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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11.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9-01-11 조회수1,538 추천수0 반대(0) 신고

 

 

루카 5, 12-16(주님 공현 후 금)

 

 오늘도 우리 주님 공현은 계속됩니다.

 지난 월요일에는 갈릴래아에서, 어제는 나자렛에서의 공생활의 시작으로 이사야 예언의 성취를 통해 당신이 하느님이심을 드러내 보이셨고, 지난 화요일에는 5천명을 먹이신 일을, 수요일에는 호수 위를 걸으신 일을 통해 모세의 활동을 완성시키시며 당신을 드러내셨습니다. 오늘은 나병환자의 치유를 통해 예언자 엘리사의 활동을 완성함으로써, 당신이 메시아이심을 드러내십니다. <2열왕기(5,1-27)에는 하느님의 사람 엘리사가 아람 임금의 군대 장수인 나아만을 요르단 강에 일곱 번 몸을 씻게 하여 나병을 낫게 함으로써 야훼 하느님이 주님이심을 드러내셨듯이,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나병을 직접 치유하심으로 당신이 하느님이심을 드러내십니다.

 나병환자는 <레위기>에 따르면, 옷을 찢어 입고, 머리를 풀고, 윗수염을 가림으로써 자기가 죽은 사람과 다를 바 없음을 드러내야 하고, 사람이 다가오면 나는 부정한 사람이오. 나는 부정한 사람이오.(레위 13,45)라고 외쳐야만 했습니다. 그는 건강한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맺을 수 없었고(민수 5,2-4), 공동체로부터 소외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이된 일인지, 오늘 <복음>에서 나병환자는 예수님을 피해간 것이 아니라, 엎드려 예수님을 주님이라 부르면서 깨끗하게 해 주기를 청했습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루카 5,12)

 

 여기에서, 우리는 구약의 율법예수님의 복음의 차이를 극렬하게 엿볼 수 있습니다. 곧 구약의 율법은 나병환자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는 규정을 제시할 뿐, 그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는 나병환자이기 때문에,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예수님께 와서 치유를 받습니다.

 이처럼, <복음>은 우리가 죄인이고 불결한 사람이기 때문에 하느님께 나아갈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예수님께 다가가야 한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그렇습니다. 오히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병들었고 죄인이기에, 감싸주시고 치료해주십니다.

예수님께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루카 5,13)

 

 구약의 율법에 따르면(레위 13,45-46), 나병환자가 집 안에 들어서면 그 집안에 있는 모든 것들이 부정함을 입는 것으로 간주되었습니다. 하물며 부정한 나병환자에게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댄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나병환자에게 손을 내밀어 만지십니다. 예수님의 은 구원의 힘을 드러내며, 그분의 신체적 접촉은 우정과 사랑을 표현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주님 예수님께서는 불결한 나병환자와 직접 접촉하심으로써, 그에게 사랑을 베푸십니다. 곧 우리 주님께서는 나병환자를 위한 사랑을 율법보다 더 앞세우십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부정을 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병환자가 깨끗이 나았습니다. 예수님의 거룩함은 부정을 피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만져 깨끗하게 하는데 있는 까닭입니다. 율법을 완성하시러 오신 예수님께서는 율법의 규정보다도 율법의 정신인 사랑을 더 소중하게 여기시기 때문입니다.

 이는 당신께서는 불결함에 더럽혀지지 않는 거룩하신 분이심을 드러내줍니다. 곧 당신의 신성을 드러냅니다. 마치, 호렙산의 불꽃 속에서도 타지 않는 떨기나무처럼(탈출 3,2), 성모님께 아기를 낳으면서도 동정성을 잃지 않게 하신 것처럼, 불결한 이를 만지면서도 자신은 불결해지지 않으시고 오히려 불결한 이를 거룩하게 하십니다. 그러기에, 참으로 당신께서는 거룩하신 분이시오, 사랑이신 우리 주님 구원자이십니다.

 

 오늘, 우리 주님께서는 당신 뜻을 따르고자 하는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루카 5,13)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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