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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겸손한 사람들"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 신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6-05-11 조회수615 추천수5 반대(0) 신고


2006.5.11 목요일 성 오도, 마욜로, 오딜로, 후고, 끌뤼니 아빠스들 기념일
                                                                                               사도13,13-25 요한13,16-20

 

 

 

 

 

 

"겸손한 사람들"

 

 



간혹 거룩함으로 빛나는

겸손한 이들을 대하면 마음이 편안하고 기쁩니다.


자기를 비워 겸손해질수록 하느님의 영광이 잘 드러납니다.


주님 뒤로 물러나 주님을 가리지 않는 게 겸손입니다.


제대 앞에 가능한 한 꽃을 두지 않는 것도,

성전 내부를 최대한 단순하게 한 것도 주님을 가리지 않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알게 모르게,

본의 아니게 주님을 가려버리는 일은 얼마나 많은지요.


예전 미국 어느 대학원에서 한 수도 형제가

베네딕도 봉헌회에 대한 영성을 발표했을 때

어느 신학 교수님의 날카로운 질문을 잊지 못합니다.

 

참 잘 된 발표였고 전혀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 생각되는 내용이었습니다.
문제는 예수 그리스도가 빠져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베네딕도회 영성이 따로 있는 듯이 열정적으로 발표했는데

본의 아니게 그리스도란 말이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는 지적이었습니다.


“그 무엇도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보다 앞세우지 마라.”
“그 무엇도 하느님의 일보다 앞세우지 마라.”


베네딕도 규칙의 말씀처럼,

그리스도를 옷 입듯이 수도복을 입고 살아가는 겸손한 수도자가 이상입니다.

 

당신 제자들을 통해서 그리스도가, 하느님의 영광이 잘 들어날 때,

비로소 겸손한 제자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형제들이여, 백성을 격려할 말씀이 있으면 해주십시오.”


안티오키아 신도들의 간청에 대한 바오로의 설교,

결국 예수님을 그 초점에 두고 있음을 봅니다.


“이 다윗의 후손 가운데에서 하느님께서는 약속하신대로

  예수님을 구원자로 이스라엘에 보내셨습니다.”


‘나에게는 그리스도가 생의 전부입니다.’라는 고백처럼,

평생 예수 그리스도만을 위해 몸 바친 바오로의 삶이 아닙니까?


오늘 복음에서도

주님은 배경의 주님을, 하느님을 늘 염두에 둘 것을 말씀하십니다.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고, 파견된 이는 파견한 이보다 높지 않다.

  이것을 알고 그대로 실천하면 행복하다.”


“내가 보내는 이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맞아들이는 것이요,

  나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맞아들이는 것이다.”


진정 착각하지 않고 제자리, 제 신분을 아는 게, 겸손이요 지혜입니다.


우리가 잘나고 똑똑해서 여러 혜택을 누리는 게 아니라

우리를 파견하신 좋으신 주님 덕분이라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 우리를 통해서 좋으신 주님을 보고 싶어 수도원을 찾습니다.


배경이신 하느님 빠지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 거룩한 미사시간,

우리는 주님의 성체 안에 사라지고

주님의 영광만이 환히 드러나는 시간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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