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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27주간 수요일 복음(루카11,1~4)
작성자김종업 쪽지 캡슐 작성일2018-10-10 조회수1,929 추천수0 반대(0) 신고

 

연중 제27주간 수요일 복음(루카11,1~4)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날마다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모든 이를 저희도 용서하오니, 저희의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2ㄷ-4)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에 처음 등장하는 단어가 '아버지'인데, 이것은 기도의 대상이 하느님 아버지이어야 한다는 것을 가리킨다. 

 '아버지'에 해당하는 '파테르'(Pater; Father)는 당시 유대인들이 일상에서 사용하던 아람어 '압바'(Abba; 마르14,36)를 번역한 것이다. 주로 어린 아이가 아버지를 친근하게 부를 때 사용되는 말이다.

  

구약에서 창조주로서의 두려움과 엄위를 전제한 전능하신 하느님의 호칭 '엘로힘'스스로 자존(自存)하시며 계약에 충실하심을 보여 주는 고유 명사 '야훼'사용한 것과 달리, 예수님께서는 이제 하느님을 '압바'(Abba)라고 부르고 있다. 

이것은 예수님과 하느님 아버지 사이가 얼마나 긴밀하고 친근한 것인가를 확실하게 보여 준다.

  

이제 나아가서 예수님과 하느님 아버지 사이의 친밀함이 제자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사실을 가르치며, 예수님처럼 제자들도 그렇게 부르라고 가르치신다. 그리고 '아버지'라는 호칭 다음에 두 종류의 간구가 나온다.

 하나는 하느님과 관련된 것이며(2절), 다른 하나는 인간과 관련된 것이다(3~4절).

  

하느님께 대한① 첫번째 간구'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드러내시며'에서, '이름'에 해당하는 '오노마'(onoma; name)존재 자체를 의미하며, 하느님의 선하시고 공의로운 속성 등 그 이외의 모든 속성이 그 이름 안에 들어 있음을 나타낸다.

 또한 '거룩히 드러내시며'로 번역된 '하기아스테토'(hagiastheto; hallowed be)'거룩하게 하다'는 뜻을 지닌 '하기아조'(hagiazo)부정과거 수동태 명령형인데, 이것은 기도의 대상이신 하느님께서 공경을 받으셔야만 한다는 당위성을 나타낸다(이사8,13; 29,23; 에제36,23).

  

말하자면, 이것은 하느님의 이름이 '인간들에 의해서' 거룩해지기를 '하느님께' 간구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하느님을 모독하고 거역해서 범죄하는 대신에, 하느님을 경외하고 예배할 수 있는 상황과 기회를 베풀어 달라는 간구인 것이다.

 따라서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드러내시며'라고 기도하는 것은 하느님의 존재 자체가 영광과 존귀와 경배의 대상이 되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하느님께 대한 ②두번째 간구'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이다. 여기서 '오게 하소서'로 번역된 '엘테토'(eltheto; come)'가다', '오다'를 뜻하는 '에르코마이'(erchomai)의 부정과거 명령형이다.

 희랍어에서 부정과거 명령형그 내용이 결과적으로 완전히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열망할 때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여기서는 하느님의 나라가 '속히 도래하여', '결과적으로 완성되기를' 바라는 강한 욕구를 포함한다.

  

또한 '나라'로 번역된 '바실레이아'(basileia; kingdom)정관사 '헤'(he)와 같이 사용되어 '그 나라'라는 의미를 지닌다. '바실레이아'(basileia)라는 단어는 특정한 영토와 장소, 공간을 의미하지 않고, '하느님의 통치와 지배, 다스림'을 의미하는 역동적 개념(reign; govern)이다.

 다시말해서 '하느님의 주권'에 대한 언급으로서, 하느님께서 직접 왕이 되셔서 사탄의 통치를 종식시키고, 당신이 직접 다스리시는 그 마지막 종말의 때가 속히 올 것을 갈망하는 간구인 것이다(루카4,43; 마르9,1).

