 것인지...

버려진 동안 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인지...

도통 알수가 없었지요.

만일 동물과 사람이 말이 통한다면,

아니 간단한 의사소통 만이라도 가능하다면,

물어보고 싶은 것이 너무도 많은 루비와 저의 사이 입니다.

 

다행히 다른 질병때문에 우는 것은 아니라더군요.

아주 심한 독감에 걸린 것이라며,

일주일에서 열흘정도면 나을 수 있다고 하는,

수의사의 말에, 저는 루비를 꼬옥 안아 주었습니다.

 

이제 세상에 온지 일년밖에 안된 루비가,

이 세상에서 겪었던 아픔은 이루 말로 다 못할만큼 이었음을,

하느님이 아시고, 제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보석처럼 아름답게 살자고,

지어주었던 루비의 이름처럼,

평생을 세다리로 살아야 하지만,

없어진 한다리의 역할을 제가 해주기로,

약속했던 우리들 입니다.

 

비록 사람이 아닌 동물이지만,

하느님의 숨을 받고 세상에 온 생명이기에,

저는 이 세상에서 루비를 보호해 주고,

사랑해 주어야 할 또하나의 임무가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고양이라는 피조물을 지어 내실적에,

날카로운 성격과, 물을 싫어하는 습성을 주셨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우리 하느님께서는 그들만의 세수법을 내려주셨지요 @^^@

한국말에 '고양이 세수' 라는 유명한 말이 있지요.

앞다리에 침을 발라서 정말 열심히 세수를 합니다.

밥먹고 하고, 화장실 갔다와서 또하고, 잠을 자기전에도 씻고 또 씻습니다.

그런 세수법을 주시고는 아마 하느님께서,

그들의 혀에 솔을 달아 주신것 같습니다.

세수도, 목욕도 스스로 하니, 빗질까지 하라고 말입니다.

 

처음 제가 고양이를 키웠을때,

강아지처럼 씻겨야 하는줄알고,

손바닥만한 애기 고양이를 온식구가 들러붙어서 목욕을 씻기다가,

날카로운 고양이 발톱에 다들 긁히고야 말았던 적이 있습니다.

병원에 가서 물어보니, 고양이는 씻기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눈이 휘둘그래 져서는, 평생토록 안씻겨도 되냐고 물었지요.

수의사의 대답은, 'Yes' 였습니다. @^^@

 

하느님께서는 수많은 세상만물을 창조하시며,

그안에 그들만의 서로 다른 캐릭터를 심어 주셨습니다.

때로는 나와 맞지 않는 캐릭터를 만나서,

몸과 마음의 고생을 심하게 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것은,

세상에 사는 동안, 서로 부족한 점을 채우고,

도와 주며, 각자의 개성을 사랑하라고 그렇게 하셨던 것 같습니다.

 

제가 고양이 개성을 무시한채,

샤워기 물줄기를 들이대었다가,

낭패를 당했던 것 처럼,

서로의 개성을 존중하며 사랑할때,

그것은, 그들의 개성또한 함께 창조하신,

하느님을 존중하며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다시 우리 루비 이야기로 돌아와서,

뒷다리를 잃었지만, 너무도 씩씩하게 적응해 나가는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가끔은 측은한 마음으로, 너무도 속이 상하기도 합니다.

제가 2층에서 '루비~ 루비~' 하고 부르면,

1층에서 그 높은 계단을 헉헉거리며,

토끼처럼 깡총깡총 올라옵니다.

그 모습을 몰래 위에서 지켜보고 있다가,

쨘~ 하고 제가 나타나면, 좋아서 어쩔줄을 모릅니다.

그러다, 제가 숨도 못고른 루비에게 다시 내려가자며 앞장서면,

열심히 쫒아 내려오다, 그만 굴러 떨어져 버리곤 합니다.

 

뒷다리가 없으니, 앉아 있을 때에도 비틀대며,

높은곳은 점프할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이따금씩 잘라버린 다리를 부딪히기라도 하면,

통증에 숨소리도 내지 못하고 뒤로 나가 떨어져 버립니다...

 

뒷발로 근질근질한 귀속을 털어내려고,

자세를 잡았다가도, 털어줄 다리가 없음을 뒤늦게 깨달고,

쓸쓸히 일어서는 루비를 보면 정말 마음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루비만의 삶의 지혜가 하나씩, 둘씩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없으면 잇몸이라는 것을, 루비도 알아가고 있나봅니다 @^^@

씩씩하게 견뎌내는 루비를 보면,

그동안 함께 마음조리며 바라보았던 제 마음이,

눈녹듯 녹아 내려버립니다.

그럴때면, 저는 늘 함께 해주시는 주님께 감사를 드린답니다.

 

놀라운 생명력을 주신 성부께 찬미드리며,

여리고 여린 마음으로 늘 저와 루비 편에 계시는 예수님께 감사드리며,

새로운 용기와 생명을 열어주시는 성령께 사랑을 전래드립니다.

그리고 저와 루비를 위해 조용히 기도해 주시는 성모님께,

이 모든 평화와 행복을 전해 드린답니다 @^^@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 (요한 15:12~17)

한국인 정서에 사랑이란 표현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사랑해를 너무 남발하면, 따가운 질책을 받기도 하지요.

하지만, 저는 예수님이 주신 이 아름다운 단어를,

많이 많이 쓰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래서 요셉에게도 생각나는대로 감추지 않고 사랑한다 고백하지요.

동물에게도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해주면,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루비에게도 '사랑해' 라고 매일매일 속삭여 주고 있습니다. @^^@

가끔은, 루비의 전주인이 혹시 이곳사람이었을까 싶어서,

'I love you' 라고 통역까지 해주기도 합니다~ @^^@ 호호호~

 

그리고 제가 가장 많이 사랑고백을 하는 우리 하느님...

때로는 쉴새없이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고백합니다. @^^@

더이상 말이 필요없는 사랑...

저는 그 사랑속에 살아가고 싶습니다.

 

언젠가 주님을 마주 뵈올날 우리 주님께서,

제 사랑을 너무 많이 받으셔서,

제가 오고 있다는 소식에,

제가 보고프셔서 버선발로 뛰어나오실 만큼,

많이 많이 사랑해 드리고 싶습니다 @^^@

 

그날을 위해 오늘도 사랑합니다... @^^@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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