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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3.사람의 아들은 머리 둘 곳 조차 없다 -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10-03 조회수1,943 추천수0 반대(0) 신고

 

루카 9, 57-62(연중 26주 수)

 

오늘 <복음>부르심따름에 대한 세 편의 상황어입니다. 본문은 그때에 예수님께서 길을 가는데(루가 9, 57)라는 말로 시작됩니다. 이는 바로 앞 장면에서, 예수님께서 하늘에 올라가실 때가 차자, 예루살렘으로 가시려고 앞서 사마리아인들의 마을로 심부름꾼을 보냈는데 배척을 받게 되어 다른 마을로 길을 가신것을 알려줍니다.

<루카복음>은 예수님께서는 공생활의 시작을 갈릴래아에서 배척을 받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였듯이, 이제 예루살렘 상경기도 사마리아인들로부터 배척을 받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이는 제자들이 예수님을 따름에 있어서 당하게 될 고난을 미리 암시해줍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게레사인들의 지방에서도 배척을 받으셨고(루카 4, 28-30; 8, 37), 나중에는 예루살렘에서 종교지도자들에게 배척을 받을 것입니다.

<본문>에는 예수님을 따르려는 세 사람이 등장합니다. 첫 번째와 세 번째 사람은 스스로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나선 사람들이고 두 번째 사람은 예수님의 부름을 받고 따르고자 한 사람입니다.

<첫 번째 사람>은 자신이 먼저 예수님께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사람인데, 예수님께서는 사람의 아들은 머리 둘 곳조차 없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내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의 설익은 고백을 깨우치면서 낮고 겸손한 삶에로 부르십니다. 그것은 거처를 지상에 두지 않는 삶, 곧 순례자요 거류민으로의 삶입니다. 자신의 편리와 안정을 추구하는 삶이 아니라, 떠돌이로서 불투명한 삶에 자신을 맡기는 삶입니다. 믿음을 하늘에 두고, 땅에서 자신이 가난해지고 보잘 것 없어지는 것을 받아들이는 삶입니다.

<두 번째 사람>은 예수님께서 먼저 나를 따라라하고 초대한 사람인데, 그는 주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게 허락해 주십시오.” 라고 말합니다. 사실, 유대인에게 죽은 이의 장례는 매우 중요한 일었습니다. 그들의 불문율법을 해설한 미쉬나에 따르면, 장례를 치르는 사람은 쉐마(신앙고백문)18기도문(축복기도문)이나 기타 기도들을 바치지 않아도 된다.”고 되어 있으며, 후대에는 율법에 명시된 모든 명령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바빌론 탈무드)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그들은 장례를 선행의 극치로 여겼습니다(토빗 4, 3-4; 6, 15). 그러니 그가 장례를 먼저 치르고 예수님을 따르겠다는 것은 율법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이를 거절한 것은 장례를 치르는 일보다 하느님 나라를 알리는(루카 9, 60) 일을 더 중하게 여기십니다. 죽음의 나라가 아니라, 살아있는 하늘나라가 더 중하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사람>도 스스로 먼저 주님 저는 주님을 따르겠습니다. 그러나 먼저 가족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게 허락해 주십시오.”라고 말하는데, 예수님께서는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되돌아보는 자는 하느님나라에 합당하지 않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당신을 따르는 삶은 대체 무엇을 먼저 앞세워야 하는 지를 깨우쳐줍니다. 곧 인간의 일보다 하느님의 일을 앞세우라는 말씀입니다. 먼저 하늘나라와 하느님의 의를 구하라는 말씀이요, 아무 것도 그리스도보다 앞세우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다른 그 무엇에게도 첫 자리를 내어주지 말라는 말씀이요, 뒤를 돌아다보지도 말며, 오로지 임을 향하여 진리를 따라 살라는 말씀입니다.

그러기에, 제자 됨은 무엇이 본질이고 무엇이 비 본질인지, 무엇이 우선적이고 무엇이 부차적인 것인지를 잘 아는 일입니다. 세상의 가치를 따라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신뢰를 두고 사는 일입니다. 그런데 그 길은 배척과 고난을 받는 길입니다. 그래서 오늘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죽으시러 가는 길에서, 당신을 따르는 이들이 당신과 함께 가야 할 고난을 암시해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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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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