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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등대풀꽃 이야기 / 김현정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5-05 조회수400 추천수5 반대(0) 신고

전원 신부님의 등대풀꽃 이야기에 대한 김현정씨의 답글입니다.

 

"천사의 타락"이라는 주제의 글이 제 기억에 살아납니다.

 루치펠이 하느님께 단죄 받은 이유 중에 하나로 거론 되고 있는 설중에 하나인,

 "구유에 누워 있는 아기 예수"를 보고 자신이 생각했던 메시아상이 보잘것 없고 약한 모습이었던 것에 대한 무시와 교만이었다는 글이었습니다.

 

갑자기 제가 이 글을 쓰는 것은 저의 마음을 읽게 해주신 사진들 때문입니다.

 신부님의 강론 글을 읽으면서 제 머릿 속에 떠올리는 꽃에 대한 이미지는 적어도 하얀 꽃잎은 가지고 있는 제 나름대로의 "등대풀꽃"이었습니다. 

그런데 답글란에 있는 사진은 꽃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생소한 (조그마한 양배추 같은)그러한 모습이었습니다.

사진을 본 순간에 제 마음 속에는 "윽! 이게 우리 신앙인의 아름다움이라고? 이건 아름다운 것과 거리가 먼것 같은데?"라는 의견들이 휙휙 머릿속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더 솔직히 말하면 사진을 보고 아름답다고 다른 분들이 달아놓은 꼬릿글은  더욱더 저를 "의심"의 구렁텅이로 빠뜨리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정말 아름다움인가?"

그 순간은 제 머릿속에 있던 저의 미적 가치들이 저를 온통 채우고 있었습니다.

 

이럴때 갑자기 얼마전에 두번째 보았던 "예수의 수난"에서 예수님의 시신을 끌어 안으시며 저희를 바라보시던 성모님의 눈이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저에게 무언으로 그러나 가장 온몸으로 "데레사, 앞으로 죄 지을 건가요?"라고 말씀하시는 듯했습니다.

저는 그때에 제 마음 속으로 대답 한 것을 꼭 다짐을 하고 꼭 실행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제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죄들도 알아차리는 은총을 빌고 제가 용서 받았던 죄들은 다시는 짓지 않기를 바랍니다.

 

사람의 기억이 그저 무력함을 아시는 주님께서는 저의 이 기억이 희미해질때쯤 사진을 통해서 다시 "등대풀꽃"을 보여주십니다. 아마 주님께서는 제가 가는 곳마다, 제가 있는 곳마다, 그리고 제 마음 속에 이러한 못난 꽃하나는 꼭꼭 챙겨 주실 겁니다.

 

주님! 예수님을 통해서 저를 단죄 하지 않고 저를 용서하시고 깨닫게 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구하오니 세상 사람들이 못난 꽃이라고 놀리더라도 주님의 사랑으로 그러한 무시를 따뜻한 미소와 눈물로 이기게 하소서. 또한 세상에 있는 가난한 사람들을 사랑하는 축복을 내려 주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빕니다. 알렐루야!   

 

김현정씨의 글에 대한 전원 신부님의 답글입니다.

 

 

등산가 허영호씨가 목숨을 걸고 사투를 벌이며 올라간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내뱉은 한마디는 "내가 그토록 오르고 싶고 보고 싶었던 에베레스토의 정상이 이런 것이란 말인가?"였습니다. 칼바람 만이 휑하니 부는 초라하기만한, 그리고 한평 남짓 크기에 불과한 정상이 목숨을 바쳐서 오를 만큼 가치있는 것인가라는 물음을 합니다. 그런데 그곳에 그의 인생의 아름다움 모든 것이 담겨 있었지요.

예수님을 만난 동방의 세 현자들 역시 긴 여정을 통해 도달한 곳이 가장 보잘것 없는 마굿간의 연약한 아기예수였지요. 어쩌면 그들이 자신들의 인생을 걸고 찾아 해매이던 진리는 가장 낮고 보잘것 없는 곳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모든 성상들이 성모님을 젊고 아름답게 표현한 것은 나자렛 시골처녀의 실제적인 외모라기보다는 성모님의 내면으로부터 피어난 소박한 아름다움 때문이겠지요. 다시 말하면 작고 보잘 것 없는 곳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가 담겨있기 때문이겠지요

작은 꽃님의 이야기가 다시 한번더 묵상거리를 제공하셨네요 그 생각이 참 아름답습니다.


* 김현정씨의 필명이 작은 꽃님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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