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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모님께 바치는 글
작성자김창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6-05-07 조회수1,036 추천수6 반대(0) 신고

 

 

따사한 봄, 녹음마저 상큼한 오월입니다. 라일락 꽃 향기가 정원을 메우고 아카시아 꽃 냄새가 산야를 누비는 오월은 어머님의 달입니다. 하느님이 보시기에도 좋은 대자연의 가슴자락에서 쏟아지는 꽃향기 속에서 어머님의 위대한 모성애를 기립니다.


남자를 알지도 못하던 처녀가 아들을 잉태하였다는 천사의 기막힌 소식에도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믿으시고, 돌에 맞아 죽어도 좋다는 각오로 “주님의 종”이라 순명하셨지요. 어머니의 새 생명의 잉태는 하느님의 은총이기에 경하 받아 마땅한 기쁨이옵니다.


유다 산골에 사는 사촌 엘리사벳을 방문하셨을 때 어머니께서 노래하신 마니피캇은 참으로 구원의 기쁨 입니다. “하느님께 영광이요, 착한 사람들에게 평화”라는 천사들의 찬미 속에 구세주를 낳으신 어머니, 어머니가 계셨기에 영원한 생명의 길과 구원의 문이 열렸습니다.


별 따라 찾아온 동방박사와 양떼를 지키는 목동들이 아기 예수님에게 경배 드리고, 열두 살 나이에도 성전에서 학자들과 토론하시는 성자의 모습이 어머님께 큰 기쁨이었지요. 십자가 위해서 죽으신 예수님께서 부활하시어 영원한 생명의 길을 열어주셨기에 알렐루야 소리 드높여 찬미합니다. 천상의 면류관을 쓰신 어머니, 어머니의 이 모든 기쁨이 이제 저희의 기쁨이 되었습니다.


저희가 이 밤을 ‘성모의 밤’으로 기림은 구원의 빛으로 오신 ‘그리스도의 어머니’께서 겪으신 고통의 신비를 묵상하고 성덕을 본받기 위함입니다. 성전에서 아기예수님을 봉헌하던 날 당신의 영혼이 “예리한 칼에 찔리듯 아플 것”이라는 시몬의 예언에 어머님의 가슴은 얼마나 아프셨습니까? 강보에 싸인 아기를 안고 이집트로 피난길에 오르신 어머님의 심정은 오죽했으며, 파스카 축제 때  성자를 잃고 예루살렘에서 찾아 헤매셨던 어머님의 고통을 어느 누가 알겠습니까?


그리스도와 함께 수난의 길을 걸으시고, 십자가에 못 박히신 외아들의 죽음을 지키셨으며, 성시를 가슴에 품으신 체 통곡하셨고, 무덤에 묻히신 예수님을 비통해 하신 어머니, 어머님의 칠고(七苦)를 이 밤 마음 속 깊이 새겨봅니다.  


구원계획에 모성애를 다하신 어머니셨기에 교회는 ‘성자의 어머니’로 공경합니다. 믿음과 순종과 사랑과 희망의 삶을 몸소 사시어 ‘교회의 어머니’가 되신 성모님의 성덕을 이 밤, 저희 모두 새겨봅니다. 가나안 잔치가 보여주듯이 인간의 처지를 너무나 잘 아시는 어머니이시기에, 오늘을 사는 부족한 저희와 흔들리는 가정의 중재자가 되어 주십사고 로사리오 기도를 바칩니다.


하와의 불순명이 죽음을 가져왔지만 어머님의 순명은 생명과 구원을 가져 왔습니다. 성모님과 함께 하는 이 밤! 저희도 어머님을 닮아 주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주님의 부르심에 순명하여 사랑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자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 이 글은 5월6일 저희 본당에서 있은 성모의 밤 행사 때 바쳐진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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