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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는 지금 어디만큼 가고 있는가?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6-04-18 조회수599 추천수5 반대(0) 신고
 나는 지금 어디만큼 가고 있는가?

 

 


나는 지금 어디만큼 가고 있는가?

                                                               - 앤서니 드 멜로 신부-


    바다 안에서 바다 찾기.


    “실례합니다.” 

    어린 바닷물고기가 말을 걸어 왔다.


    “당신은 저보다 훨씬 어른이시니

    어디에 가면 사람들이 바다라고 부르는 것을

    볼 수 있는지 알려 주실 수 있겠지요?“


    “바다라” 나이든 물고기가 말했다.


    “네가 지금 있는 곳이 바다가 아니면

    어디인 것 같으냐 ?“


    “아, 여기 말이에요?

    여긴 그냥 물이잖아요.


    제가 찾는 건 바다라고요. 바다.“


    실망한 물고기는

    바다를 찾아 다시 헤엄쳐 나갔다.



    . . . . “의복을 입고 수행 중인 선사에게

    어느 날 한 사람이 찾아와 묻기를,


    “저는 오랜 세월 동안 신을 찾아다녔습니다.

     그 분이 있다고 하는 곳이면

     어디고 안가 본 곳이 없습니다.


     드높은 산봉우리를 오르기도 했고,

     광막한 사막을 헤매기도 했습니다.


     또 고요한 수도원이며

    빈민굴을 전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래, 찾기는 했습니까?” 선사가 물었다.


    “찾기는요, 선사님은 찾으셨습니까?”


    무슨 말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둘이 있는 방 만이 저녁놀을 받아

    황금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떼를 이룬 참새 수백 마리가

    보리수 근처를 맴돌며 지저귀고 있었다.


    모기는 침 한 방 놓겠다는 기세로

    윙윙대면 귓전을 울려대고 있는데. . .


    그런데 이 사람은 이곳에 와 앉아서

    신을 찾지 못 했노라 며 하소연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실의에 빠진 남자는 이윽고 선사의 방을 떠났다.

    다시, 다른 어딘가로 신을 찾으러. . . . .


    . . . . 이제 그만 멈추어라, 어린 물고기야.

    네가 찾으러 다닐 데라고는 어디에도 없다.


    네가 할 일은 그저 눈뜨고 바라보는

    일 뿐이리니.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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