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너무도 많이 받았습니다.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4-13 조회수694 추천수6 반대(0) 신고

오늘 이곳은 아침부터 분주해 보이기만 합니다.

아침 출근길, 거리에 사람들 표정을 하나하나 훔처보았습니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연휴에 하나같이 즐겁고 흥에 겨워 보였습니다.

사실, 저는 그들에게 많이 삐져 버리고야 말았습니다 >.<

'어쩜... 모르면 가만히들이나 있지, 내일이 무슨날 인줄 알고들...',

저렇게 좋아보이기 까지 하는 이들이 원망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이내 곧 주님이 자랑스러웠습니다. @^^@

 

악의 세력이 비록 하느님의 자녀들의 눈을 가리워,

지금은 당장 주님을 알아 볼 수 없게 만들어 버렸으나,

이렇게 당신의 날을 기념하려,

성금요일부터 모든 일을 풀스탑 시켜주시어,

모르는 이들 일 지라도, 그들의 입에 당신의 부활이라는 단어를,

일년에 한번은 오르내릴 수 있게 허락하신,

주님이 그렇게 자랑스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

 

저는 땅위의 동물들과, 하늘의 새들이 너무너무 좋습니다.

고것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세상 모든 근심이 사라져 버립니다.

하나씩 하나씩 모두 쓰다듬어 주고싶고,

또 내 품에 안에 우리집에 데려다 놓고 싶어집니다. @^^@

 

퇴근시간이 되면, 이동네 참새들은 난리가 한바탕 납니다.

쉴새없이 짹짹거리며, 저마다 오늘밤 잠을 청할 자리를 찾느라고 말이죠.

하늘을 올려다 보면, 물결모양으로 한무리식 떼를 지어 다닙니다.

그 무리의 선두주자가 방향을 바꾸기라도 하면,

귀신같이 따라 고도를 낮춥니다.

그 무리의 댓방으로 보이는 한마리가 공중에서 땅을 내려다 봅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과 수많은 무리의 식솔들이,

잠을 청할 나무를 탐색하기 시작합니다.

한참을 망설이다 마음의 결정을 내리면 바로 하강합니다.

선두에서 날던 댓방이 정한 오늘의 집에,

아무도 토를 달지도, 불평을 하지도 않아 보입니다.

순식간에 그 많은 새들은, 한 나무속으로 사라져 버립니다... @^^@

 

참, 아름답지요 @^^@

퇴근후 버스 정류장에 앉아 매일같이 저는,

아름다운 참새의 비행과 오늘밤 그들의 안락한 집을 축복해 줍니다 @^^@

장난끼 발동한 골룸바는, 그들의 집을 몰래 훔쳐보기도 합니다.

땅에서 올려다 보는, 커다란 나무속에는 쵸코빛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있습니다.

호호호~ @^^@ 그 열매는 다름아닌, 바로 고것들의 뽈똑 튀어나온 배랍니다 @^^@

한나무에 수백마리의 참새가 매일밤 신세를 진답니다.

 

원래는 동물도 무서워서 싫고,

새는 징그럽다며 더더욱 싫어 했던 저 입니다.

그런데 참 희안하더군요...

뉴질랜드에서 살게 되고나서,

세상의 모든 피조물들을 가만히 들여다 보니,

그 속에서 하느님의 숨결이 들리기 시작했답니다. @^^@

그러고 나니, 세상에 모든 하느님의 피조물은,

바로 나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오늘만 해도, '식용개 사육 반대', '모피 반대', '동물실험 반대', '동물싸움 노름반대'

그리고 요즘 새롭게 이슈가 되고 있는 '캐나다의 물개 사냥 반대' 까지,

빠짐없이 서명을 하고 걱정스런 마음으로 이렇게 앉아 있습니다 >.<

 

약자에게 점점더 잔혹해 져만가는 우리들의 마음이,

티없이 맑고 깨끗하신 주님을 닮기에 더더욱 멀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잔혹하다며, 너무 하다며 손으로 눈을 가려보지만,

점점 굳어져가는, 무뎌져서 아픔조차 못느끼는,

굳은살같이, 우리의 마음도 굳어져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우리 주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손수 씻겨 주십니다.

당신의 드높으신 몸을 바닥까지 낮추시고,

당신의 거룩하신 손으로 비천한 사람의 발을 닦아 주십니다.

섬김을 받으셔야 마땅한 하느님께서,

오히려 사람을 섬기러 오신듯,

몸으로 움직여 보여주십니다...

 

마땅히 높은 자리에 금화관 쓰시고 앉으시어,

시중을 받으시어도 시원치 않을 마당에,

오늘도 주님은, 수건을 허리에 두르고 우리들의 발을 씻겨주십니다.

그리고, 말씀하십니다...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주어야 한다..."

 

힘없고 나약한 생명들이 세상에는 너무도 많습니다.

잘 보이고픈 마음에, 힘센자들의 발은 열심히도 씻겨줄 지언정,

도움이 필요한 이웃과, 작은 생명들에게는,

참으로도 높은 우리들 입니다...

 

베들레헴에 작은 마굿간에서 태어나신 우리 예수님...

섬김을 받기위해 오시었다면,

마굿간이 아닌 궁전에서, 말구유가 아닌 침상에서 태어나셨을 것 입니다.

 

돌아가시는 모습마저도,

가장 비천한 모습으로 가셨던 우리주님...

하지만,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부활의 영광으로 승리를 거두신 우리 주님 이십니다. @^^@

 

내가 지금...

아무리 가진 것이 없을 지라도, 주님보다 없었겠습니까...

아무리 두렵고 무섭다 할지라도, 오늘밤 주님보다 더 무섭겠습니까...

아무리 아프고 고통스럽다 할지라도, 주님의 찟어진 살보다 아프겠습니까...

아무리 외롭다 할지라도, 십자가의 주님보다 더 외롭겠습니까...

 

그러고 보면, 우리들은 너무도 많이 받았습니다...

참 많이도 가지고 있는 우리들 입니다...

너무 많이 웅켜쥐고 사는 골룸바 입니다... @^^@

 

오늘은, 저에게 참 특별한 날 이랍니다.

제가 이곳 묵상방에 100번째 글을 올리는 날 이거든요 @^^@ 호호호~

주님께서 나를 당신의 연필로 써 주시기를,

기도드렸더니, 이렇게 써주시게 되어, 늘 기쁘고 감사드렸답니다.

많은 분들을 만나면서, 부족하고 갇혀있던 제 마음의 문이 열리고,

또 글을 쓰며, 매일 묵상을 하며, 부족하기 짝이 없었지만,

제 믿음의 깊이가 더욱 깊어 감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주님의 수난을 앞두고, 혼자 좋아라 하면 못쓰겠기에,

자화자찬은 이만 줄이렵니다 @^^@ 호호호~

 

골룸바는 다음주 월요일까지 연휴입니다.

화요일에 주님 손잡고, 다시 연필이 되러 오겠습니다! @^^@ 호호호~~~

 

사랑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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