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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침 묵 [ 노성호 신부님 ]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5-12 조회수717 추천수6 반대(0) 신고

  2006년 5월 12일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너희는 걱정하지 마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거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요한 14,1;6)

 

Do not let your hearts be troubled.
You have faith in God; have faith also in me.

 "I am the way and the truth and the life.
No one comes to the Father except through me."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이 아버지 하느님께로 가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심을 밝히십니다

 

☆☆☆

 

 산이든 벌판이든 길이 제대로 나 있지 않은 곳을 가려면 힘이 듭니다. 좋은 길은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데 시간을 절약하게 하고 힘이 덜 들게 합니다. 우리 삶의 목적지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께 가는 데도 길을 통하지 않으면 헤매게 마련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그 길을 마련해 주십니다. 아니, 주님께서 바로 그 길이 되십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우리가 주님께서 사신 길을 따라 살면 그 목적지인 하느님 아버지께 어려움 없이 도달하게 될 것입니다.

 

 

 

 

 

                                   침    묵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가던 길을 잃고 헤매게 되면 마음이 산란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동안 자신이 쌓아놓았던 업적, 수많은 사람들과 맺고 있었던
인간관계, 온갖 정성과 성의를 아끼지 않았던 소중한 시간 등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는 순간을 체험하게 되는 날이 바로 길을 잃고 헤매게 되는 때입니다.


이러한 때 침묵할 수 있다면…. 어느 날 좀 여유 있게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다른 때보다 목적지를 향해 30분 정도 서둘러서 출발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내린 눈으로 길이 막히게 되었고, 약속 시간은 점점 다가왔습니다.


마음이 조급해지긴 했지만, 순간 ‘조급해해도 소용없다. 어차피 길은 막히는 것이고
약속 시간에 늦을 것이 뻔하다. 그렇다면 마음이라도 진정시키면서 정신적인
짐이라도 덜자’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조급해해 봤자 아무 소용이 없기에
양해를 구하고, 느긋하게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물론 늦기는 했지만,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었지요. 지나고 나면 아무 일도 아닌데, 그 당시에는 왜 그리도
힘들고 어렵고 정신적인 압박감에 시달리면서 살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어차피 좀 늦더라도 약속 장소에는 갈 수 있는 것이고, 피치 못할 사정 때문에
늦을 것이라는 것을 상대방도 알고 있는데, 괜히 혼자서 끙끙거리며 힘들어했던
것 같습니다.


관건은 ‘얼마나 빨리, 그리고 얼마나 자연스럽게 침묵 속으로 빠져들 수
있는가’이겠지요. 침묵 속에 머물 수 있다면 그만큼 빨리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주님’께 나갈 수 있겠고, 그렇지 못하면 침묵하는 연습을 조금 더 해야겠지요.

-노성호 신부-

 

                               

                                          가톨릭성가 38번 / 행복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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