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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연 성경(自然 聖經)"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 신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6-05-17 조회수559 추천수5 반대(0) 신고

2006.5.17 부활 제5주간 수요일

 

사도15,1-6 요한15,1-8

 

 

 

 

 

 

 

"자연 성경(自然 聖經)"



인간은 자연을 떠나 살 수 없습니다.
인간 자체가 자연이기 때문입니다.


자연을 거슬려 살기에 파생되는 병이나 문제들 얼마나 많습니까?
하느님은 자연을 만드셨고, 인간은 도시를 만들었다 합니다.


도시 문명이 남성을 상징한다면, 자연은 어머니 모성을 상징합니다.
그래서 도시 생활에 지친 많은 분들이 어머니 품을 찾듯이

몸과 마음의 평화와 안정, 위로와 치유를 위해,

여기 요셉 수도원의 자연의 품을 찾습니다.

 

어느 때보다도 자연 친화적 삶에, 생태학에 관심이 집중된 시대이며,

도시 문명의 자연화도 이 시대의 화두 같습니다.


저는 자연을 하나의 살아있는 성경으로 생각합니다.
누구나 접할 수 있고, 깨닫기도 쉬운 자연 성경입니다.


그래서 신구약 성경만 렉시오 디비나 할 것이 아니라,

자연 성경도 렉시오 디비나 할 것을 권합니다.

 

옛 이집트 사막의 문맹의 수도자들은 물론

농사에 전념하는 많은 분들이 자연 성경을 통한 깨달음으로

삶의 지혜는 탁월했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도 그대로 자연을 소재로 한 이야기가 아닙니까?
구구한 설명이 없어도

포도나무를 연상하면 즉시 이해와 공감이 되는 내용입니다.


“나는 참 포도나무요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너희는 나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이마 예수님께서 여기 요셉 수도원에 사셨다면

‘나는 배나무요 너희는 가지다.’라 했을 것입니다.


농부인 아버지, 포도나무인 예수님, 가지들인 우리들,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이래서 할 수 있다면, 생명을 다루는 농사가,

전체와 부분들을 한 눈에 바라 볼 수 있고,

또 봄, 여름, 가을, 겨울 전체를 볼 수 있는,

통합적인 일인 농사가 참 이상적인 직업입니다.

 

무엇보다도

살아있는 자연을 통해서 살아있는 하느님을 체험하기가 용이합니다.


오늘 날의 가장 큰 문제 점 소외와 단절감이 아닙니까?
그 흔한 아파트들 소외와 단절의 감옥을 상징하며

자연은 물론 이웃과도 잘 연결되지 않습니다.

 

직업도 분업화되고 전문화되는 추세라

점점 사람들은 개인주의적이고 이기주의적이 되어 공동체 의식도 희박하고,

전체를 보는 삶의 지혜를 터득하기도 참 힘들게 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많아도 성숙된 전인(全人)들은 많지 않습니다.
이래서 외로움과 소외감에 우울증, 중독, 치매 등

정신 질환자들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사람은 홀로의 섬이 아닙니다.
혼자서는 살 수도 없거니와 성숙도 없습니다.


공동체 전체 속의 부분인

나를 보고 알아야 건강한 정신에 온전한 마음이 됩니다.


혼자의 자립적 존재가 아니라 서로 의존된 존재임을 아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농부이고 예수님은 포도나무요,

우리는 한 몸에 붙어있는 가지들임을 아는 것입니다.


전체와 부분을 보는 통합적 사고와

통합적 시야를 위해 보이지 않는 초월적 거점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런 초월적 거점 있어야

분업적 일에 매이거나 굳어지는 일 없어

깊고 넓은 시야에 순수한 감성, 풍요로운 정서를 지닐 수 있습니다.


이래서 초월적 거점의 마련을 위해 가톨릭교회 공동체가 좋은 것이고,

한 몸의 가지들임을 확인하는 성체성사 미사가 그토록 고마운 것입니다.

 

교회 잘 다니고 미사 잘 드리면 절대로 우울증, 치매에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점점 분업화 전문화 되어가는 추세 속에

전체를 볼 수 있는 초월적 거점을 마련해 주는 게 종교의 역할이요,

가톨릭교회의 미사입니다.


성모성월 어머니의 달 5월,

어머니 자연에 자모(慈母)이신 교회, 얼마나 푸근하고 위로가 됩니까?


가톨릭교회의 영성은 전적으로 어머니 품 같은 공동체 영성입니다.
오늘 복음의 포도나무 비유가 이를 분명히 합니다.


1독서 사도행전에서도 교회의 공동체성이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안티오키아 교회에서

세례를 받고자 하는 이방인들의 할례 문제로 의견이 분분했을 때,

바오로와 바르나바와 몇몇 신자들은

즉시 모교회인 예루살렘 교회의 사도들과 원로들의 공동체를 방문하여

자문을 구하지 않습니까?

 

이런 전통은 지금도 교회나 수도원에 면면히 계승되어

모든 중요한 일들은 공동체 회의에서 결정됩니다.


오늘도 좋으신 주님은 성체성사의 은총으로

우리 모두가 한 몸의 지체들임을 깨닫게 하시고

영육을 치유해 주시어 본래의 자연스런 나로 회복시켜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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