  

이제 기도의 내용 중에서 예수님의 관심'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온다.

 예수님께서는 인간의 필요과 관련된 '일용할 양식''죄에 대한 용서' 그리고 '유혹에서의 구원'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언급하신다.

  

①첫째로 일용할 양식을 달라는 간구에서 '일용할'로 번역된 '에피우시온' (epiusion; daily)'바로 오늘 필요한 것''오는 날', '내일의 양식'이라는 두 가지  견해가 있다.

 그러나 여기서 '날마다'라는 '카트 헤메란'(kath hemeran; by day; each day)이라는 관용구를 사용해서 '일용할 양식'을 제한하고 있으므로, 대체로 그날그날의 실존적 삶에 필요한 실제적 양식을 의미한다.

 이것은 '주다'의 뜻인 '디도미'(didomi)현재 능동태 명령형'디두'(didu; give)로 사용되어 계속과 반복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에, 그렇게 보아야 한다.

  

②인간의 필요를 구하는 두번째 간구'죄의 용서'에 관한 것이다. 새 성경에 번역되지 않은 '가르'(gar; for)'왜냐하면 ~ 이기 때문에'라는 이유 부사절을 이끈다.

 하느님께 죄의 용서를 청하려면, 전제 조건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모든 이를 용서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해 주었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죄에 대해 하느님께 용서를 청할 수 있다. 

 만일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우리가 용서하지 못하면, 예수님께서 가르치시는 이 기도는 아무소용이 없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잘못한'으로 번역된 '오페일론티'(opheilonti; that is indebted; who sins)'빚지다'는 의미를 가진 '오페일로'(opheilo)의 현재 분사형이다. 

 따라서 이 문장은 '우리가 우리에게 빚지고 있는 모든 사람을 용서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죄도 용서해 주시고'라는 뜻이다.

 당시 유대 풍습대로 빚을 진 사람들이 채권자의 노예가 되거나 옥에 가두거나 하지 말고, 탕감해 주고 용서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마태18,23~35). 

 이러한 사실은 '용서하오니'에 해당하는 '아피오멘'(aphiomen; we forgive)에도 잘 드러나는데, 이 단어는 현재 능동태로서 계속해서 용서할 자세를 가져야 함을 의미한다.

  

③인간의 필요를 구하는 마지막 간구'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이다.

 '유혹'으로 번역된 '페이라스몬'(peirasmon; temptation)의 원형 '페이라스모스'(peirasmos)사람을 죄짓게 만드는 유혹을 뜻한다(야고1,12; 1티모6,9).

 여기서는 예수님의 제자들로 하여금 믿음과 거룩함으로 벗어나 타락하도록 하는 외적, 내적 유혹거리들을 의미한다.

  

여기서 '빠지지'에 해당하는 '에이세넹케스'(eisenehkes; lead)'들어가다'라는 의미를 지닌 원형 '에이스페로'(eisphero)의 가정법 과거형이다.

 그래서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해 달라'는 뜻이 아니라 '유혹에 굴복하지 않도록 우리를 이끌어 달라'(And lead us not into temptation)는 뜻이 된다.

  

한편, 마태오 복음 6장 13절에서는 '다만 악에서 구해주소서'라는 말이 주님의 기도 끝에 더 붙어 있다.

 여기서 '악'으로 번역된 '투 포네루'(tu poneru; from evil; from the evil one)라는 단어는 중성으로 볼 수도 있고, 남성으로 볼 수도 있다.

 중성으로 보면 '악'(evil)추상적인 의미를 갖게 되고, 남성으로 보면 '악한 자'(evil one)라는 보다 구체적인 의미를 갖게 된다.

 그래서 앞의 문장과 연관지어 보면, 우리로 하여금 유혹에 빠트리는 악한 자, 즉 마귀로부터 구하여 달라는 간구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하겠다.

 

 

연중 제27주간 목요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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