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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비로운 이가 지혜롭다./신앙의 해[192]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6-01 조회수352 추천수4 반대(0) 신고


                                               그림 : [단내] 정 바오로와 정 베드로 순교자 묘

‘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라는 격언이 있다. 하늘을 대신하여 백성을 다스리는 이는
백성의 소리가 곧 하늘의 소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말일 게다.
지도자는 백성이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백성의 마음을 읽어 내야
나라를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있다는 뜻이겠다. 
 

교회 공동체의 지도자를 생각해 보자. 공동체의 책임자는 구성원들을 이해하며 포용할
수 있는 너그럽고 인자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배려하고 아끼는 마음을 지녀야
하리라. 스스로 자신의 권위를 내세우면 오히려 기대하는 권위는 사라지고 만다.
침묵 속에 있는 가난하고 슬픈 소리를 많이 들을 때 거기에서 참된 권위가 나올 게다.
 

‘그들은 다시 예루살렘으로 갔다. 예수님께서 성전 뜰을 거닐고 계실 때,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과 원로들이 와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또 누가 당신에게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소?”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에게 한 가지 물을 터이니 대답해 보아라. 그러면 내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너희에게 말해 주겠다.
요한의 세례가 하늘에서 온 것이냐, 아니면 사람에게서 온 것이냐? 대답해 보아라.” 
 

그들은 저희끼리 의논하였다. “‘하늘에서 왔다.’ 하면, ‘어찌하여 그를 믿지 않았느냐?’
하고 말할 터이니, ‘사람에게서 왔다.’ 할까?” 그러나 군중이 모두 요한을 참예언자로
여기고 있었기 때문에 군중을 두려워하여, 예수님께 “모르겠소.”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너희에게 말하지 않겠다.”

우산 장사를 하는 큰아들과 짚신 장사를 하는 작은아들을 둔 어머니가 있었다. 날씨가 맑으면 우산을 못 팔게 될 큰아들이 걱정이고, 날씨가 궂으면 짚신을 팔기 어려우니
작은아들이 걱정일 게다. 날씨가 맑거나 궂거나, 어머니는 그래서 늘 걱정이다. 이것을
두고 진퇴양난에 빠졌단다. 그런데 마음을 바꾸면 전혀 상황이 달라진다.
날씨가 맑으면 작은아들 때문에 즐겁고, 비가 오면 큰아들 때문에 즐거울 수 있기에.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다. 신앙 문제를 ‘인간의 방식’으로 판단하려는
이들이다. 예수님은 답하셨다.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너희에게 말하지
않겠다.” 그런 식의 접근은 외면하시겠다는 말씀일 게다. 그분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다면 하늘의 힘 또한 떠나간다. 잘 모르더라도 인정하며 살아야 하리라.
때로는 그게 ‘사랑’일 수도. 모든 것을 알고 있더라도
가끔은 ‘아무것도 모르는 듯이’ 덮어 줘야 할 게다. 그래야 사랑이 자라난다.
들추고, 따지고, 까발리는 곳에 어떻게 따뜻한 애정이 자리할 수 있을지?

30년 동안 한복을 만들며 사신 분이 있었다. 자신의 경험이라면서 이런 말씀을 하신다.
주문하는 이의 성격이 좋으면 염색에서 바느질, 자수까지 애먹이지 않고 곱게 된다는
거다. 그렇지만 까탈이 심한 사람의 옷은 아무리 조심해도 어느 한 구석이 꼭 애를
먹인단다. 너무 따지면 삶이 따지는 만큼이나 힘들어질 게다.
 

누구나 지혜로운 이가되길 바랄 게다. 현명하게 살고 싶은 것도 인지상정이리라.
그렇지만 어떤 삶이 그러한지 쉽게 알 수 없다. 시원하게 말해 주는 이도 드뭅디다.
지혜로운 이가 되려면 무엇보다도 남에게 관대해야 한다.
타인의 허물에 너그러워야 한다. 예수님께서 그렇게 사셨기에.
그러니 자비로운 사람이 곧 지혜로운 사람이다. 그에게는 하늘의 힘이 늘 함께한다.
이렇듯 지혜는 주님께서 주시는 은총의 선물이다. 자신의 삶이 두렵게 느껴진다면
누군가에게 너그럽지 못한 건 아닌지 돌아보아야 하리라.

남의 부족함을 들추는 건 참으로 비겁한 일이다. 그러나 세상은 그러한 행동을 지혜로 간주하는 모양이다. 많은 사람이 이러한 유혹에 시달리며 산다. 남에게 주는 상처는
결국 자신에게 되돌아온다. 남의 상처를 감싸 주는 것은 자신의 잘못을 씻는 것과
같으리라. 이게 진정한 지혜일 게다. 베풀면 곱절로 되돌아온다. 신앙의 해를 보내는
이즈음 꼭 새겨 두어야 할 진리이다. ‘자비로운 사람이 곧 지혜로운 사람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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